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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세정가의 7월, 그 무거운 시작
[세정칼럼]세정가의 7월, 그 무거운 시작
  • 日刊 NTN
  • 승인 2013.07.0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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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 본지 편집국장

 

김덕중 국세청장은 올 하반기를 납세자 권익보호와 국세청 간부인사로 시작했다. 올 하반기는 여러 가지로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산적한 난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다 박근혜 정부 출범 첫 해의 성과가 사실상 하반기 결실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은 이달부터 납세자 권익보호를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납세자보호관을 중심으로 최근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세무조사 등 국세행정 집행과정에서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올 하반기 시작과 함께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7월 1일자로 부이사관·세무서장에 대한 인사도 단행했다. 의미가 다소 축소되기는 했지만 정기인사를 통해 조직의 질서와 분위기를 새로 잡았다.

김덕중 청장이 평소 강조한대로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철저하게 균형을 맞추는 ‘의미 있는’ 인사였다. 역시 잡음은 없었고, 업무능력을 감안한 적재적소의 인사라는 평을 듣고 있다.

김 청장 인사를 두고 세정가에서는 ‘소리가 없고, 그냥 넘어가는 것이 없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원칙을 지켜 잡음을 제거하면서도, 잘못한 내용은 반드시 반영해 인사가 갖는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는 비유다. 물론 억울함 등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번 인사는 물론이고 취임 후 단행된 인사에서 이 같은 사례는, 세정가를 아는 시각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국세청 인사의 컬러가 바뀌고 있다는 말은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제28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서 정구정 회장이 당선됐다. 득표율이 과반을 넘었다.

한동안 세무사업계를 분열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선거결과 치고는 싱겁다는 평가마저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나 이슈였던 ‘3선’을 두고 임시총회가 열렸고, 거기서도 말끔하지 못해 난타전에, 소송에, 단일화에 엄청난 광풍이 몰아쳤지만 화려한 제목만큼 회원들의 피부에 닿지는 못했다. 적어도 결과를 놓고 볼 때는 그렇다는 얘기다.

정 회장은 당선발표 직후 정기총회장을 찾은 회원들 앞에 큰 절을 올렸다. 당선인사에서도 축하·감사의 내용보다 “회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회원의 화합과 통합을 이끌어야 했는데 갈등과 분열이 일어난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이었다.

정 회장은 이어 “당선에 기뻐해야 하지만 굉장히 무겁고 착잡하다. 저의 허물에 대한 반성과 마음의 상처를 받은 회원들을 위해 큰 절을 올렸다”고 언급했다. 상징성이 아주 큰 장면이었다.

‘도끼로 깨도 깨지지 않는다’는 정 회장의 고정표가 위력을 발휘한 선거였지만, 정 회장이 그토록 갈망했던 3선이 실현됐지만 세무사업계의 앞날에 대해서는 솔직히 우려의 시각이 더 많다. 워낙 뿌리 깊은 분란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의 ‘새로운 2년’에 대해 전망도 엇갈려 나오고 있다. 선거가 끝났지만 일부 세무사들은 여전히 ‘정의를 쟁취하겠다’며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선거를 뒤로 물린 대부분 세무사들은 현실로 돌아가 이제 양비론의 의견을 내는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당장 현실이 급한데 뭘 물고 뜯고에 몰입하느냐”를 말하면서도 “회장이 통 크게 회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가야지 매번 이게 뭐냐”는 말도 동시에 내 놓는다.

말은 쉽고 내용은 간단한 것 같지만 실타래처럼 얽힌 이 문제가 쉽게 풀리리라고 기대하는 세무사들은 많지 않다. 되지 않는 것을 그동안 익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세무사업계로서는 불행일 수밖에 없다. 세무사업계의 올 하반기 시작은 이런 걸음으로 출발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7월은 장맛비 소리와 공존한다. 이 무더운 시기에 올 하반기는 시작됐다.

세수부족이 ‘확실한’ 상황이지만 적극적인 징세활동을 하기에도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 국세청이다. 비록 작지만 분위기를 이미 경험했다. 당연히 납세자 권익보호를 강조하고, 세무조사 과정에서 납세자 권익이 손상되는 대목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국세청의 하반기 시작이 ‘세수종합대책’이 아니고, ‘납세자 권익보호 대책’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무사업계도 하반기 출발이 어색하기는 한가지다. 회장이 당선되면 축하하고 축제에 참여했던 경쟁자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적극적인 협조’가 약속돼야 하지만 오늘 세무사업계의 분위기는 영 그게 아니다. 그러나 정구정 회장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이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일종의 숙명인 셈이다.

김덕중 국세청장과 정구정 세무사회장이 올 하반기를 시작하는 7월을 맞아 떼는 발걸음이 무겁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발걸음이 무겁다고 어깨까지 쳐져서는 곤란하다. 국민과 회원들이 결코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덕중 청장은 이제 취임 100일을 맞았고, 정구정 회장은 3선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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