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손만 닿으면 주가 뚝뚝…'하반기 성적도 울상'
국내 증시에서 개미들이 올해 하반기에도 저조한 성적표에 울상을 짓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1일(종가 기준)부터 지난달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9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18.8%로 집계됐다.
이 기간 주가가 오른 종목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순매수한 종목들이 평균 -20%의 수익률을 기록해 평가손실을 봤다.
개인 투자자가 하반기에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순매수액이 9635억6900만원이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7월 초 4만2800원에서 지난달 말 3만700원까지 내려앉았다. 주가가 석 달 새 28.3% 떨어져 개인 순매수 상위 9개 종목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D램업황의 부진과 중국기업의 반도체 산업 진입 등으로 중장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제일모직과 합병해 지난 8월26일 마지막으로 거래를 마친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개인들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포스코도 비슷한 양상이다.
포스코는 7월 초 22만3500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말 18만2천원으로 18.6% 떨어졌다.
합병 후 삼성물산(-14.4%)과 대한항공(-26.28%), LG디스플레이(-15.1%), 현대건설(-16.5%), 현대제철(-23.4%), 현대중공업(-18.6%), SK네트웍스(-24.1%) 등의 주가도 같은 기간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개미들보다 양호한 성적을 남겼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바구니에 담은 SK이노베이션은 7월 초 12만2500원에서 11만8500원으로 3.3% 떨어졌다.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5위 삼성생명(4.31%)을 제외한 2∼4위인 엔씨소프트(-9.6%), 삼성SDS(-2.7%), 네이버(-4.5%)의 주가도 같은 기간 하락했다. 6∼10위 종목 중 현대모비스(15.1%)와 한국전력(10.9%), KT(4.1%) 등 종목의 주가가 올라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같은 기간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가 평균 5.8% 올라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평가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에 8.2% 올랐고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14.7%, 23.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는 지난 8월 북한의 포격 도발 등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았다"며 "개인 투자자처럼 단기 매매가 잦은 투자자들은 이번 하반기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이슈가 많을 때는 상대적으로 더 따라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