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높은 대외개방도 고려할 때 대외수요 부진 성장전망 제약”
국제통화기금(IMF)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영향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전망치인 2.2%에서 –1.2%로 낮췄다.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5.1% 이후 22년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로 기울 것이라고 전망한 것은 주요 국제기구 가운데 IMF가 처음이다.
IMF는 한국의 높은 대외개방도를 감안할 때 주요 교역국의 급격한 성장전망 하향에 반영된 대외수요 부진이 성장전망을 제약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는 우리 경제 성장률이 3.4%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6개월 전보다 3.0%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IMF는 한국의 성장전망 조정 사유에 대해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한국의 전방위적 접근과 신속한 경기대응 정책이 국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했지만, 한국의 높은 대외개방도를 감안할 때 주요 교역국의 급격한 성장전망 하향에 반영된 대외수요 부진이 성장전망을 제약한다”고 설명했다.
IMF가 한국경제에 대해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이후(-4.0%)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향조정폭은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낮은 –3.0%로 6.4%p 낮춘데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IMF는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5.9%로 8.0%p, 중국은 1.2%로 4.6%p, 유로존은 -7.5%로 8.9%p, 일본은 -5.2%로 5.7%p 각각 하향조정했다.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가장 작은 수준이며,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만, 성장률 전망치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다만, IMF는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은 3.4%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성장률도 5.8%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유로존 성장률은 각각 4.7%로, 중국은 9.2%로, 일본은 3.0%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팬데믹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내년에 재발하면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최대 -3%p, 2021년에는 최대 –8%p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IMF는 코로나19 확산 억제와 보건지출 확대가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하면서 피해 가계·기업 지원을 위한 대규모의 선별적 재정·통화·금융 조치를 통해 경제충격을 완화하고 코로나19 종식 후 빠른 경기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각국에 권고했다.
재정지원과 관련해선 적시에 대규모로 한시적이고 선별적으로 제공하되, 중앙은행은 금융기관에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해야 하고, 정부도 한시적·선별적인 보증 또는 대출을 제공하는 게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전반적 경기부양조치는 코로나19 확산세 하락 후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시장 개입과 한시적 자본이동 관리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IMF는 코로나19 확산둔화와 백신개발, 취약국 지원 등을 위해 국제공조가 긴요하다며, 코로나19가 사라진 후에는 신속한 경기회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