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역종 역삼세무서장 “즐겨라…그러려면 맡은 일에 통달해야 한다”

37년 정들었던 국세청에서 30일 부이사관 명예퇴직 20년 조사경력으로 강행군 연속…강남역서 개업 

2021-12-31     이유리 기자

강역종 역삼세무서장이 37년 열정을 쏟아부었던 국세청을 30일 명예퇴직으로 떠났다.

그는 37년 직장생활 소회를 떠 올리며 첫 일성으로 “즐기기를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물론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업무에 통달해야 한다. 즐기는 것은 여유있는 자의 권리”라는 전제조건을 덧붙였다. 

강 서장은 “ 돌이켜 보면 멋모르고 덤비던 20~30대시절, 40대에 겪던 세정풍파, 이제는 숲 좀 본다고 취해있던 50대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계속 미숙함과 아쉬움의 연속”이었다며 세무공무원으로 지낸 지난 37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그 중에 보람된 일도 많았고 전체적으로는 행복했었다”고 말했다. 

37년 세월 중 20년을 조사 경력으로 쌓은 그는 본청 4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만 10년 등 국세청 내에서도 업무강도가 세, '험지'로 알려진 곳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강 서장은 2012년 사무관 승진 후 바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발령 받아 2016년 서기관으로 승진할 때까지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며 특별세무조사를 주로 담당하는 조사4국에서 새벽 착수, 야간근무, 주말근무까지 강행군을 이어왔다. 

납세자의 큰 불복에 심판소도 자주 오갔다. 

최근 역삼세무서 청사를 둘러싼 건물 중 하나가 철거됐다. 굴삭기가 건물을 꼭대기 층부터 한 칸씩 해체하는 방식으로 철거를 진행했다. 

강역종 서장은 “서장실에서 건물의 해체 과정을 보면서 33년을 버텨온 건물이 불과 몇 주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면서 “저 또한 그 건물처럼 이 자리를 비워놓고 떠난다”라고 말했다. 

열정을 바친 37년 세월을 보내는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는 역삼세무서 직원들에게  “강남의 핵심지역으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역삼세무서에서 유능한 동료들과 일하게 된 1년이 개인적으로 무척 큰 영광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인생의 선배로서 “인생은 장거리 경주와 같으니 조금씩 손해보고 살라”면서 “실력을 닦으면서 기회를 기다리면 언젠간 때가 절로 찾아온다”고 조언했다. 

또 “사소한 일이라도 매일 찾아 감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좋은 인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역종 서장은 1월 서울 강남역 뱅뱅사거리 근처 유니온센터 빌딩에서 ‘강역종 세무회계사무소’를 개업한다. 

 

※강역종 서장 약력

▲경남 남해 ▲남해해성고 ▲세무대학(3기)

▲2011년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 조사관리과장 직대 ▲2012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 ▲2015년 同조사4국 조사2과 ▲2016년 同조사4국 조사2과 서기관 ▲2017년 부산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1과장 ▲2018년 울산세무서장 ▲2019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장 ▲2019년 同조사4국 조사1과장 ▲2020~2021년 서울 역삼세무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