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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초심 변함 없다”…김상조 위원장 2019년 신년사
“개혁 초심 변함 없다”…김상조 위원장 2019년 신년사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8.12.31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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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구현, 국민 체감하는 성과 내는데 주력”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하도급법·전자상거래법 입법성과 구현할 것”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언급, “공정경제가 乙들의 절규가 아닌 납득하는 상식되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신문=채혜린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019년에도 취임 초기부터 밝혀온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의 개혁 추진 원칙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19년 공정위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공정경제를 구현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는데 두어야 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①예측·지속가능한 정책추진, ②정책의 중간 점검·보완, ③범정부적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같은 큰 방향 하에 작년부터 추진해온 경제민주화 법안 등의 입법성과 구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으로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뿐만 아니라 하도급법, 전자상거래법 등을 들었다.

또 일감몰아주기와 관련, 김 위원장은 “제재 그 자체로 그치지 않고 시장관행 변화로 이어지는지 점검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공정위 제재가 스튜어드십코드나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등 타 부처의 감독 장치들과도 효과적으로 연계돼 작동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일한 만큼 제대로 보상받는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중심의 시장 환경을 만들어 나가자고도 전했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공정위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언급하며 “공정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소수의 외침, 을(乙)들의 절규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납득하는 상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2019년 1월 3일 세종청사에서 진행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신년사 전문.

1. 인사말

사랑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여러분! 2019년 기해(己亥)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다들 땀 흘려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숨 가쁘게 달려오는 동안 어느덧 한파를 걱정하는 겨울이 되었고 작년 여름은 아득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리고 멀게만 느껴졌던 2019년도 성큼 와 버렸습니다.

계절의 변화도 잊고 공정경제를 위해 묵묵히 일해 온 직원 여러분 모두 지난 한 해 수고 많았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위원회 사무실들을 방문하였습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고 싶었는데, 연가 등으로 자리에 없었던 직원들도 있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모두들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2. 2018년 평가

돌아보면 작년은 정말 많은 일을 해낸 한 해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취임 이래 가장 집중한 과제는 하도급, 가맹, 유통, 대리점과 같이 일반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갑질을 근절하는 것이었습니다. 재작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맹, 유통, 하도급, 대리점 분야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하고, 그 이행에 전력을 다하였습니다.

입법적 성과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도급 대금 조정신청 요건을 확대하고, 오너리스크 배상책임을 계약서에 기재토록 하였습니다. 대형쇼핑몰을 유통법 적용대상에 포함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두산인프라코어 사건을 시작으로 의미 있는 기술유용 사건들을 처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부당특약을 경험한 하도급업체 비율과 영업지역 침해를 경험한 가맹점주 비율이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벌개혁 역시 취임 직후 밝힌 바와 같이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추진하였습니다.

기업들 스스로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와 관행을 바꾸어 나가도록 유도하고, 하이트진로, 효성, LS 사건 등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관행은 더 이상 시장에서 용인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해소되고 내부거래 해소를 위한 자발적 개선 사례도 나타나는 등 과거로 회귀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편, 담합, 시장지배력 남용행위 등 경쟁제한행위를 감시하는 경쟁당국 본연의 역할도 변함없이 일관되게 추진하였습니다.

끈질긴 조사로 철근 담합사건도 적발하였고, 경쟁사의 시장진입을 방해하는 지멘스의 시지남용행위도 엄중 제재하였습니다.

소비자 정책 측면에서는 소비자정책위원회의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격상되어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정책추진 기반을 확보한 중요한 한 해였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의 허위·과장 행위 제재 등 신기술‧신유형 거래분야 소비자 피해 예방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경제민주화 추진의 간사부처로서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모범규준 마련이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 타 부처 과제도 함께 점검하고 보완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말에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공정경제를 법률적으로 뒷받침하는 데에도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제정 38년만에 공정한 시장질서의 규칙을 21세기 경제 환경에 맞게 다시 쓰는 첫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단어 하나, 조사 하나까지 들여다보고 다듬어야 하는 섬세한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많은 밤을 지새웠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직원 여러분 모두의 노력으로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을 당초 계획대로 해냈습니다.

정말로 수고 많았고 고맙습니다.

다만, 지난 한 해에는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일들도 있었습니다.

전례 없이 많은 일을 하고도 오히려 국민의 신뢰를 잃은 뼈아픈 일이지만 그간의 관행과 내부절차를 점검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년 1월부터 한국형 로비스트법인 ‘외부인 접촉관리 규정’을 시행하였고, 8월에는 조직쇄신방안도 마련하여 시행하였습니다.

최근 권익위에서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공정위가 ‘보통’ 정도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고 험난하지만, 그나마 재작년보다는 개선된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3. 2019년 정책방향

직원 여러분!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우리 경제여건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성장과 양극화의 큰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통상마찰의 심화, 신흥국 금융 불안 등 대외 여건은 작년보다 더 불확실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공정경제 실현을 위해 공정위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공정경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라는 우리 경제의 두 바퀴가 힘차게 굴러갈 수 있도록 탄탄한 도로의 역할을 담당하는, 즉 일종의 인프라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경제의 구현은 경기가 좋다고 해서 가속하거나 나쁘다고 해서 후퇴하는 성격의 과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올해 공정위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공정경제를 구현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는데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① 예측·지속가능한 정책추진, ② 정책의 중간 점검·보완, ③ 범정부적 협업이 중요합니다.

저는 취임 초기부터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왔으며, 올해도 이러한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작은 변화를 쌓아나가 과거로 후퇴하지 않는 성과를 내는 것이 지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입니다.

아울러 이제는 그간에 공들여 도입한 제도들이 일선 현장에 안착하여 의도한 효과를 발휘하는지, 그로 인해 국민의 삶이 나아졌는지 살펴보고 보완하여야 할 때입니다.

법집행 역시 단순한 제재에 그치지 않고 업계의 관행 변화로 이어졌는지 점검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공정위 정책과제와 법집행을 타부처 규율체계와 연계하여 시너지를 높여야 합니다. 공정위 혼자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범부처적 협업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4. 2019년 정책과제

이러한 큰 방향 하에 올해는 다음 사항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먼저, 올 초에는 작년부터 추진해온 경제민주화 법안 등의 입법성과 구현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뿐만 아니라 하도급법, 전자상거래법 등 다른 입법과제도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되어 통과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 등으로 쉽지 않겠지만 한 번 더 찾아가서 우리의 의견을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국회논의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나 국회에서 우려하는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시행령 등 하위규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여 우려를 해소해야 합니다.

둘째, 대기업집단시책은 올해도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추진하여야 합니다.

우선 작년 말 상정한 일감몰아주기 사건들을 일관성 있게 엄정 처리하는 한편, 이러한 사건처리가 제재 그 자체로 그치지 않고 시장관행 변화 즉, ‘일감개방’으로 이어지는지를 점검하는 데에도 역량을 집중하여야 합니다.

나아가 공정위 제재가 스튜어드십코드나,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등 타 부처의 감독 장치들과도 효과적으로 연계되어 작동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포함된 공익법인, 지주회사 등의 규율체계 개편이나 사익편취 위법성 판단기준 구체화 등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셋째,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일한 만큼 제대로 보상받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합니다.

그동안 추진해 온 갑을관계 개선대책의 성과를 국민의 눈높이에서 중간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하도급 분야 갑을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의 생존 기반 자체를 빼앗는 악질적 위법행위인 기술유용 근절을 위해서도 전력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넷째, 4차산업혁명 시대 시장경쟁 활력 유지에도 힘써야 합니다.

디지털 경제의 발전, 플랫폼 기업의 성장 등 새로운 경쟁법 이슈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경쟁법 분석틀의 한계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건처리나 제도적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시장의 동태적 효율성을 확보하면서도 경쟁을 저해하는 독과점 남용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사업자의 출현 또는 혁신을 저해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 남용행위는 엄정하게 제재함과 동시에 경쟁당국의 분석역량도 강화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경쟁이슈에 대해서는 학계와 함께 논의의 장을 만들어 이해를 높여가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소비자 중심의 시장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위상이 강화된 소비자정책위원회를 구심점으로 범정부 협력을 강화하여 보다 촘촘하게 소비자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모바일‧플랫폼 소비는 이미 소비채널의 큰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변화된 환경에서도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을 통한 정보제공을 강화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거래환경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제도개선과 법 집행도 함께 추진하여야 합니다.

끝으로, 투명하고 신뢰받는 공정위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신뢰를 쌓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작은 실수와 일탈에도 무너지기 쉽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그동안의 업무 방식과 관행들을 되돌아보고, 신뢰제고방안, 조직쇄신방안 등 그간 마련한 방안들을 계속 보완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조사 및 심의과정의 절차적 정당성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공정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을 거듭하는 것만큼이나 개개인이 그 취지에 따라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공직자로서 국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공정하고 청렴하게 업무에 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공정경제를 향한 우리의 행보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여러분!

신년사를 마무리하면서 잠깐 여러분들과 음악 한 소절을 같이 들었으면 합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는 스스로를 “우린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 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명곡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공정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소수의 외침, 乙들의 절규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납득하는 상식으로, 현실의 거래관행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변화의 순간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국민 모두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저도 그 길을 앞장서서 함께 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직원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올 한해도 함께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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