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자녀들이 증여세 183억여원의 부과가 부당하다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천 회장의 자녀 천모씨 등 3명이 "증여세 산정이 잘못됐다"며 성북세무서장 등 관할세무서 3곳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증여받은 주식에 대한 과세는 정당하지만 세중여행과 세중나모여행이 합병하며 생긴 시세차익에까지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천 회장 자녀 3명은 지난 2003∼2005년 사이 세중여행과 세중나모여행, 세중항공여행 등의 주식 50만여주를 취득했다. 이후 세중여행과 세중항공여행은 2006년 7월 세중나모여행과 합병됐다.
세무당국은 이들이 천 회장의 돈으로 주식을 취득했거나 천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차명주식을 넘겨받은 것으로 보고 합병 이후 시세차익까지 계산해 2010년 183억여원의 세금을 물렸다.
천 회장은 실제로 차명주식을 자녀들에게 증여한 뒤 우회상장해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2011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 판결받았다.
천 회장 자녀들은 "주식 매매 대금은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돈이고, 합병에 따른 시세차익에까지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상증세법이 합병시세차익과 같이 미래에 확정되는 이익은 증여자와 그 원천을 확정하기 어려워 합산증여재산에서 배제돼야 한다”며 “2006년 세중나모여행으로 합병된 이후에 발생한 시세차익에는 세금을 물릴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