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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암호화폐에도 양도세를? 기술은 자신 있어?”
“국책 암호화폐에도 양도세를? 기술은 자신 있어?”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0.06.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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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3 창립자 토드 맥도널드, 英 ‘뱅커’지 기고 칼럼서 ‘회의론’ 밝혀
- 실물화폐 대용 전자화폐 등 화폐유통정책상 도매기능에 세금을?
- “규제당국이 더 유능한 개발자 확보할 가능성도 희박” 현실론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암호화 화폐의 거래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향의 세법 개정을 시사한 가운데, 암호화 화폐(cryptocurrency)의 원천기술 기업 창립자가 이런 방향에 대해 ‘회의론’을 제시했다.

수많은 암호화 화폐가 ‘생노병사’ 하고 있고 일부는 국가가 실물화폐를 대신해 도매거래 목적으로 만든 디지털 화폐도 있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과세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게 회의론의 뼈대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기업 R3의 공동창립자인 토드 맥도널드(Todd McDonald)는 지난 16일(런던 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가 발간하는 <더 뱅커(The Banker)>에 기고한 칼럼에서 “디지털 화폐 성장에 따라 각국 정부가 투자자 보호 목적으로 골치 아픈 암호화 화폐 규제에 나섰지만, 규제 방식이 잘못된 전제에서 시작됐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맥도널드는 <암호화 화폐가 증권으로 규제받아야 하는가?(Should cryptocurrencies be regulated as securities?)>라는 이 칼럼에서 “수 만 가지 토큰(디지털화폐를 아우르는 용어, token)에 적용되는 규제 프레임을 만들려는 노력은 예측치 못한 혼란을 가져올 뿐”이라고 주장했다.

규제당국이 투자자보호를 위해 주식시장에서 유통되는 유가증권 규제 수준의 규제를 모색하고 있지만, 토큰이 다양한 목적으로 발행되고 국가 주도로 발행되는 토큰에 무작정 과세할 수도 없다는 주장이다.

맥도널드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화폐 도매시장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활발하게 발행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예로 스위스의 식스(SIX)를 꼽았다.

SIX는 스위스 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로,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보다 완전한 규제 수준을 갖춘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 운영해 왔다. 스위스 정부는 실물자산을 전자화하거나 전통적 거래환경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목적으로 SIX 설립에 공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널드는 이런 국책 거래소가 표준화 한 토큰이라도 다른 모든 암호화 화폐들과 교환될 수 있는데, 암호화 화폐를 양성화 할 목적으로 국가가 설립한 플랫폼과 표준 암호화폐가 플랫폼에서 형성된 시장가치대로 다른 모든 암호화폐와 거래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물 화폐의 번거로운을 대체하는 전자화폐로서의 기능과 더불어 암호화 화폐를 양성화 할 정책목적을 지녔지만 그 자체로도 암호화폐라서 주식과 같이 양도차익 대상이 되는 자가당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을 국가가 완전히 장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완벽한 투자자 보호가 여전히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밝혔다.

맥도널드는 “수만가지 토큰에 적용되는 규제 프레임을 만들려는 노력은 예측치 못한 혼란을 가져올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규제당국과 함께 일하는 개발자들은 규제당국보다 발 빠른 기술자들의 도전을 물리칠 가능성이 낮고, 규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도구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지속되더라도 결국 규제를 회피하는 기술이 나오게 마련이라는 분석이다.

규제당국이 완전한 규제를 보장하는 기술을 갖추지 못하면 규제에는 구멍이 나고, 투자자 보호조차 요원해진다는 의미다.

맥도널드는 “토큰 프로젝트들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스위스의 SIX 프로젝트는 미국 나스닥과 같은 수많은 기존 거래소들의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향후 몇 년간 SIX와 같은 것이 확산되리라 본다”고 밝혔다.

맥도널드는 영국 고등재판소에서 암호화폐를 영국 법에 따른 화폐가 아닌 ‘재산(property)’으로 규정한 점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암호화폐를 상품(commodity)으로 보기 힘든 점 때문에 유가증권(security)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본다는 적은 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대해 가격 투명성과 거래보고에 대한 세부 규칙까지 포함하는 높은 규제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관련 규정을 어기면 제재가 가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가상화폐 과세에 대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가상화폐 과세는 7월에 정부가 세제 개편에 포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가상화폐를 사고 팔면서 생긴 양도차익에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3 창립자 토드 맥도널드(Todd McDonald)
R3 창립자 토드 맥도널드(Todd McDon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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