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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기업어음 발행 '사기 의혹'
동양그룹, 기업어음 발행 '사기 의혹'
  • 日刊 NTN
  • 승인 2013.10.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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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시멘트 담보로 대주주 '빼먹기' 수법…경영권 유지위해 법정관리 '꼼수'부려

 동양증권 노조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저지 나서겠다"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이어 동양시멘트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와 동양그룹 관계자 등에 따르면 동양은 '티와이석세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1천569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지난 4년간 동양증권은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의 평균 67.3%를 소화했으며, 이중 90%가량은 개인투자자에게 팔렸다. 현재 동양그룹 채권을 산 투자자의 수는 전국적으로 4만9천여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중 3분의 2인 1천억원 가량이 9월 들어 집중적으로 발행됐고,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발행됐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질 경우 해당 상품은 휴지조각이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동양시멘트에 대해 계열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만 해도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하다고 보던 상황이라 이번 동양 측의 결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재무구조가 다른 계열사보다 비교적 양호해 안심하고 있던 회사채나 CP(기업어음) 투자자들도 피해를 입게 됐기 때문이다.

동양그룹의 CP에 투자한 한 고객은 "우량기업의 주식담보까지 있어서 마음놓고 추석 전에 티와이석세스 제7차에 들었는데 2주도 안 돼 이런 일이 터졌다"면서 "동양증권 담당자가 동양시멘트는 안전하다고 해 원금은 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이 도와주겠다는 금융당국의 손길을 뿌리치고 동양시멘트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현재현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며 "현 회장이 채권단보다는 다소 부드러운 법원의 법정관리인 선정을 기대하고 투자자들의 돈을 걸고 베팅을 한 셈"이라며 입을 모았다. 그는 이어  "최근 법정관리 사례를 보면 웅진홀딩스 회사채가 50%, 극동건설 회사채가 10% 정도를 각각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오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거의 확정적"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상품을 고객들에게 팔았다가 졸지에 사기꾼으로 몰린 동양증권 직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익명을 요구한 동양증권 직원은 "동양시멘트는 재무제표를 보면 알겠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갈 기업이 아니다"라며 "이건 대주주의 '빼먹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경영권을 살리고 지분을 챙기는 경영권 방어 차원의 법정관리 신청인 셈"이라며 "9월에 ABCP를 이만큼이나 팔았다는 건 사기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절 전날인 지난달 16∼17일까지도 발행이 됐는데 이건 고의적"이라며 "어떻게 보면 LIG건설의 사기성 CP 발행보다 더 나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들만 사기꾼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며칠 전에도 현재현 회장이 법정관리 신청을 안 한다고 했고, 정진석 대표이사도 그렇게 말해놓고 이런 결과가 나오는 등 의심이 가는 정황이 너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동양증권 노동조합은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저지에 나서기로 했다.

동양증권 노조는 법원에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2천200억원의 여신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과도 대책을 협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 회장과 정 대표를 상대로 배임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위법성 여지가 있다"면서 "동양시멘트는 고의로 법정관리 신청 대상에 들어간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만큼 이를 철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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