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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국세청 내 신망 두터운 세무조사·국세심사·국제조세 전문가
[대담] 국세청 내 신망 두터운 세무조사·국세심사·국제조세 전문가
  • 정창영 기자
  • 승인 2020.07.10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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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하게 ‘일’에만 매진…전산조사·국제조세·교육 분야 큰 발자취 남겨

‘조용한 리더십’ 정평… 3곳 세무서장 재임 중 직원들과 막힘없는 소통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세로 설렘 갖고 동안양세무서 옆 세무사 개업

 

그는 조용하지만 일에는 늘 열정적이다.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후회 없이 일만 했다’고 말 할 정도로 국세청 재직기간 동안 일에 묻혀 있었다. 이런 그의 열정과 성실함을 인정한 그의 상사들은 국세행정의 핵심 업무에 그를 투입하고, 잘 놓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이례적인 경력도 쌓았다. 풍부한 세무조사 경험에 생소했던 전산조사를 개척했고, 국제조세 분야에서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혁혁한 발자취를 남겼다. 국세심사분야에서 무려 5년 4개월을 근무하며 ‘납세자의 눈물’도 가슴으로 느꼈다. 3곳의 세무서장을 역임하고 지난 달 퇴임하면서 세무사로 제2의 세무인생을 출발한 김기영 전 동안양세무서장(56, 부이사관)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 그동안 모든 것을 쏟았던 국세청을 퇴직하셨습니다.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1985년 3월 1일 국세청과 첫 인연을 맺었으니까 정확히 35년 4개월 근무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 온 모든 것이 ‘국세청’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솔직히 아주 실감은 나지 않습니다.

국세청을 떠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고맙고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부족한 제가 이 자리까지 오르고, 큰 허물없이 임무를 마치고, 선후배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변의 도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허전하면서 아쉽다는 생각도 있지만 솔직히 기대감, 설레는 마음도 큽니다. 마치 큰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뛰는 마음이랄까요? 내일을 향해 열심히, 즐기면서 걷고 싶습니다.”

 

 

 

 

 

 

 

 

 

 

 

 


- 국세청 재직기간 동안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우리나라 국세행정사(國稅行政史)에 남을 중요 업무에도 많이 참여하셨는데.

“과분하신 말씀입니다. 그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본청 국제조사과에 근무할 때 국세청에 외환전산망을 첫 도입하는 실무를 맡았습니다. 외국환자료를 한국은행을 통해 국세청에서 수보하는 시스템인데 당시 활용 매뉴얼을 만드는 등 무척 열심히 일 하면서 큰 보람도 느꼈습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죠.

국제조세와 관련해서는 외국법인 비거주자 국내 원천소득에 대한 과세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들의 이자·배당·사업소득을 체계적으로 과세하는 일이었습니다. 또 비거주 연예법인의 원천징수 의무 제도를 도입해 마이클 잭슨 등 해외 유명 연예인들이 국내 공연 등으로 소득을 올리고도 국내에 세금을 내지 않는 불합리한 일을 원천적으로 해결했습니다.”

 

- 국세청 심사업무 분야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베테랑’으로 평가를 받으셨습니다.

“특이하게도 국세청 심사담당관실에서 5년 4개월을 근무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심사업무는 국세행정에서 아주 전문적이고 또 예민한 업무입니다. 과세당국과 납세자 어느 한쪽의 시각만으로는 일처리에 분명한 한계가 있는 ‘균형’이 아주 강조되는 일입니다.

한편 고되고 답답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참 보람도 많이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렵고 힘든 납세자가 세금으로 겪은 불이익을 구제해 주었을 때 납세자가 진정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한구석에서는 말 그대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돌이켜 보면 심사당당관실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심리전문관’으로 활동한 것은 제게 큰 경험과 양식에 됐습니다. 감사하고 싶은 대목 중 하나입니다.”
 

 

 

 

 

 

 

 

 

 

 

 

- 우리 국세행정의 전산조사 업무 기틀을 마련하셨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저는 실무를 열심히 했을 뿐이죠. 당시 전산조사는 일종의 ‘첨단’ 분야였습니다. 기업들의 전산화가 하루가 다르게 전개됐고, 국세청 세무조사도 이에 필연적으로 대응해야 했습니다.

조사국에 근무하면서 전산조사 1기 요원으로 선발됐습니다. 국세청 내에서는 이를 수행할 교육시스템이 없어 외부 교육기관에서 위탁교육을 받았습니다. 정보처리기능사 2급 자격도 취득했고, 국세청 전산조사요원 자격증도 받았습니다.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당시 비록 초보적 수준이었다고 해도 큰 의미가 있는 업무였다고 생각합니다.”

 

- 조사국 근무 경험도 많으신데다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교수로도 근무하셨습니다.

“서울국세청 조사1·2국 모두 1과에서 근무했고, 중부국세청 조사1국에서는 조사팀장으로도 일했습니다. 이후 광주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으로 조사행정을 관리했습니다.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일 해야 하는 곳이 조사국입니다.

납세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엄정한 자세로 일하면서도 고액자산가 등 고질적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과세하는 등 세무조사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주력했습니다.”

 

-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와 3곳(익산, 용인, 동수원세무서)의 세무서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직원들과의 소통이 아주 좋았다는 평을 듣고 계신데.

“제가 불행(?)하게도 일선세무서 근무경험이 비교적 많지 않습니다. 주로 본·지방청 근무가 많았던 때문이지요.

교육원에서 국제조세 교수로 일 할 때는 저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면서 일과 후 교육생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나누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강의실에서 다하지 못한 것은 같은 길을 걷는 국세인(國稅人)으로 통하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또 세무서장 재임 시에는 직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직원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고, 이를 돕는 것이 서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제가 복이 많은 때문인지 직원들이 참 많이 도와줬습니다. 그것이 참 고맙습니다.”

 

- 이제 세무사로 제2의 세무인생을 출발하셨습니다.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겠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저는 부족한 제가 이 자리까지 온 것에 대해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35년 4개월 국세청에서 쌓아 온 세법지식과 국세행정 경험 등 다양한 노하우를 이제 납세자와 세무서의 가교 역할을 하는데 쓰겠습니다. 납세자 권익보호와 합리적이고 공정한 과세가 이뤄지도록 중재자 역할을 다 할 계획입니다. 솔직히 새로 펼쳐지는 저의 세계에 대해 흥분과 설렘이 있습니다. 그동안 도와주신 많은 고마운 분들께 보답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잘 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힘든 모습 감추고 오로지 ‘제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묵묵히 내조를 아끼지 않았던 아내와 사랑하는 딸, 아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김기영 세무사의 좌우명은 역지사지(易地思之). 그가 살아 온 궤적과 앞으로 걸어갈 길에 꼭 맞는 성어(成語)다. 묵묵히 자신의 일에 매진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정성으로 살피는 것이 역시 그가 살아왔던, 그리고 살아 갈 길이고 일이다.   /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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