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永哲 편집국 부국장
▲ 정영철 부국장 | ||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인사청탁 관계로 6000만원 상납했다”는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의 검찰진술설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 국세청 최고 사령탑이 흔들리며 무너질 위기를 맞고 있다. 전 청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하고 있지만 화살이 활을 떠난 상태라 위기극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2만여 국세공무원은 상궁지조(傷弓之鳥 .활에 맞아 상처입은 새는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의 입장에서 가슴이 시퍼렇게 멍들어 가고 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터질까 전전긍긍이다.
여기에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국세청국감과 법사위 부산지검의 국감장은 온통 전 청장 뇌물상납의혹과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권력형 비리의혹,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관련된 친인척 부동산 개인정보 유출을 추궁하는 성토장 같았다. 국감에 참석한 어느 국세청 고위간부는 ‘정상곤, 정윤재’ 이름만 거명돼도 마치 자신이 죄인 인양 새가슴이 되어 머리를 들수없었다고 했다.
정 전 부산청장의 뇌물수수사건은 실타래처럼 꼬인 의혹의 매듭이 속시원하게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날이 갈수록 의혹만 증폭 되고 있는데다 사건자체가 안고 있는 미스터리 때문에 들추면 들출수록 동료 세무공무원들의 아킬레스 건이 심하게 충격을 받고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의 2차 공판이 다음달 9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공판 역시 우여곡절 끝에 열린다. 지난달 7일 첫 공판이 열린뒤 2차 공판은 9월28일로 잡혀졌다가 담당변호인이 일본연수를 이유로 재판연기를 신청, 지난 19일로 3주 연장했다가 또 다시 1주일을 더 연장했다.
두 차례 연장한 2차 공판일을 3일 앞둔 시점인 23일 정상곤 전 부산청장이 받은 1억원 중 6000만원을 전군표 현 국세청장에게 상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과 함께 2만여국세공무원들은 충격에 휩싸여 있다.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43·구속)의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씨 비호의혹을 수사중인 부산지검은 김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정 전 청장에게 이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만에 하나 우리나라 세무행정의 총수인 국세청장이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받은 뇌물의 일부를 상납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은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비화되어 참여정부 도덕성에 치명타를 안겨 줄 뿐 아니라 범여권의 대선정국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견된다.
정 전 부산청장은 그간 김씨로부터 뇌물 1억원을 받은 사실은 시인하면서 구체적인 사용처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해오며, 친인척 면회 때 “억울하다. 1억원은 내돈이 아니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정권핵심 인사를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정 전 부산청장이 어떤 의도에서 그와 같은 진술을 했는지 알수 없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국세청 정책홍보실을 통해 2차례 해명자료를 내며 혐의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전 청장은 상납과 관련, 한점 부끄러움이 없고 떳떳하다면 검찰의 출두요구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자진출두해서 투명함을 입증해야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청장은 2만여 국세가족의 멍든가슴을 조속히 치유하기위해서라도 의연함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국세행정의 사령실에 23일 하루종일 불이 꺼져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청장실에 불을 환하게 밝히고 투명함을 보여줘 국세가족들에게 희망과 신뢰감을 안겨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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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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