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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 속 보이는 ‘유리벽 집무실’
[稅政칼럼] 속 보이는 ‘유리벽 집무실’
  • jcy
  • 승인 2008.11.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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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載亨(本社 主筆)
   
 
 
요즘도 부가세 등 주요 납기에 즈음해 일선세무서를 가보면 새삼스레 금석지감을 느낄 때가 많다. 청사에 들어서자마자 쩍지게 꾸며놓은 민원실 하며 조장행정기관 뺨칠 만큼 변화된 모습에 스스로 감동을 하곤 한다.

납세자를 섬기려는 당국의 마음씨가 예서제서 베어난다. 우리네 납세자들,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살맛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10여년 전만해도 극히 보수적이던 세무관서였는데 참으로 놀라운 변신이 아닐 수 없다.

국세행정 운영 역시도 속내를 뒤집어 보일 만큼 투명도를 높이고 있다. 국세행정 권위의 상징이자 최후의 보루라는 조사행정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조사행정 쇄신책을 봐도 ‘유리창 세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젠 조사 분야도 ‘유리창 세정’

개청 이래 철저히 ‘노출’을 금기(禁忌)시 해오던 조사 분야의 오랜 전통을 과감히 뜯어 고치고 있다. 커튼 속에서 이뤄지던 조사대상 선정도 옛말이 돼 버렸다. 이젠 민간위원이 참여하여 심의·확정을 한다.

조사대상 선정과정에서의 자의성 개입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결단이다. 그 뿐이 아니다. 이른바 ‘고객평가제도’에 의해 조사받는 납세자가 조사하는 조사공무원에 대한 ‘준엄한 평가자’가 되어 인사 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주(主)와 객(客)의 구분이 헷갈릴 정도로 기득권(?)을 내주고 있다. 한마디로 세정의 기본 틀이 세금에서 납세자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그만큼 납세자 다루기가 힘든 세상이 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속내 너무 들추는 세정에 우려

조사행정의 투명화가 보다 강요받는 것도 이 같은 시대적 산물로 이해가 된다. 국세당국이 섬김의 세정을 내세운 것 역시도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키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지나치게 납세자를 상전(上典)시 하는 세정 방향에 우려를 표하는 층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세정가 원로들도 ‘섬기는 세정’에 토를 달 이유야 없지만 무턱대고 속내를 들어 내 보이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납세자에 대한 지나친 겸양보다는 조용히 과세행정의 품질개선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진솔한 모습이 납세자들에게 더 공감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조사행정에 있어서도 조사의 재량권을 최대한 축소해 나가면서 각종 과세정보에 입각한 근거과세에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국세청 위상에 걸 맞는 행보이자 납세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게 되는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수백 가지 이상적인 세정서비스 보다는 납세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세정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납세자들에게 아무리 최상의 예우를 해 준들 부과처분자체에 무리가 있거나 형평성을 잃는다면 만사가 허사라는 얘기다.

국세행정이 너무나 ‘이벤트’성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훈수(訓手)두기는 쉬운 법. 징세기관의 특성과 조직을 이끌고 국민 속에 신뢰를 얻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다수의 납세국민들은 시종일관 정성을 기울이는 국세행정 개혁방향에 일단의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다만 주변상황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국세행정이 중심을 잃지 말기를 바라고 있다. ‘섬김의 세정’ 역시도 지나치게 강조가 되면 세정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는 뜻이다.

급기야 청장 집무실까지 유리로…

지금 ‘섬김 세정’의 본산인 국세청장 집무실은 밖에서 속이 들여다 보인다. 집무실 벽을 투명한 유리로 교체하여 내부가 훤히 드러나도록 단장(?)을 했기 때문이다.
현직 수장이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 이후 등장한 새로운 정경이다. 항상 감추는 것 없는 청아한 마음가짐으로 유리창 행정을 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닌가 싶다.

예전 같으면 관리자들의 눈이 조직원들의 근무태도를 감시했지만 이제는 최고 관리자 스스로가 자신의 목에 방울을 달고 있다. 하기야 천문학적 연봉의 글로벌 기업 CEO들은 자신의 경영능력을 평가받기위해 회사 직원들과 밀착 환경을 만들어 간다지만 무언가 뒷맛이 씁쓸함을 느낀다.

청장 집무실까지 노출시켜야 하는 세태가 너무나 각박하다는 생각에서다. 속 보이는 집무실 보다는 오히려 가려진 곳에서 세정을 구상하고 깊은 고뇌도 할 수 있는 수장(首長)만의 공간이 더 필요 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납세자들은 살맛나는 세상일지 몰라도 국세청 당국자들은 참으로 멋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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