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뺑소니 사고 운전자 부담금 강화…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

연간 음주운전 지급보험금 700억원↓… 0.5% 보험료 인하효과 교통사고 군인 사망시 복무기간중 예상급여도 상실수익 인정 교통사고로 파손된 치아 임플란트 비용도 보상 …개정약관 6월 1일 시행

2020-05-27     이유리 기자

음주운전과 뺑소니 사고를 낸 운전자의 사고부담금이 대폭강화된 자동자보험 표준약관이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표준약관 개정으로 음주나 뺑소니 운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운전사가 부담해야 하는 자동차보험 임의보험 사고부담금(대인Ⅱ 1억원, 대물 5000만원)이 도입된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과 임의보험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의무보험은 사망기준 손해액 1.5억원 이하인 대인Ⅰ과 손해액 2000만원 이하인 대물, 임의보험은 사망기준 손해액 1.5억원 초과인 대인Ⅱ와 손해액 2000만원을 초과하는 대물에 해당한다. 

현행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상 무면허운전시 대인Ⅱ 및 대물 담보는 면책이나, 음주·뺑소니 운전시에는 면책규정이 없다. 

현재는 음주운전·뺑소니 사고 시 사망자가 발생하면 운전자는 사고부담금 300만원만 내면 민사적 책임을 피할 수 있었다.

그동안 음주·뺑소니 운전의 반사회성 및 고도의 위험성 등을 감안할 때 무면허 운전과 마찬가지로 면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금융감독원은 “음주 뺑소니 운전시 임의보험에 대해 사고 부담금을 도입해 운전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보험금 누수를 방지하려 한다”고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2018년 음주운전 사고는 모두 2만3596건으로 약 2300억원의 자동차 보험금이 지급됐다. 

금감원은 임의보험 사고부담금 도입으로 음주운전 지급보험금이 연간 약 700억원 감소해, 0.5% 정도의 보험료 인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가령 음주운전으로 1명이 사망해 총 손해액이 4억원 발생했다면 현행 제도에서는 음주운전자가 사고부담금 300만원을 부담하고 보험사가 3억9700만원을 보상하지만, 앞으로는 음주운전자 부담이 1억1000만원(사고부담금 1000만원+대인Ⅱ 면책금 1억원)으로 늘고 보험사는 나머지 2억9000만원을 지급하면 된다.

아울러, 국토교통부는 현행 자동차보험 의무보험에 대해 사고부담금을 강화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시행규칙 개정도 추진중이다. 

오는 10월로 개정안이 시행되면 의무보험에 가입된 운전자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는 경우 사고부담금이  대인Ⅰ 1000만원(현재 300만원), 대물 500만원(현재 100만원)으로 크게 오른다.  

개정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는 교통사고로 군인이 사망하게된 때에는 군인의 병사 급여를 상실수익로 인정하도록 기준이 개선됐다. 군인의 급여가 보상범위에 포함된 것이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르면 군인의 계급별 월 지급액의 평균은 46만9725원이다. 

또, 교통사고로 치아가 파손된 경우 임플란트 비용도 보상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명시해 교통사고 피해자 권익을 높였다.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은 출퇴근 시간대 실제 출퇴근 목적의 유상카풀도 다툼없이 보상가능하도록 규정했다. 보상사각지대를 해소한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보험회사는 출퇴근 시간대인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와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  카풀 이용자가 탑승한 경우, 그 시간대를 벗어나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자동차보험으로 보상해야 한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대 이전에 탑승하고, 사고는 출퇴근 시간대에 발생한 경우에는 보상하지 않는다. 

가령 카풀 이용자가 오전 6시 30분에 탑승했는데, 자동차 사고가 오전 8시 30분에 발생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아울러 개정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은 자동차 보험가액의 정의를 명확화 했다.

보험가액은 보험가입 당시나 사고발생 당시 등 적용시점에 따라 변동되는 것임을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상에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보험가액은 보험 가입시에 가장 크고, 이후 분기별로 하락해 통상 사고발생시는 보험 가입시보다 보험가액이 작아진다. 

보험 가입시와 사고 발생시에 각각의 보험가액을 기준으로 보험료 책정 및 보상처리 되는 것임을 명확화해 소비자 혼란을 해소하고 민원과 분쟁이 예방되도록 했다.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은 오는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정 내용은 시행일 기준으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모든 보험회사의 자동차보험약관에 일괄 반영된다. 

강한구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은 “시행일부터 자동차보험에 가입・갱신하는 계약자에게 개정내용이 적용된다”면서 “시행일 이전에 가입・갱신한 계약자에게는 개정 이전 약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