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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자회사들이 대부업체 '전주(錢主) 노릇"
"국책은행 자회사들이 대부업체 '전주(錢主) 노릇"
  • 이상석 기자
  • 승인 2018.10.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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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B캐피탈•IBK캐피탈, 고금리 대부업체에 5년간 7120억원 저금리 융자
- 지원받은 대부업체 20곳, 작년 순이익만 5783억원 순항…시민 분노 유발
- 대부업체 조달 금리 4~7%인데 반해 서민 90%에게는 20% 고금리 대출
- 살인적 금리 마진 인한 착취구조 갈수록 심화... 금융당국 뒷짐만
- 캐피털사들, "신인도 좋은 대형 대부업체에 저금리 적용, 뭐가 문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정부 지분 100%)과 기업은행(정부 지분 55%) 각각의 자회사인 KDB캐피탈(대표 김영모)과 IBK캐피탈(대표 이상진)이 고금리 대부업체의 돈줄 기능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적 고금리로 가뜩이나 '서민층의 등골을 빼먹는다'는 비판이 만연한 시중 대부업체들의 고금리 이자놀이에 혈세까지 투입됐다는 분노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바른미래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5년간 KDB캐피탈과 IBK캐피탈이 고금리 대부업체 23군데에 대출해준 총액은 7120억원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바로크레디트대부(644억), 웰컴크레디라인대부(553억), 리드코프(500억) 순이다.

부실채권 및 채권회수를 위해 설립된 채권추심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금도 5년간 2998억원이나 됐다. 엘케이파트너스 1060억, 외환베리타스대부 922억, 바로크레디트대부 525억원의 순으로 지원받았다.

이렇게 대부업체로 흘러 들어간 국책은행 자회사의 저리 융자 자금 중 상당 부분은 작년 기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의 차주 203만명에게 융자됐다.

이중 신용등급이 낮아 연 20% 이하로는 대출이 불가능한 저소득 서민층 184만명에게 총 8조9585억원 규모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연리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 용도로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고금리 대출 대부업체 상위 20개사는 당기순이익만 5783억원이라는 화려한 실적을 달성했다.

국민의 혈세로 상당 부분 구성된 저금리 자금이 국책은행 자회사로부터 고금리 대부업체들에게 흘러 들어간 셈이다. 이 돈이 서민들에게는 연 20% 내외의 고금리 대출상품으로 둔갑, 서민들의 골수에 빨대를 꽂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안 나올 수 없는 대목이다.

IBK캐피탈 관계자는 본지의 확인 요청에 대해 "이들 대부업체들은 모두 한국계 토종 기업인데 각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금리는 대외비 사항이라 대출 고객의 동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용도가 양호한 제도권 내 중견 금융기관인 상위권 대부업체들의 차입이라 문제의 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당사의 여신 및 투자 합계인 금융자산이 6조원에 이르고, 모기업인 기업은행으로부터의 자금 도입 이외에 기업어음(CP), 회사채 등 재원 조달 규모도 상당한 마당에 대출고객 명단을 기업은행에 일일이 보고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출 고객들 역시 외부의 다양한 자금 루트로부터 차입한 자금 규모가 막대한 대형 대부업체들이므로 IBK캐피탈에서 조달한 자금이 각 업체의 수백억대 순이익에 기여한 부분은 대단치 않다"고 덧붙였다.

KDB캐피털 관계자 역시 "여신전문금융업법 규정에 따라 대부업체들에 총 영업 자산의 2%도 안 되는 수준의 대출 영업만 해왔다"며 대부업체들의 서민 대상 고금리 대출영업 관행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한 직장인은 "시중 대부업체들의 서민 대출 금리 수준이 담합으로 의심을 살 정도로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에 대해 금융당국이나 정치권에서 아무 관심이 없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한 자영업자는 "대부업체들이 조달 대비 영업금리차로 과도한 영업이익을 누리고 있는 반면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은 고금리 대출상품을 울며 겨자먹기로 쓸 수 밖에 없다"면서 "가난의 멍에를 지고 살아도 정부가 진정성 있는 개혁 움직임을 보여준 적 없다"고 시선을 떨궜다.

이태규 의원은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사업금융 등을 담당해야 할 국책은행 산하 캐피탈사가 대부업 '전주' 노릇을 하고 있으니 참담하다"고 혀를 끌끌 찼다.

국책은행 자회사들로부터 저금리 차입한 대부업체들이 수백억원 흑자를 누리는 동안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며 고꾸라지고 있다.
국책은행 자회사들로부터 저금리 차입한 대부업체들이 
서민들에게는 고금리 대출로 배를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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