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이 펀드에 투자했다가 생긴 손실을 보전해 준 혐의로 기소된 대구은행 전직 임직원들에 대한 재판이 다음 달 13일부터 열린다.
재판이 시작되면 지역 대표 금융기관인 대구은행의 전직 최고책임자들이 한꺼번에 법정에 선다.
이화언·하춘수·박인규 전 행장과 이찬희 전 부행장, 부행장급인 김대유 전 공공부문 본부장이다.
피고인 가운데 이화언 전 행장은 2005∼2009년, 하춘수 전 행장은 2009∼2014년, 박인규 전 행장은 2014∼2018년 은행장을 맡았다.
최근 10여년간 대구은행 경영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모두 법정에 서는 셈이다.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은 올해 초부터 열릴 예정이었지만 여러 이유로 3월 13일로 미뤄졌다.
이들은 수성구청이 예산으로 가입한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자 돈을 모아 구청 측에 보전해 준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수성구청은 2008년 대구은행이 운용하는 해외 펀드에 공공자금 30억원가량을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펀드에 손실이 발생하자 대구은행 최고책임자들은 돈을 모아 2014년께 12억2천만원가량을 보전해줬다.
공공금고를 유치하거나 유치한 금고를 유지하기 위해 이런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 가운데 박인규 전 행장은 채용 비리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앞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대구은행에서는 2017년부터 임직원들의 각종 비위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2017년 중간 간부급 직원들이 비정규직 여직원 등을 상대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해 물의를 빚자 박인규 당시 행장이 사과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에는 채용 비리와 박 전 행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 이어져 전·현직 임직원들이 줄줄이 기소돼 지역민들의 비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