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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 정구정 한국세무사회장의 선택
[세정칼럼] 정구정 한국세무사회장의 선택
  • 日刊 NTN
  • 승인 2013.09.1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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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본지 주필)

 

요즘 세무사업계는 외양상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개업 세무사들은 자신의 사무실 업무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한동안 세무사회 회직을 둘러싼 복잡한 양상도 이어졌지만 이제 세무사들의 최대 현안은 ‘과거의 영광’까지는 아니지만 자신들의 사무소가 원활하게 돌아갔으면 하는 소박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집약돼 있다.

그러나 세무사 사무소를 둘러싼 여건과 현실은 한마디로 냉혹하다. 최근 대부분 자격사들이 겪는 상황이지만 이제 ‘자격’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고 봐도 앞서가는 말이 아니다. 자격사들간 치열한 경쟁은 필수가 됐고, 그나마 사(士)자 들어간 자격의 의미도 갈수록 희미해져 가고 있다.

특히 공적 개념이 주된 사무인 세무사 업무의 경우 필연적 존재 문제와 함께 납세비용 부담과 관련해서도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정부는 규제완화와 납세자편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내용에 따라 세무사 업무와 정면으로 마주서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이 때 정부가 선택하는 것은 일단 납세자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정설이 되고 있다. ‘세무사업의 위기’가 계속 제기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번 주 한국세무사회에서 열린 세무사 제도창설 52주년 기념식에서 정구정 세무사회장은 인사말에서 아주 의미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

정 회장은 이날 “우리는 지난 52년 동안 회원의 단합을 이뤄 세무사회 50년 숙원사업들을 성취해 세무사제도를 반석위에 올려놓게 됐다”고 전제하고 “타 자격사들의 공적(公敵)이 될 만큼 업무영역 또한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의 발언 배경은 세무사 제도가 현 단계까지 안착하기에는 말 못할 시련의 과정을 거쳤고,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세무사법 개정을 비롯해 세무사 업무 관련 주변 법률 개정이라는 쾌거를 연달아 이루면서 나타난 결과와 현상을 말한 것이다.

세무사법 개정을 통해 50년 숙원이었던 ‘독립’된 자격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구축했고, 이 과정에서 세무사회 마당에 들어와 있던 타 자격사들을 몰아내는 결과를 만들었다. 위상만 확고히 한 것이 아니다. 타 자격사가 수행하는 업무를 세무사 업무로 확보하는 실리도 챙겼다. 요즘 피터지게 치고받는 자격사 세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이처럼 ‘전투적’인 세무사회 도전에 허를 찔렸던 공인회계사 업계 등에서 세무사회를 공적으로 삼고 소위 실지회복에 어금니를 깨물고 있다. 늘 도전하고 덤비던 세무사업계가 이제는 도전을 받는 입장으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가뜩이나 환경과 여건이 어려워져 가는 세무사업계로서는 소위 ‘이중 파도’를 맞는 상황이다. 뭔가 새로운 업무영역을 꾸준히 넓혀가야 한다는 회원들의 아우성이 이미 담 밖을 넘고 있는데 타 자격사들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상황까지 겹쳐진 것이다.

안방 또한 만만치 않다.

박근혜정부의 자격사제도 개혁방안에 따라 전자신고세액공제 및 지급조서전자제출세액공제 폐지 등과 같이 세무사제도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역경이 이미 ‘스타트’했으며 줄을 이어 후속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위기를 이야기하는 세무사들의 주장이 엄살이 아닌 상황이다. 목하 정구정 회장의 리더십에 회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어려운 상황을 넘어 3선 회장을 만들어 줬고, 정 회장은 이에 반드시 보답해야 하는 일종의 의무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정구정 회장은 세무사업계가 처한 현실을 말 그대로 직시하고 있다. 워낙 상황에 밝고 기지가 넘치는 정 회장인 만큼 현 상황을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세무사들의 일반적인 기대다.

제도창설 52주년 기념식에서 정 회장은 “세무사제도를 개선하거나 세무사제도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회원의 단합’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무사회의 힘은 회원의 단합에서 나온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제도개선 과정에서 합심을 맛보았고, 한동안 극심한 분열 과정을 겪었던 세무사업계로서는 ‘회원 단합’의 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위기가 밀려오는 세무사업계의 현 상황에서 정 회장은 회원 단합을 최우선 과제로 선택했다. 회원 단합과 화합은 절대다수의 세무사들이 바라는 일종의 명제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회원화합과 단합을 이루지 못하면 회장의 의미와 존재는 반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현실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외양상 조용할 뿐 세무사업계에 이미 깊이 새겨진 골은 쉽게 메워지기가 어려울 정도다. 세무사 업계에는 아직도 ‘혼전의 시절’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곳이 상당수다.

이런 현실을 확실하게 극복하고 위기의 세무사업계를 뚝심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숙명이 정구정 회장의 어깨에 내려와 있다. 간단한 행사 인사말이지만 정 회장은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이제 그 어렵다는 ‘실천’만 남아 있는 형국이다.

이제 정구정 회장과 한국세무사회 회원들은 백지를 꺼내 놓고 그림을 그릴 시간이 왔다. 그리고 사심 없이 업계의 발전과 자신들의 생존전략을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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