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이익만 보장하는 기업, 탈세 많이 한다

- 심충진‧고윤성 교수 조세연구 기고 논문서 밝혀 - “‘일감 몰아주기’ 많은 기업, 탈세 가능성 커” - “특수관계인 거래 많은 곳 세무조사 철저해야”

2018-10-01     이상현 기자

‘일감 몰아주기’ 같은 거래가 빈번한 기업일수록 탈세 가능성도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재무회계상 이익이 높을수록 그에 연동돼 산출되는 과세소득도 높게 측정되며, 조세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탈세 가능성이 큰 것으로 같은 연구결과 드러났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와 고윤성 한국외국어대 경영대학 교수는 최근 조세학회 한국조세연구포럼이 발간하는 계간 조세분야 전문학술지 <조세연구>에 기고한 ‘기업의 탈세 성향에 대한 연구’라는 제하의 논문에서 “재무회계상의 이익이 높을수록 탈세 성향이 높다”며 이 같이 밝혔다.

분석 결과 동종산업의 평균 특수관계인 거래보다 더 거래 빈도가 높은 기업은 탈세 성향이 높다는 점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수관계인 거래란 기업이 총수일가나 총수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법인과 거래하는 것으로,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고자 규제 기업 대상을 더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논문은 특수관계인 간 거래를 통해 수익이나 비용의 과대 혹은 과소 계상을 통해 탈세를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앞으로 세무조사를 할 때는 특수관계인 거래 정도가 높은 기업은 더 심도 있는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은 실제 탈세를 벌인 기업 94곳과 그렇지 않은 470곳의 5년치 거래를 분석했다.

국세청은 개별 탈세 기업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논문은 그 대안으로 '추납세액' 납부 기록이 감사보고서 주석 사항에 있다면 탈세 기업으로 간주했다.

추납세액은 탈세 등 사유가 존재하면 납부하는 것으로, 무조건 탈세기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검증을 통해 연구 결과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논문은 판단했다.

논문은 비정상 원가, 비정상 특수관계인 간 거래 등을 반영하는 실증연구모형을 세워 기업의 탈세와의 관계를 수치화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경영자에 대한 기업 내부와 외부의 감시 기능이 강화될수록 경영자가 조세회피에 따른 이익을 개인적으로 유용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관련기사 본지 2018년5월4일 “대주주 욕심 잘 차단한 기업이 절세 의지는 강해”)와도 일정한 관계가 있다.

박주영 회계사(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박사)는 지난 5월 발표한 논문에서 경영 과실을 많이 배분하는 기업일수록 조세회피 정도가 덜하다고 분석했다. ‘일감 몰아주기’로 대주주 일가의 배타적 이익만을 쫓는 대기업은 조세회피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박 회계사는 “배당수익률과 배당 성향이 높고 중간배당,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조세회피를 적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박 회계사는 대신 이런 좋은 지배구조의 기업들은 기업 차원의 합리적 절세 노력이 강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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