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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출범! 김덕중號를 위하여
[가로세로] 출범! 김덕중號를 위하여
  • 정창영 기자
  • 승인 2013.08.1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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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시절 시원하게 대지를 적신 한줄기 ‘단비’ 같았다. 아니 상큼했다. 군더더기가 없고, 너무 깔끔해서 오히려 불안한 그런 상황이었다.

연일 낙마 시리즈에 스캔들이 이어졌고, 고장 난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도마에 올라 뭇매를 맞는 현실에서 소위 권력기관장으로 분류되는 이번 김덕중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는 ‘박근혜 정부’ 인사청문회의 백미로 자리매김 됐다. 재산형성과정은 물론이고 국세청장 본인은 물론 아들의 병역문제까지 ‘퍼펙트’ 했다. 우리 국민들이 고위층이면 누구나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그 흔한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조차 흔적도 없었다.

“그래도 국세청장 후보자인데 그냥은 못 넘어 간다”며 벼르고 별렀던 야당 의원들조차 청문회 며칠 전 “개인검증은 없다. 정책검증에 주력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통령이 인사를 제대로 하면, 우려하지 않아도 정책검증 인사청문회가 된다”는 말도 남겼다.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의 인사청문회 관행과 수준을 전제한다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국민들의 중얼거림이 들린다. “이런 공직자도 있구나...” 김덕중 국세청장은 이렇게 첫 발을 뗐다.

다소 신중한 답변으로 일관했지만 막힘이 없었다. 국세행정과 국세청이 처한 현실에 대해서는 정확한 파악과 함께 구체적 수치가 잠재돼 있었다.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시기에 시동을 걸어야 결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흐름도 꿰고 있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세무조사 비리사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세청 내부에 세무조사 분야를 전담 관리하는 ‘특별감찰’ 조직을 설치하는 등 감시망을 한층 강화한다는 구체안을 내놨다.

이와 함께 조사조직의 인사와 조사관리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세무조사권 견제를 위해 조사기간을 연장하거나 조사범위를 확대하는 경우 납세자보호관이 납세자 의견을 사전에 청취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핵심으로 떠오른 지하경제 양성화의 일환으로 일부 대기업,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행위를 전면 차단하고 이를 위해 금융정보 접근권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청장은 특히 “공정한 세금부담을 위해서라도 지하경제 양성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대기업·대재산가의 불공정행위와 변칙거래, 고소득자영업자의 차명계좌, 현금거래 등을 이용한 탈세를 차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깨끗하고 투명한 세정을 구현해 신뢰받는 국세청을 만들기 위해 자신부터 공사(公私) 생활에서 솔선수범할 것과 함께 국세청 공직기강 확립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동안 역점을 뒀던 역외탈세 분야에서는 국제공조를 통해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력한 징세활동 위주의 청사진에 대한 우려에는 현실적인 대안을 잊지 않았다.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서민층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추진되는 금융정보 활용의 경우 대기업과 고소득 자영업자 등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소기업·소상공인, 지방소재 기업과 일자리 창출기업의 세무조사 부담을 완화하고 경영애로 기업이 재기할 수 있도록 납기연장과 체납처분 등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EITC(근로장려세제)의 확대 시행 지원, 국세통계자료 공개수준 확대, 개방적 조직문화 구현 등의 세부목표를 향후 국세청 조직운영 과정에서 실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청장은 특히 자신이 펼칠 국세행정의 구체적 실천계획을 3가지로 나눠 제시했다. 납세자 권익을 존중하고, 복지재원을 원활하게 조달하는 동시에 국세공무원 도덕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지하경제와의 전쟁을 예고하면서도 정작 국세행정의 큰 원칙 중 맨 앞자리에는 납세자 권익존중을 내세웠다. 아울러 국세공무원의 도덕성 확보를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국세청 중수부’로 불리며 지난 대선 당시에도 이슈가 됐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폐지논의에 대해 김 청장은 “조사4국은 분명한 존재이유가 있다”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청장은 특히 국세청 폐쇄성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던 국세정보의 공개 폭을 대폭 넓혀 나가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직원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으로 2만명 국세공무원들의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될 수 있는 개방적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국민들로부터 각별한 기대와 관심을 받으며 어려운 시기에 국세행정을 이끌어갈 책임을 맡은 김덕중 청장은 분명 시대가 부여한 임무와 역할에 주력할 것이고, 그 길은 험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고, 다행스러은 것은 적어도 김 청장이 임명과정과 인사청문회 등에서 보여줬듯이 국민적 신뢰를 받고 출발한다는 점이다. 도덕성과 능력 검증에 상처를 입고 출발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세정가에서는 김덕중 국세청장이 적법하게 세금을 ‘많이’ 거두면서도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국세청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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