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양향자, “옵티머스 철저 규명”…국세청, “OB가 왜 거기서 나와”

— “무슨 권력형 비리냐?”는 원내대표와 결이 다른 발언 잇따라 나와 — 전 지방국세청장 옵티머스 투자사 사외이사 취임했다가 곧 발 빼

2020-10-15     이상현 기자

집권 여당 지지율을 끌어내린 데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시급히 국민 의혹을 규명해야 하며, 규명 결과 문제가 있다면 성역 없이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로비 의혹 명단에 나온 전 지방국세청장은 옵티머스자산운용 경영진과 몇차례 만나 이 회사가 투자한 H사 사외이사 제의를 받았고, 별 부담 없이 동의한 뒤 이사회도 단 한번도 나가지 않다가 낌새가 이상해 취임 5개월만에 자진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5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권력형 게이트로 갈 수도 있다”고 말해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다”라는 같은 당 김태년 원내대표 입장과 다른 의견을 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금융 문제와 관련해서 부당한 개입을 했거나 정치적으로 어떤 압력을 행사했다고 하는 경우에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미국처럼 (한국) 사법부도 이 문제를 좀 더 엄격하게 다뤄야 된다”고 했다.

홍 의원은 다만 “(정치권력과 사건의) 연결 고리가 아직 안 돼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금융 (사기) 사건”라고 권력형 게이트라는 주장과는 선을 그었다.

15일 현재까지 사실로 확인되 사항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라임펀드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고, 이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의 남편이 라임 사내이사다.

홍 의원은 “권력형 게이트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기재위 소속 양향자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14일 “만약 우리 당에서 이 펀드들에 연루된 사람들이 나타나면 그 사람들도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의원은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 설계실 연구원 보조로 출발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플래시 설계팀 수석 연구원, 부장을 거쳐 2014년 삼성전자 상무까지 지낸 뒤 정계 진출한 재계 출신 정치인이다.

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양의원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확인된 사실만 놓고 봐도 금융당국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선의의 가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고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 등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확인 첩보 속에 등장하는 A아무개 전 지방국세청장은 옵티머스펀드가 투자한 회사에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를 만나 골프를 친 사실이 있고, 이 회사 펀드가 투자한 H사 사외이사 제의를 받고 수락했다가 곤혹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A 전 지방국세청장은 2020년 1월30일 H사 사외이사로 등재됐지만, H사내 경영권 분쟁 등이 있음을 깨닫고 이사회 참석을 하지 않는 등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다가 퇴임의사를 밝힌 뒤 지난 6월30일자로 퇴임했다.

국세청은 전직 국세청 고위공직자가 옵티머스 펀드 관련 의혹 보도에 등장하자 혹여 국세청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국세청 간부는 기자에게 “전직 간부라고 하더라도 국세청 출신이라는 말이 붙으면 국민들이 별다른 이유 없이 국세청을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면서 파장을 경계했다.

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