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이 만든 추석선물 '새 풍속도'

택배상자엔 '우편물 반송처', 공기업은 '감사카드' 대체

2016-09-02     신관식 기자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선물 배송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을 우려해 택배 물품이 반송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에 없었던 새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추석 명절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보내야 할 곳이 많지만 평소 해오던 추석 선물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법에 직접 해당되는 기관·기업·단체들은 더 난감해졌다.

이 때문에 택배업체에 최근 택배 발송인으로터 '우편물반송처' 기입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실제로 추석선물용 물품 택배를 보면 예전에는 배달된 택배상자에 보이지 않던 스티커가 눈에 띄게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받는 이도 고민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예년처럼 고마운 마음으로 아무렇지 않게 받기에는 무언가 꺼림칙해지는 게 개운치가 않다.

법 시행까지는 아직 25일 안팎 더 남았지만 뭔가 대비를 해야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공기업 중에는 선물 대신 아예 '감사카드'로 대체하는 경우도 생겼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매년 해오던 추석 선물을 올해는 '감사카드'로 대체하기로 했다. 추석선물 대신 카드를 제작해 아낀 비용을 이달 중순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사용할 계획이다.

공기업뿐만 아니라 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몸 사리기에 들어간 민간 기업들도 늘어나 대형 백화점 추석선물 매장의 매출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오는 28일부터 일명 '김영란 법'이 시행된다. 정확한 명칭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시행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