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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야당의 세금 프레임 먹힐까?
6.13 지방선거, 야당의 세금 프레임 먹힐까?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8.06.04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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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는 전방위로 아픈 세금 비판들

모든 야당, 다양한 세금 쟁점으로 여 공격

안철수, “‘세금주도’라 쓰고 ‘소득주도’라 읽는다!”

홍준표, “1번 찍으면 그리스, 베네수엘라가 한국의 미래” 맹공・・・뜬금없이 “간이과세 기준액 높이자”
4일 제주 유세지원에 나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4일 제주 유세지원에 나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에서 야당은 세금 문제를 쟁점으로 내세우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고, 여당은 세금 프레임을 무력화 시키고자 부심하고 있다.

여당은 선거를 앞두고 집 가진 유권자 눈치를 보며 ‘보유세 강화’에 대한 함구령을 내렸지만, 야당은 텃밭 서울 강남에서 연일 이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이전소득이 근로소득을 앞지른 통계청 발표를 통해 현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망국적 포퓰리즘’으로 몰아가고도 있다.

홍준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4일 울산에서 열린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서 “그리스는 청년 일자리, 새로운 일자리가 없어지고 공무원만 늘어 망했다”면서 “(우리나라도) 퍼주기 복지, 포퓰리즘 복지로 이전소득이 근로소득을 넘어 베네수엘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일해서 먹고 사는 것보다도 세금 걷어서 저소득층에게 나눠주는 게 이전소득”이라며 “우리나라 최초로 이전소득이 근로소득을 넘어서 ‘망한’ 베네수엘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 해서 먹고 사는 세상이 아니라 국민세금 나눠먹기 위해 하는 그런 세상”이라며 “결국은 나라 전체가 망할 길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서울 노원 롯데백화점 앞 합동 유세에서는 “좌파경제학자가 경제수석인데 이들의 정책을 그대로 펴고 나가면 연말 안가서 우리 서민들 파탄난다”면서 “물가 폭등하고, 일자리 없고 또 세금폭탄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 선거 끝나봐라, 전기세(전기료가 맞는 표현)부터 오른다. 제세공과금이 오르게 돼 있다”고도 했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서는 “협찬인생”이라며 “지금 살고 있는 거 한번 보시라. 28억짜리 전세 산다. 여러분들이 낸 세금으로”라고 공격했다.

같은 날 서울 서초·강남구 유세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부동산 보유세 폭탄이 떨어질 것”이라며 “보유세 폭탄이 떨어지면 제일 고통 받는 데가 강남 3구”라고 주장했다.

국가부채 증가와 조세부담률 증가, 상위 10~20%의 조직된 노동자들과 나머지 계층의 빈부격차 급증, 물가상승 등으로 재정학자와 거시경제학자 등 전방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야당 대표의 거친 입담은 집권 여당 정치인들의 폐부를 찔러 방어가 버겁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3일 “문재인정부는 보유세제 개편과 관련해 그 어떤 방안도 결정한 것이 없다”며 “홍준표 대표는 ‘있지도 않은 보유세 폭탄’ 운운하며 공포감을 조성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는 것”이라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전통적인 당 지지층들의 반강남, 반부자정서가 이번에도 먹힐 것으로 보고 “홍 대표는 강남에서 ‘강남 3구 부동산 보유세 폭탄’을 운운한 것처럼, 강북에 가서도 ‘강남 3구 부동산 보유세 폭탄 예정’이라며 지지를 호소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홍 대표의 ‘보유세 폭탄’ 운운은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여 한표라도 더 얻겠다는 ‘혹세무민’의 전형”이라며 “서민증세는 추진하면서 그 반대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게는 감세로 일관해온 한국당과 홍대표는 여전히 반성은 못하고 또 세금으로 국민 불안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여당 정치인들은 세금 얘기를 꺼낼 처지가 아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울산 북구 정자동에서 지역 후보들을 지원유세 하면서 “여러분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 세금 정직하게 내면 여러분에게 다시 혜택으로 돌아오는 그런 활기차고 행복한 울산시를 만들기 위해(여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라고 말하는 정도다.

추 대표는 또 “여러분이 세금 내서 치르는 민주주의 꽃 선거가 자유한국당, 적폐 본당을 지키는데 쓸데없이 힘을 낭비할 이유가 있는가”라고도 했다.

그렇다고 홍대표가 이른 바 ‘먹히는’ 얘기만 하고 다니는 건 아니다. 자영업자들에게 어필하는 ‘세금’ 얘기를 꺼낸다는 것이 그만 가까운 미래에  폐지해야 할 제도를 추켜세우며 또 다른 포퓰리즘의 정수를 보여준 것.

홍대표는 4일 울산에서 열린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서 “부가세법을 개정해 4800(만원)으로 돼 간이사업자(간이과세자) 부가(가치)세 특례기준을 현 4800(만원)에서 최저 7200~최고 1억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세금’에 관한 한, 다른 야당들도 오롯이 여당을 겨냥하고 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같은 당 유기상 고창군수 후보 지원유세에서 “3일 전부터 군산에 있는 GM 공장이 문을 닫았던 반면 창원과 부평에 있는 GM 공장은 10조원을 투자해서 그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 군산은 대한민국이 아니고 창원과 부평만 대한민국인가”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똑같은 우리 주머니에 있는 세금을 가지고 왜 군산을 죽이고 왜 창원을 살리냐는 말이다”라고 했다.

같은 당 정동영 의원은 지난 2일 임정엽 전북도지사 후보 지원유세에서 “올해 전북이 중앙정부에서 받은 예산은 6조5000억 원으로 전남(6조2000억원)보다 많았는데, 전북 세금(2조4000억원)은 전남(9조2000억원)의 4분의 1수준”이라며 “6조원의 국가예산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법인세와 근로소득세가 느는데 전북은 사업이 없어 일자리도 없으니 젊은이들이 떠나고, 전북 도민들의 삶이 고단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다시 도전하는 여당 송하진 현 전북도지사를 정면 겨냥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일자리는 정부 세금이나 공무원 늘리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건 언 발에 오줌누기”라고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도 최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소득도, 성장도 없고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며 “정책 실패”라고 잘라 말했다.

안 후보는 “경제가 성장하면 소득이 느는 게 당연한데, (이전소득으로) 소득을 높이면 경제가 성장한다? 그건 말 앞에다 수레 매어놓는 격”이라며 “수레가 앞에 있으면 수레를 못 끌며, 이런 세금주도성장은 실제로 성장이 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안 부호는 맞붙게 된 박원순 후보에 대해서도 “7년 동안 국가예산이 44% 증가했는데 서울시 예산은 55% 올랐으면서도 달라진 분야가 없다”면서 “가까운 사람이나 가까운 시민단체에 지원하고, 전시성・홍보성・일회성・선심성 예산을 집행, 비효율적으로 사용했으니 서울시 부패지수가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에서 꼴찌 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박시장의) ‘세금낭비 소꿉놀이’를 멈추겠다”고도 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선대위원장은 3일 박종진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하는 석촌호수(서호) 유세 및 방문인사에서 “이번에 또 다시 1번 후보 되면 이 정권은 ‘내가 잘하고 있구나, 소득주도성장 계속 하면 되는구나, 최저임금 계속 올리면 되는구나, 세금으로 공무원 계속 뽑으면 되는구나 이렇게 착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 세금을 최대한 아껴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정의당 후보도 눈길을 끌었다.

정의당 이효상 울산 중구 기초의원 후보는 통상 10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선거유세차량 대신 약 200만원 가량으로 자신의 경차를 유세차량 유세차로 개조했다. 이 후보는 “세금으로 치러지는 선거기 때문에 최대한 비용을 아껴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세금주도성장론'으로 비판하고 있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세금주도성장론'으로 비판하고 있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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