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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한국 은행 맞나? 통계오류에 잇따른 성희롱까지
한은, 한국 은행 맞나? 통계오류에 잇따른 성희롱까지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7.05.31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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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급 간부 2명이 20대 여직원 지속적 성희롱 '도덕적 해이' 심각
 

한국을 대표하는 중앙은행이자 발권은행인 한국은행이 최근 통계 오류라는 업무 부실에 이어 여직원 성희롱 논란까지 잡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업무적 부실을 드러낸지 두 달만에 이번에는 팀장급 간부 2명이 20대 여직원을 지속적으로 성희롱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도덕적 해이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저축은행 가계대출 통계 오류를 발표한 담당 부장을 교체하고 팀장을 직위 해제했다. 지난 1월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1조원 가까이 늘었다고 발표했다가 4시간 만에 실제 증가액은 5천억원이라며 통계 오류를 인정하며 문책성 인사 조처를 내린 것이다.

최근 20대 여직원이 상사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한국은행은 이를 조사중이라고 31일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경영인사위원회를 열어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50대 팀장급 직원 2명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수위를 심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한은의 한 지역본부에서 근무하는 20대 초반의 여직원이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며 본부에 신고한 데 따른 조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은에 입행한 이 직원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직장에서 가해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수차례의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직원은 가해자들로부터 "여자들은 원시시대부터 과일을 채집해 까는 것을 잘하고 남자는 벗기는 것을 잘한다. 너는 왜 껍질을 잘 못 까느냐" 등의 말을 듣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가해자인 팀장급 간부도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 잇따른 불미스런 사건에 시름 깊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경영인사위원회에 회부된 50대 남자 간부 2명 중 1명은 현재 한은 본점 본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또 다른 간부는 아직 피해자와 함께 지역본부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직원은 이들 팀장급 간부 2명의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고, 7월 정기 인사에서 다른 부서로 이동을 희망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8일 '성희롱 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자들의 일부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보도자료에서 "성희롱 심의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자문 결과 등을 바탕으로 팀장 2명에 대해 각각 3건과 1건의 성희롱이 인정된다고 보고 경영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성희롱성 발언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일부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과거에는 그냥 넘어갈 수 있었던 '성적 농담'이 지금은 용납되지 않는데 일부 직원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이 성희롱에 휘말린 것은 2년 전에도 있었다. 당시 본부 팀장이 회식 자리에서 20대 여직원에게 "남자친구와 피임을 잘하라"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여직원들이 신고하자 한은은 승진누락을 하는 듯 했으나, 1년 뒤 2급 부장급으로 승진해 행내 익명게시판에는 직원들의 불만이 폭주하기도 했다.

올해 가계부채 통계 오류에 이어 성희롱 사건까지 드러나자 한은 내부에서는 당혹스런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상응하는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하고 성희롱 사건의 재발방지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희롱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사실 확인을 마무리하는 단계이고 그것을 봐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희롱은 (조직의) 평판에 정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재발방지에 노력하고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는데도 유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 내부에서는 이번 성희롱 사건은 그 때 제대로 된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이 실행되지 않아 또다시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다며 자조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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