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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DLS’ 투자자들, “이 참에 증여?” 만지작
‘원유 DLS’ 투자자들, “이 참에 증여?” 만지작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0.05.11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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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가액 최저 시점에 결정하면 증여가액 최소화
- "유가급등 기대 어려워 증여실익 의문" 반론도
- DLS 등 파생결합증권 양도세 대신 배당소득세

5월 초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으로 지난 8일 다시 급락한 가운데, ‘원유(原油)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이 세금 부담 없이 증여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원유 DLS 평가액이 바닥 수준인 요즘 증여하면 증여세 과세표준이 매우 낮아 증여세도 거의 안 내는 반면 유가 회복 뒤 만기 때 높은 원리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절세 증여수단으로 각광받는다는 관측이다.

대표적인 금융투자 전용 자문창구인 A증권사 서울 강남지점의 개인금융(Private Banking, PB) 센터 관계자는 11일 본지 통화에서 “PB 고객 특성상 데이터화 되지는 않지만, ‘원유 DLS’ 증여 관련 문의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은행과 PB 고객을 공유하는 우리 증권사의 경우 고위험 상품인 ‘원유 DLS’ 판매가 많지 않았다”고 전제, “경기전망도 유가 반등에 따른 ‘원유 DLS’ 평가액 상승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실제 ‘증여 붐’이 나타나고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미국 셰일유를 죽이려고 사우디와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데, 얼마 못 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셰일유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0달러 선에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배럴당 100 달러와 같은 신화는 없을 것으로 보여 ‘원유 DLS’ 증여의 실익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와 무역 모두가 크게 위축되면서 원유가격이 급락, 원유 가격이 오르면 지렛대(leverage) 효과로 관련 주가 차익보다 훨씬 큰 수익을 보는 ‘원유 파생결합증권(DLS)’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대거 원금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이처럼 원유 DLS 평가가치가 떨어지자 이를 증여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돌기 시작했다.

증시 전문가에 따르면, 파생금융상품인 DLS는 주가연계증권(ELS)과 마찬가지로 ‘원금손실(knock-in, 낙인)’ 방식과 ‘비(非)원금손실(No knock-in, 노낙인)’으로 설계가 가능하다. 통상 원금 손실 위험이 크면 만기가 길고 하한(barrier. 배리어)이 낮은 ‘노낙인’ 구조로 상품을 설계한다.

원유 DLS는 만기가 길고 하한(barrier, 배리어)이 낮은 편이며, 기준가격의 약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된다.

대부분이 개인 부자들인 원유 DLS 투자자들은 평가가치가 기준가격 하한에 근접, 손실 구간에 진입할 조짐을 보이면 추가 손실을 회피하려 매도를 꾀한다.

그런데 금융조세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잦아들면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것이니 섣불리 팔지 말되, 정 불안하면 평가액이 바닥 수준인 이 시점에 증여를 하면 증여세 부담이 거의 없다”며 투자자들을 꼬드겼다.

상장주식의 경우 증여일 전후 2개월의 종가를 평균해 증여가액을 산정한다. 반면 DLS는 증여 시점 평가액을 기준으로 증여가액을 산정한다. DLS는 유가가 바닥을 찍어 평가액이 최저라고 판단되는 시점을 증여 시점으로 잡으면 극대화된 절세 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사 관계자는 “DLS나 ELS 증여는 낮은 가격에서 증여해 나중에 높은 자본이득(capital gain)을 누릴 수 있는 주식 증여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11일 본지에 설명했다.

DLS 상품을 상속·증여하기 위해서는 상장주식과 마찬가지로 증권사를 통해 명의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세청 자산거래국에 따르면, 현행 세법에서는 주가지수연동상품, 그 중에서 해외상장지수펀드(ETF)에만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 있다. DLS나 ELS는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 주가지수와 관련된 주식워런트증권(ELW)만 빼고 양도소득세는 부과되지 않는 대신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주식을 포함해 모든 금융투자상품들은 증여를 할 때는 양도소득세 과세 여부와는 별도로 증여시점에서 해당 상품의 가치를 평가해 증여가액을 계산, 해당 증여세율을 곱해 증여세액을 산출한다.

증권사가 실시간 공시하는 DLS 평가가치를 시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증여가액 산정을 위한 가치평가도 크게 어렵지 않다.

한편 국제유가는 7일까지 약 25% 급등하다가 8일 돌연 하락세로 돌아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배신,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OPEC의 일부 회원국들이 당초 약속한 감산 대신 되레 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중순 최저가를 기록한 국제유가가 코로나19 피해국면 종료로 급등 반전되면 원유 DLS 평가가치도 급등, 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급등이 어렵고 되레 계속 떨어진다면 증여를 고려해봄직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부텍사스유 국제유가 그래프.
지난 4월중순 최저가를 기록한 국제유가가 코로나19 피해국면 종료로 급등 반전되면 원유 DLS 평가가치도 급등, 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급등이 어렵고 되레 계속 떨어진다면 증여를 고려해봄직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부텍사스유 국제유가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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