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역종 역삼세무서장 “즐겨라…그러려면 맡은 일에 통달해야 한다”
37년 정들었던 국세청에서 30일 부이사관 명예퇴직 20년 조사경력으로 강행군 연속…강남역서 개업
강역종 역삼세무서장이 37년 열정을 쏟아부었던 국세청을 30일 명예퇴직으로 떠났다.
그는 37년 직장생활 소회를 떠 올리며 첫 일성으로 “즐기기를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물론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업무에 통달해야 한다. 즐기는 것은 여유있는 자의 권리”라는 전제조건을 덧붙였다.
강 서장은 “ 돌이켜 보면 멋모르고 덤비던 20~30대시절, 40대에 겪던 세정풍파, 이제는 숲 좀 본다고 취해있던 50대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계속 미숙함과 아쉬움의 연속”이었다며 세무공무원으로 지낸 지난 37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그 중에 보람된 일도 많았고 전체적으로는 행복했었다”고 말했다.
37년 세월 중 20년을 조사 경력으로 쌓은 그는 본청 4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만 10년 등 국세청 내에서도 업무강도가 세, '험지'로 알려진 곳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강 서장은 2012년 사무관 승진 후 바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발령 받아 2016년 서기관으로 승진할 때까지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며 특별세무조사를 주로 담당하는 조사4국에서 새벽 착수, 야간근무, 주말근무까지 강행군을 이어왔다.
납세자의 큰 불복에 심판소도 자주 오갔다.
최근 역삼세무서 청사를 둘러싼 건물 중 하나가 철거됐다. 굴삭기가 건물을 꼭대기 층부터 한 칸씩 해체하는 방식으로 철거를 진행했다.
강역종 서장은 “서장실에서 건물의 해체 과정을 보면서 33년을 버텨온 건물이 불과 몇 주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면서 “저 또한 그 건물처럼 이 자리를 비워놓고 떠난다”라고 말했다.
열정을 바친 37년 세월을 보내는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는 역삼세무서 직원들에게 “강남의 핵심지역으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역삼세무서에서 유능한 동료들과 일하게 된 1년이 개인적으로 무척 큰 영광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인생의 선배로서 “인생은 장거리 경주와 같으니 조금씩 손해보고 살라”면서 “실력을 닦으면서 기회를 기다리면 언젠간 때가 절로 찾아온다”고 조언했다.
또 “사소한 일이라도 매일 찾아 감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좋은 인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역종 서장은 1월 서울 강남역 뱅뱅사거리 근처 유니온센터 빌딩에서 ‘강역종 세무회계사무소’를 개업한다.
※강역종 서장 약력
▲경남 남해 ▲남해해성고 ▲세무대학(3기)
▲2011년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 조사관리과장 직대 ▲2012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 ▲2015년 同조사4국 조사2과 ▲2016년 同조사4국 조사2과 서기관 ▲2017년 부산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1과장 ▲2018년 울산세무서장 ▲2019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장 ▲2019년 同조사4국 조사1과장 ▲2020~2021년 서울 역삼세무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