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1:24 (금)
데스크 칼럼 - 최두혁국장
데스크 칼럼 - 최두혁국장
  • 승인 2006.04.26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主流와 非主流

남들은 봄을 맞아 회사한 봄 날씨처럼 오붓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어떤 이들은 계절의 감각을 잊은 채 자신의 처지에 한숨을 쉬면서 막바지 공직생활을 연명(延命)하듯 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화사한 봄날을 만끽하면서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은 이른바 국세청 조직 내의 주류(主流)에 속하는 그룹인데 다시 말해 지난해 연말부터 지금까지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했거나 아니면 복수직이라는 딱지를 떼어버리고 의젓하게 직위승진을 한 이들이다.
반면 비주류(非主流)에 속한 이들은 이른바 조직 내에서 끗발 없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로써 주류쪽 사람들은 보기 좋게 단번에 승진을 하는데 비해 번번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퇴짜를 맞거나 아니면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는 참으로 딱한 처지의 사람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들 중에서 복수직서기관으로써 30년이 넘는 공직생활 막바지에 세무서장 한번 못해보고 오는 6월말로 명예퇴임이라는 굴레로 인해 옷을 벗어야 하는 ▲교육원의 K모 서기관(2003.3.18. 복수직 서기관 승진)과 ▲서울청 조사국의 역시 K모 서기관(2003. 3. 18 승진) 등 2명의 경우는 주위에서 인사권자의 몰인정한 처사에 대해 자신들이 이들의 처지에 빠진 것만큼이나 씩씩대고 있다.
솔직히 이들은 금년 1월초는 물론이거니와 지난 4월초에도 '혹시나 인사권자의 배려가 있겠지' 하면서 내심 몇 달간만이라도 세무서장으로서의 직위승진을 오매불망(寤寐不忘)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이들의 꿈은 무산되고 나갈 일만 남았는데 조사국의 K모 서기관은 5월말로 명퇴할 예정이고 교육원의 K모 서기관은 자신은 현재 복수직 서기관이지만 직위 승진을 하지 못한 관계로 사무관이라 보고 명퇴 같은 것은 관심도 없이 계속 근무할 요량이다.
다시 말해 만약 세무서장으로 직위 승진했을 경우 48년 상반기 출생으로 당연히 6월말로 명퇴 대상이 되지만 자신은 사무관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정년인 60세까지 버티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어쨌거나 이들 2명은 복수직 서기관제도가 생긴지 12년만에 직위승진을 못하고 나가야 되는 기록을 세운 셈인데 주위사람들은 "조직이 해도 너무한다"면서 이들의 딱한 상황을 대신해 허공에 대고 큰소리를 지르고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이쯤해서 주류에 속하는 이들의 잘나가는 현실을 꼬집어보면 어떤 이는 복수직 서기관으로 승진한지 1년도 채 못돼 버젓이 세무서장으로 나가는 사례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고 있으며 나아가 복수직 부이사관의 경우 직위승진을 상식에 어긋나게 빨리 하거나 아니면 벼락승진을 하는 등 한마디로 비주류에 속한 이들의 기(氣)를 죽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같은 국세청 조직 내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 대부분의 직원들은 "어떤 경우 인사에 있어 기본적인 규칙이나 규정도 없이 인사권자 마음대로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 한번쯤 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만도 하다.
거의 40년 정도를 공직에 머물러 있다가 조직에서 버림받듯 세무서장 한번 못해보고 나가는 이들에 대해 뭇사람들의 동정론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것을 볼 때 그래도 평범한 이들의 인심은 따뜻하다는 사실에 희망을 걸어본다.
아무튼 이들은 부끄러운 기록을 세우면서 공직을 마감하지만 다음번부터는 노병(老兵)에 대해 우대하는 차원에서 인사권자의 따뜻한 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겠다.
요즘처럼 자연스럽게 해마다 명퇴하는 서기관급 이상 간부들의 숫자가 넘치고 있는 마당에 「미운자식에게 떡 하나 더 준다」고 하는 우리네 속담이 어쩌면 이렇게도 딱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