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0:04 (금)
[경제餘白]삼성호, 진정한 환골탈태를
[경제餘白]삼성호, 진정한 환골탈태를
  • jcy
  • 승인 2008.04.27 2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鄭永哲 편집국 부국장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을 비롯 그룹 수뇌부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의 모든 허물을 떠안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룹 중추역할을 해온 전략기획실도 해체 한다고 밝혔다.

환골탈태를 위한 파격적 결단이다.

그야말로 그룹 안팎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의 충격적 쇄신안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회장직은 물론이고 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 관련 일체의 직에서 퇴진하며 부인 홍라희씨도 리움미술관장직에서 사퇴한다.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고객총괄책임자(CCO)에서 물러나 열악한 환경의 외국지사에서 ‘백의종군’ 경영자 수업을 받게 된다. 이 회장 일가가 모두 무대뒤로 사라지게 된 셈이다.

전략기획실이 해체됨에 따라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도 업무를 정리하는 대로 물러난다. 쇄신안은 한마디로 지배구조와 경영 및 사업전략, 개인재산 운용 등에서 조금이라도 오해를 살 만한 소지를 최대한 없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후계구도는 당분간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하면서 이 전무의 경우 시장개척 등 일선업무를 통해 경영능력을 철저히 검증함으로써 경영권 승계의 잡음과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은행업 진출의사가 없고 직무상 연관이 있는 인사들을 사외이사에 선임하지 않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삼성의 은행업 진출설이 끊이지 않았고 정부의 공정거래법 개정 등으로 여건도 유리해졌다.

그러나 은행업을 할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밝힘으로써 금융지배 등 불필요한 의혹은 해소하게 됐다.

삼성의 이번 쇄신안은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거의 다 한 것으로 평가된다.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려는 강력한 의지이자 지배구조와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고는 초일류기업이 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의 최대 관심사는 이 회장 없는 거함 삼성호의 미래다. 창업 이후 계속돼온 오너 경영이 막을 내리고 계열사 중심의 전문경영인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삼성이 오너 경영에 대한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을 발휘한 오너 경영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ㆍ휴대폰 등 첨단산업은 오너의 결단과 추진력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강력한 오너에 의한 그룹 중심 경영에서 전문경영인에 의한 계열사 자율경영 방식으로 전환하게 됐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삼성이 이 같은 도전을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오너 경영 시스템을 뛰어넘는 효율적인 전문경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동안에도 계열사별 자율경영이 어느 정도 정착돼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회장의 비중과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에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경영쇄신안이 발표된 뒤 삼성그룹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경영불안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전문경영진을 비롯한 삼성의 모든 임직원들은 위기의식을 갖고 이번 사태를 세계 일류 삼성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룹 안팎에서는 파격적인인 쇄신안이라는 호평과 ‘미완의 개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직도 지배구조상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림자 경영’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과제는 계열사 간 독자적 자율경영체제로 진정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