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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 작년에 매출 줄었는데 인건비는 17% 늘어
삼진제약, 작년에 매출 줄었는데 인건비는 17% 늘어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0.03.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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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감사원 감사, 인건비 부풀려 리베이트 재원조성 데자뷰
- 20일 주총서 오대식 전 서울국세청장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
- ‘게보린’ 유명…재작년 감사원 제약리베이트 감사로 세무조사

해열진통제 ‘게보린 정’으로 유명한 삼진제약(대표이사 장홍순)이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오대식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전 서울국세청장)을 신규 사외이사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겠다고 공시하자, 재계에서는 ‘세무조사 추징 세금 불복의 포석’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부산경남(PK) 출신인 오대식 전 서울국세청장이 삼진제약이 국세청으로부터 지난 2014~2017년 귀속 세무조사로 추징당한 약 220억원의 세금 문제를 불복·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개연성 차원에서 나오는 얘기다.

삼진제약은 지난 5일 “오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서교동 본사 해피홀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완균 중앙대 교수(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와 오대식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사외이사겸 감사위원으로 새로 선임키로 이사회 의결했다”고 밝혔다.

6일 증권가에서는 “삼진제약이 오대식 전 서울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국세청과 진행 중인 행정소송 등 세금 불복과정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6월 삼진제약의 2014년~2017년 법인세 등 세무조사를 벌여 법인세 등 220억6392만원을 추징한다고 통보했다.

당시 세무조사는 식품의약품안전 전담 수사부가 있는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기획수사와 관련됐으며, 제약회사들이 병·의원, 약국 등에 자사 제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해온 혐의가 핵심이었다.

감사원은 지난 2018년 9월20일 ‘서울지방국세청 기관운영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서울국세청 감사과정에서 5개 제약회사가 27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의사·약사에게 제공한 점을 확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은 당시 제약사가 판매관리비 등 증빙자료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을 경우 불법 리베이트와 연관돼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삼진제약은 당시 감사원 결과 국세청의 정밀 세무조사를 받은 첫 사례로 알려져 있다.

삼진제약의 재무공시에 따르면, 삼진제약의 작년 국내매출(2368억5406만7000원)은 재작년(2555억1970만5000원)보다 소폭 줄었고 해외매출(50억7211만원)은 2018년 귀속(44억9686만6000원)보다 약간 늘었다. 국내외 합산 매출은 2419억2617만7000원으로 2018년(2600억1657만1000원)보다 약 200억원 가량 줄었다.

매출은 줄었지만 2019년 판매관리비 중 급여(336억8562만원)는 한 해 전인 2018년(288억8140만5000원)보다 무려 16.7% 가량 늘어났다.

매출이 줄었는데, 인건비가 증가한 것은 2018년당시 서울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은 제약 A사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A사는 임직원 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 병의원과 약사에 리베이트를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제약업체들은 법인 접대비는 물론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나 각종 교육예산까지 부풀려 리베이트 재원을 마련해왔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접대비 한도를 초과해서 명확히 소명되지 않은 복리후생비, 교육 예산을 합산해 비용을 부인(손금불산입), 세금을 추징해왔다.

그러자 제약회사들은 병의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임직원들의 보수(급여 및 수당)에 리베이트 재원을 얹어 비자금을 조성, 편법으로 리베이트 관행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런 점을 포착, 영업사원 급여 등을 통해 리베이트 재원을 마련하는 제약회사의 관행에 제동을 걸고자 국세청에 ‘가공인건비 계상 행위’도 면밀히 세무조사 하라고 촉구한 것이었다.

삼진제약은 “2018년 서울국세청으로부터 2014년 사업연도부터 2017년 사업연도까지의 법인세(관련 가산세와 주민세 포함)에 대한 세무조사로 216억9000만원을 추징 받았으며 이를 전기 법인세비용으로 반영했다”고 공식 밝혔다.

회사가 밝힌 법인세비용은 2019년 97억9986만9000원, 2018년에는 345억2398만6000원이다. 2018년 법인세비용에 216억9000만원이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2018년 순수 법인세 비용은 128억3400만 원 정도다.

본지가 공시 책임자인 담당 이사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해당번호는 하루 종일 응답을 하지 않았고, 회사 대표번호로 전화 걸자 오후 2시50분 현재 “지금은 점심시간, 점심시간은 오후 1시까지”라는 자동응답 음성 메시지만 나왔다.

1968년 4월18일에 설립된 삼진제약은 1988년 6월 유가증권시장 상장했다. 본사는 마포세무서 관활 지역인 서울 마포구, 제조공장은 경기도 화성과 충북 오송에 있다.

경남 산청 출신인 오대식 전 서울국세청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1회로 국세청에 입사, 본청 총무과장과 세정혁신추진기획단장, 서울국세청 조사1국장, 본청 조사국장 등을 거쳐 서울국세청장에 올랐다.

2008년 퇴임이후 2016년까지 8년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일하면서 수차례 대기업 사외이사를 지내다가 2016년부터 3년간 세무법인 제일티앤엠 대표를 맡아 일하다가 올해 다시 태평양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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