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쉬는 청년백수 36만명 넘어…4년만에 최대

15~29세 ‘쉬었음’ 인구 1년전보다 1만1600명 증가
정치상황 혼란에 고용환경도 악화…구직의욕 꺾어

2017-03-21     이승구 기자

일할 능력이 있어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 인구가 36만명을 넘어서면서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혼란스러운 정치상황에 더헤 기업들의 고용환경도 나아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청년들이 구직 의욕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과 비교해 1만1600명 늘어난 36만2000명이었다.

지난 2013년 2월 38만6000명을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인데, 특히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2015년 11월 6900명 이후 15개월 만에 늘어났다.

‘쉬었음’은 일할 능력은 있지만 그저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청년층 연령대별로 보면 10·20대 ‘쉬었음’ 인구가 모두 예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20∼29세 ‘쉬었음’ 인구는 30만1000명으로 2월 기준으로 지난해 30만9000명에 이어 2년 연속 30만 명대에 머물렀다.

15∼1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2만명 늘어난 6만1000명을 기록, 2년 만에 다시 6만명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30대와 60대 ‘쉬었음’ 인구도 늘면서 전체 ‘쉬었음’ 인구는 2012년 2월 191만4000명 이후 5년만에 최대치인 189만9000명까지 올라섰다.

통계청은 비경제활동 인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특별한 이유 없이 쉬었다고 답변한 사람들을 ‘쉬었음’ 인구로 분류해 집계한다.

객관적 지표에 근거한 통계지표와 달리 ‘쉬었음’은 주관적인 답변에 의지하는 만큼 그 이유를 한두 가지로 단순화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청년층 ‘쉬었음’ 인구의 증가는 2년여간 계속된 높은 청년실업의 영향을 일부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구직 실패를 반복한 청년들이 올해도 고용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일시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다른 길을 모색하면서 ‘쉬었음’ 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상대로 올해 상반기 대졸 정규 신입직 채용계획에 대해 설문한 결과 조사대상 312개사 중 44.6%는 신입 채용계획 자체가 없었고 21.1%는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다양한 원인이 있어 그 이유를 특정하기 쉽지 않다”며 “비경제활동 인구 중 '재학·수강'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2월에 ‘쉬었음’으로 넘어오기도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