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20 11:31 (월)
법원, “근거 없이 증여세 과세한 반포세무서, 부과 취소하라”
법원, “근거 없이 증여세 과세한 반포세무서, 부과 취소하라”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9.12.19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혜경 전 한국제약 대표가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재산 증여 받았다는 근거 없다”
— 반포세무서 증여 추정 과세에 김씨 “벌어서 모았는데 무슨 증여야?” 반박…과세 번복돼

세월호 참사 수사과정에 숨진채 발견된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김혜경 전 한국제약 대표에게 수십억원대 증여세를 부과했던 반포세무서가 김 전 대표가 제기한 소송에서 졌다.

반포세무서는 2014년 김씨의 자금출처를 조사한 결과 김씨가 유 전 회장으로부터 주식과 부동산 취득자금 등을 증여받았다고 보고 증여세를 물렸지만, 법원은 “증여자가 고 유병언 전 회장이라는 근거가 없는 데다 반포세무서의 증여추정액 계산내용에도 오류가 많다”고 판시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김 전 대표가 반포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김혜경 전 한국제약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반포세무서는 지난 2014년 김씨의 자금출처를 조사한 결과 김 전 대표가 유 전 회장으로부터 주식과 부동산 취득자금 등을 증여받았다고 보고 수십억원대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김 전 대표의 재산 취득과 부채탕감에 쓴 금액 등 소득보다 많은 금액 대부분을 유 전 회장 증여로 추정한 것이다.

‘증여 추정’은 납세자가 반대사실을 증명할 경우 과세당국이 과세를 번복해야 한다. 가령 배우자에게 부동산을 팔았을 때 취득자금 또는 양도차익을 증여로 추정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당사자 소명이 있으면 증여로 보지 않는다.

이와 달리 ‘증여 의제’는 본질이 다른 것을 법적으로 동일한 간주, 같은 법적 효과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일감 몰아주기’처럼, 거래를 통해 특수관계자에게 이익을 몰아줄 경우 납세자가 아무리 다름을 소명해도 실질적 법적 효과는 ‘이익을 몰아준 것’이기 때문에 법령에서 의제한 효과를 뒤집지 못한다.

부과에 앞서 “김 전 대표는 유 전 회장의 내연녀였다”, “둘은 경제적으로 특수한 관계'에 있었다”는 등의 진술이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등으로부터 나왔지만, 이후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반포세무서가 1996년 말부터 2014년까지 김씨의 총소득으로 파악한 액수는 523억원에 이르데, 이는 김씨가 재산을 취득한 금액 등의 합계 565억원의 92%에 해당한다"며 "세무서는 김씨의 소득금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근로소득 일부를 누락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반포세무서는 김씨의 누적 소득금액과 재산취득 금액 사이에 차액이 발생하기만 하면 이를 망인(유 전 회장)이 김씨에게 증여한 것으로 추정해 세금을 부과했다"며 "그러나 세무서가 산정한 김씨의 누적 소득금액에 오류가 있었으니 차액 또한 오류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세무서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과 김씨가 경제공동체를 영위하고 있다거나 특수한 관계였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김씨가 재산 취득에 소요된 자금을 일일이 제시하지 못한다고 해서 곧바로 이를 망인으로부터 증여받았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 전 대표가 유 전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명의신탁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주식의 실제 소유자가 망인임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5월 유 전 회장이 이끌던 세모그룹에 한국제약이 보유한 제품의 판매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양도대금 10억여원을 채무 변제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징역 1년6개월의 실형과 벌금 2억원을 확정받았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미국 등지로 도피했다가 미 국토안보국에 체포돼 국내 송환됐다.

한편 세월호 참사 당시 노후 선박을 운용하는 등 사건의 직간점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돼 수사와 재판을 받았던 유 전 회장 일가는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심재남)는 지난 11월19일 ‘유 전 회장의 장남인 유대균(48)씨는 정부의 세월호 참사 수습 비용 등을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정부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를 상대로 낸 사해(詐害)행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정부의 패소를 인정한 것이다. 사해행위란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재산을 타인에게 증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축소해 채권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말한다.

이날 판결 취지는 지난 2월 정부가 유씨를 상대로 낸 구상권 청구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패소 판결을 확정한 것과 같았다.

숨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이자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혜경씨가 2014년 10월7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숨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이자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혜경씨가 2014년 10월7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