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앞서, 하이트진로그룹의 승계가 가속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과 차남이 지분을 보유한 생맥주 제조기 업체 서영이앤티가 그룹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와 합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내부거래로 몸집을 키운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22일 관련 업계에서는 서영이앤티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합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박 회장이 14.69%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이 58.44%, 차남인 박재홍 하이트진로 상무(35)가 21.62%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회사다. 박 회장의 형인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 회장도 5.1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영이앤티의 지난해 매출액 744억원 중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액은 210억원(28.2%) 가량이다. 지난 2000년 출범 이후 평균 25~30% 내외의 내부거래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이앤티가 주목 받는 이유는 하이트진로그룹 지배 구조 최상단에서 옥상옥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박 회장 일가→서영이앤티→하이트진로홀딩스→하이트진로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가 구축돼 있다.
그러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내부거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라 서영이앤티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합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로의 흡수합병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
기업구조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서영이앤티와 하이트진로홀딩스가 합병될 경우 사실상 하이트진로그룹의 승계가 마무리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히며 “서영이앤티의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사업 영역에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흡수 합병 이후 독립 사업부로 분할하는 것이 더욱 확실한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서영이앤티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합병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