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잠재성장률, 가파른 하락 속도…2000년대 이후 동반 하락

한경연 “韓 경제성장률 5%→2.9%, 잠재성장률 4.7%→3%” GDP 갭,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째 마이너스 기록 “경제활력 되살리려면 생산성 향상과 과감한 규제개혁 필요”

2020-02-20     이승구 기자
부산항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2000년대 이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성장률은 2010년 이후 하락세가 심화돼 하락 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5번째로 컸고, 잠재성장률도 2001년 이후 3분의 2 수준으로 하락해 2018년부터는 2%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을 재점화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발표한  OECD의 2001∼2019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년 단위 분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GDP 기준)은 2001∼2005년 5.0%에서 2006∼2010년 4.3%, 2011∼2015년 3.1%, 2016∼2019년 2.9%로 2000년 이후 계속 하락했다.

조사 기간(2001∼2005년→2016∼2019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폭(2.1%포인트)은 OECD 국가 중 라트비아(-5.1%p), 리투아니아(-4.1%p), 에스토니아(-3.3%p), 그리스(-2.7%p)에 이어 5번째로 큰 것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높았으나 2011년 이후에는 이를 상회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세계

이 같은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 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OECD 23개 회원국 중 가장 큰 것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역시 분석 기간 4.7%(2001∼2005년)에서 3.0%(2016∼2019년)로 1.7%p 하락하면서 OECD 국가 중 8번째로 하락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평균 잠재성장률은 0.4%p 하락하는 데 그쳤으며 독일(0.8%p), 덴마크(0.3%p), 아일랜드(0.7%p), 이스라엘(0.0%p) 등 6개국 잠재성장률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잠재성장률은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단기간에 변화하는 것이 아닌데,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커 성장잠재력 하락세도 빠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GDP와 잠재 GDP 격차를 나타내는 ‘GDP 갭(gap)’ 지표도 한국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

한국의 GDP 갭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0.3%, -0.5%, -0.9%, -1.2%, -1.1%, -1.4%, -2.1%로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작년 기준 한국의 GDP 갭(-2.1%)은 OECD 국가 중에서는 그리스(-10.1%), 칠레(-3.8%), 멕시코(-3.0%), 이탈리아(-2.3%) 다음으로 큰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성숙화 과정을 거치며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하락의 정도가 유난히 크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과 신산업 육성, 고부가 서비스 창출 등으로 경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한경연의 주장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가시화 될 전망”이라면서 “하락하는 성장 속도를 늦추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신산업 육성, 고부가 서비스 창출로 경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