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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관세청 결산] 日수출규제대응, FTA활용 극대화 위해 유독 바빴던 한해
[2019년 관세청 결산] 日수출규제대응, FTA활용 극대화 위해 유독 바빴던 한해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9.12.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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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석환 청장, 오랜만에 ‘내부승진’…日수출규제 대응, 기업 전폭 지원
- 유니패스 수출에 전력, 흔들리는 ‘마약청정국’…시내면세점 찬밥신세
관세청 로고.
관세청 로고.

관세국경을 최일선에서 수호하는 관세청은 올해도 여러 가지 이슈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라는 굵직한 이슈가 있었다. 기업을 찾아가 산업현장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극대화를 독려, 흔들리는 수출입국의 최전선에서 관세청이 버팀목 역할을 자임했다.

한국의 ‘마약청정국’ 지위가 흔들릴 정도로 최근 마약류의 밀수입이 크게 증가했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시내면세점의 입찰 흥행 실패라는 이슈도 있었다.

최근에는 검사 출신으로 2년여 동안 관세청 수장을 맡았던 김영문 청장이 물러나고 내부인사인 노석환 신임 관세청장이 임명되기도 했다.

올해 관세청의 바빴던 행보를 <국세신문>이 복기해 봤다.
   
1. 노석환 신임 관세청장 취임…2년여만에 ‘내부 승진’

노석환 제30대 관세청장이 지난 13일 오전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노석환 제30대 관세청장이 지난 13일 오전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노석환 신임 관세청장이 지난 13일 취임하면서 2년4개월 가량 문재인 정부 초대 관세청장으로 역임했던 김영문 전 관세청장이 교체됐다.

노 청장은 행시 35회 출신으로, 1994년 마산세관 진주출장소장에 부임한 이래 대구본부세관장, 본청 통관지원국장·조사감시국장, 서울본부세관장, 인천본부세관장 등 관세청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제22대 성윤갑 청장과 제28대 천홍욱 청장에 이어 관세청 내부 인사가 청장 자리에 오른 세 번째 인물이지만, 외부 기관으로 전출입 없이 순수하게 관세청 내부에서만 근속해 청장까지 승진한 것은 노 청장이 처음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임 김영문 전 청장은 검사 출신 외부인사였다. 그가 임명될 당시 관세청은 천홍욱 전 청장 등 주요 인사들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의 연관성 등으로 각종 비리 의혹에 횝싸였던 상황이기 때문에 관세청에 대해 ‘환골탈태(換骨奪胎)’ 수준의 개혁과 혁신을 추진해야 할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관세청에 대한 개혁과 혁신이 이뤄져 안정적인 내부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 및 조직 안정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 내부 승진자, 특히 관세청 차장으로서 해당 업무를 진두지휘한 노 청장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2.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中企 지원방안 신속 추진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실시한 대(對) 한국 수출규제로 인해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늘어감에 따라 관세청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 지원방안을 신속히 추진했다.

관세범칙 사실이 없는 성실기업 중 수출규제 피해 기업에 2018년도 납부세액의 50% 범위 내 최대 1년 이내 무담보 납기연장 분할납부 지원과 함께 수출규제 피해기업에 대해 피해 구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관세조사·외환조사·원산지검증 등 유예했다.

또 공항만 신속화 보세구역에 있는 물품 중 수입신고가 수리된 물품의 반출기간이 15일에서 보관에 필요한 기간까지 연장되고, 공항만 신속화 보세구역에 있는 수출규제 대상물품의 경우 기존 30일 내 수입신고기간이 지나도 가산세를 면제했다.

이와 함께 비축이 필요한 수출용 원재료(수출규제 대상물품) 등이 공항만 지정장치장과 컨테이너 장치장에 반입된 경우 장치기간이 기존 2~3개월에서 비축에 필요한 기간까지 연장됐다.

여기에 전국 세관에 ‘특별통관지원팀’을 편성, 수출규제품목 통관을 위한 24시간 통관체제를 가동하고, ‘입항전 수입신고’와 ‘긴급통관 요청시 최우선 처리’ 등을 지원하는 한편, 수출규제 품목의 수입검사 선별 최소화 및 신속한 감면심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수출기업을 위한 핵심통계를 제공하거나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쳤다.

3. 세계가 주목하는 ‘유니패스’ 확산 위해 동분서주

 

관세청 관계자가 지난달 25일 열린 ‘2019 한-아세안 공공행정 혁신전시회’에서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UNI-PAS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관세청
관세청 관계자가 지난달 25일 열린 ‘2019 한-아세안 공공행정 혁신전시회’에서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UNI-PAS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관세청

관세청은 올해도 전자통관시스템(UNI-PASS, 유니패스)의 해외 확산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유니패스는 수출입신고나 세금납부 등 모든 통관절차를 인터넷으로 자동화해 세관 방문과 서류없이 처리하는 우리나라 통관시스템 브랜드이다.

관세청은 유니패스의 확산을 위해 대내적으로는 국내 수출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시로 설명회를 가졌고, 대외적으로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주요 수출국의 관세당국을 초청해 연수를 실시하고,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과 관련 상호협력 비망록을 체결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유니패스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하는 등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시스템을 보완하고 개선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관세청은 지난 2005년 카자흐스탄에 유니패스를 처음으로 수출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13개국에 4억1270달러를 수출했을 만큼 세계가 주목하는 관세행정시스템으로 우뚝섰다.

또한 지난 9월에는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SO)의 정보통신(IT) 서비스 관리 국제표준인 ‘ISO 20000’ 인증 정기심사를 통과해 14년 연속 인증을 유지할 정도로 유니패스는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4. 늘어나는 마약밀반입…흔들리는 ‘마약청정국’ 지위  
최근 우리나라로 마약 밀반입 시도가 늘어나고 있고, 대기업 2~3세와 연예인뿐만 아니라 직장인과 가정주부 등 일반 계층으로 마약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마약청정국’의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관세청의 감시의 눈길도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류는 249건, 86.8k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2건, 146.9kg)과 비교해 건수는 29%, 중량은 41%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은 과거 10년간 상반기 실적에 비해 전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으며 2017년 동기대비 건수는 16%, 중량은 200% 증가한 수치여서 결코 줄어들었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내 유관기관은 물론 세계관세기구(WCO), 국제연합(UN) 마약·범죄사무소와 합동으로 필로폰 밀수 등 마약단속도 수시로 벌이고 있다.

특히 관세청은 내년까지 공항만 감시현장에서 근무하는 감시인력의 근무형태를 기존 24시간 교대근무에서 3조 2교대 근무체제로 전환하고, 감시원도 34명을 더 확보해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더욱 촘촘한 감시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지금도 마약뿐만 아니라 총기류 등 사회안전 위해물품의 국내 불법 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5. 시내면세점, ‘황금알 낳는 거위’에서 ‘낙동강 오리알’로

서울 소재 한 시내면세점.
서울 소재 한 시내면세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시내면세점이 이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지난 2015년 시내면세점 입찰 당시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업계 ‘빅3’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당시 경쟁을 뚫고 시장에 진입했던 한화와 두산은 올해 4월과 10월에 각각 면세점 사업을 접는다며 특허권을 반납했다. 

또 지난 11월 11~14일 진행된 시내면세점 5곳의 특허권 입찰에서는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이 참여하지 않은 채 현대백화점그룹만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등 흥행 참패를 겪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돼 있었는데, 우선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이들 대신 보따리상인인 ‘따이궁(代工)’이 활개를 치면서 기형적인 구조로 변했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는 현재 시내면세점 상황이 불안정하고, 당장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 것에 비하면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시내면세점 특허가 제한적으로 나왔지만, 관세법 개정으로 특허 요건이 완화된 만큼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실속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변수를 예상하지 못하고 신규 특허권이 쏟아져 나온 것도 이 같은 흥행 참패에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2015년 이후 시내 면세점 수는 3년만에 6개에서 13개로 2배 이상 급증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또다시 신규 사업자를 모집하니 업계의 반응이 시들한 것이다.
   
6. 입국장 면세점 운영 7개월…예상보다 매출 ‘저조’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올해 5월 인천국제공항에 문을 연 입국장 면세점이 운영 7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이용객과 매출액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해 ‘쪽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은 해외여행 기간 국내에서 산 면세품을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 해외소비를 국내로 전환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취지로 개설됐다.

인천공항은 당초 제1·2터미널의 입국장 면세점 합계 매출을 월 평균 80억원가량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입국장 면세점 개설 후 실제 매출은 지난 6월 53억원이었다가 10월에는 49억원으로 떨어지는 등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입국장 면세점의 물품들이 대부분 중소·중견기업 위주여서 면세 쇼핑객이 관심을 보일만한 명품 등이 대기업 위주인 출국장 면세점에 비해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여행객들이 귀국시 이미 해외 유명 면세점에서 쇼핑을 한 이후라서 더욱 입국장 면세점에 관심을 보이기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입국장 면세점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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