수십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동한(70) 한국콜마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윤 회장은 차명주식의 양도소득세 36억여원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병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윤 회장은 2012∼2015년 한국콜마, 한국콜마홀딩스, HNG 등 콜마그룹 계열사 주식을 자사 직원 등 9명의 명의를 빌려 개설한 차명거래 증권계좌로 자금을 분산시켜 한국콜마홀딩스 등의 주식 81만여 주를 사고 팔면서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총 36억7000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윤 회장은 177억원대 양도 차익과 50억원대 배당 소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윤 회장 측은 회사를 설립할 때 합작했던 외국 투자사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차명주식을 보유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차명주식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조세포탈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조세포탈로 얻은 이익이 경미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뒤늦게나마 포탈한 세금을 모두 납부했고 처음부터 조세를 포탈할 목적으로 차명주식을 보유한 것이 아니라고 보여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윤 회장은 회사를 설립할 때 합작했던 외국 투자사에서 경영권을 방어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외자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차명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윤 회장은 2011~2012년 한국콜마홀딩스 주식 7만여주를 차명으로 거래하면서 발생한 양도차익을 신고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양도소득세 및 종합소득세 총 1000여만원도 포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콜마그룹은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와 자회사인 한국콜마, 콜마파마 등으로 구성됐다. 윤 회장은 2015년 말 기준으로 한국콜마 22.5%, 한국콜마홀딩스 49.2%의 지분을 보유한 지배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