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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세무사회, 현 사태의 심각성 인식 못 하나
[세정칼럼]세무사회, 현 사태의 심각성 인식 못 하나
  • 日刊 NTN
  • 승인 2013.04.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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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 載 亨 /미디어 총괄 주간

막장까지 간 내분-밖에는 먹구름
연속되는 악재-외면만 할 것인가
안팎으로 번지는 불길 심상찮아
정 회장, 결자해지 자세 보여야…

 
필자는 가끔 ‘한국세무사회’의 오늘을 보면서 남다른 감회를 느낄 때가 많다. 더구나 ‘한국공인회계사’와 세무사회를 비교해 볼 때 그 격세지감은 말할 나위가 없다.
서울 서초동의 번듯한 자체 회관도 그러하려니와 집행부 살림살이도 상대적으로 풍요롭다. 회장 연봉 2억여 원에, 연봉 1억 원이 넘는 상근부회장을 2명씩이나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예산 항목의 행간(行間)을 들여다보면 플러스알파(?)도 보인다. 국외 출장에 감사(監事)들을 대동할 정도다. 반면에 회계사회장의 연봉은 3천6백만 원에 불과하다. 회원 1만 명을 포용하고 있는 세무사회에 반해, 회원 2만여 명을 내다보는 회계사회 살림이 이렇듯 검소하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1962년 2월 서울 명동 은행집회소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세무사회가 창설될 당시에는 그 모습이 너무나 초라했다. 첫 살림도 다른 곳이 아닌 ‘한국공인회계사회’ 사무실 한 귀퉁이를 빌려 시작했다. 전체 회원수가 130여명 남짓했다. 초창기 회장직 역시 회계사들이 맡았다. 그러다가 70년 초 종로구 관철동 소재 약공회관 501호실로 확장 이전을 한다. 30여 평 협소한 사무실내에 ‘회장실’ ‘사무국’이 한데 어우러져 회무를 꾸려갔다. 회 살림살이가 꽤나 빈곤했던 시절이다.

회직자들은 회의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면 각자가 호주머니를 털어 짜장면으로 한 끼를 때웠다.
당시 세무사회를 출입하던 필자도, 가급적 식사 시간을 피해 취재활동을 했다. 그들에게 점심 한 끼 신세(?)지는 것조차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세무사회가 소득세 자진신고납세제 등 새로운 세제 바람을 타고 일취월장 한다. 급기야는 78년 6월 마포구 염리동에 회원들의 숙원인 자체회관을 건립, 역사적인 둥지를 튼다. 이것이 지금의 서초동 시대를 연 역사적 전기가 된다. 적지 않은 세월, 세무사회를 지켜본 필자로서 그간의 발전상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간다.

50년 세월, 갖은 풍상(風霜) 속에 회원 1만명 시대를 이룩한 ‘한국세무사회’― 이젠 기라성 같은 정치인들마저 세무사회 주요 행사에 단골손님이 되고 있다. 초창기 좀체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던 분들이 제 발로 찾아오고 있다. 어떤 매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계 사람들과의 ‘카운터파트’로서의 손색이 없을 만큼 사회적 지위도 높아졌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가. 사회적 위상이나 경제적 면에서의 여유가 넘치는 탓인지 이젠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날을 지세우고 있다.

과거 쌈지 돈 털어가며 세무사업계 발전에 땀방울을 흘렸던, 많은 원로 회원들 가슴 칠 일들이 눈앞에 전개되고 있다. 이젠 정구정 회장의 ‘3선 출마’를 둘러 싼 ‘집안 굿’이 담장을 넘어 관계당국은 물론 세정가 사람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회장과 한배(舟)를 탔던 부회장은 물론 상임이사진과 지방회장들이 정 회장과 등을 져, 성토를 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느 회원이 낸 ‘임시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법원의 심문이 진행 중인가 하면, 기획재정부에 진정서 제출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서인지, 최근에는 세무사계 이미지에 결정타를 줄만한 심각한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KBS는 앞서 방송 보도를 통해 지난해 개최된 한국세무사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훈·포장을 받은 수상자 중 일부가 금품을 주고 수여자 추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세무사회는 이같은 보도내용을 전면 부인, 법적 대응을 취할 태세이지만 진위여부에 관계없이 그 의혹의 파장은 만만치가 않다. 세정가는 물론 관계당국마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와중 속에서도 적지 않은 ‘보통 회원(?)’들은 그간의 회장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 “3선이면 어떠냐”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지금, 회무 성과를 따질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닌 것 같다. 안팎으로 번지는 불길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 보여서다.

막장까지 간 내부 분열에, 밖에서는 당장 천둥이라도 내리 칠 듯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이러다간 내우(內憂)에 외환(外患)까지 겹쳐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돌발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정 회장은 현 사태를 직시,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업계내의 쓴 소리에 귀를 기울여 이제라도 모든 것을 내려놨으면 싶다. 이제 모든 것 접어두고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세무사계 앞날을 위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상처투성이의 업계를 최소한이라도 원상회복 시켜놔야 한다. 이것이 현직 회장의 도리(道理)이자 마지막 책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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