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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번째 수필집 ‘행복이 거기 있었네’ 낸 박인목 세무사
[인터뷰] 두번째 수필집 ‘행복이 거기 있었네’ 낸 박인목 세무사
  • 정창영 기자
  • 승인 2020.09.22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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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人文)과의 밀회(密會)’로 세상 행복을 읊는 글쟁이 세무사
- 자기고백적 첫 작품집 이어 삶의 담담한 관조 객관으로 풀어내
- 바쁜일상속 2년마다 작품집…사워 중에도 메모, 치열한 글쓰기
- 수필은 존재에 대한 성찰, 묻힌 생각 글로 표현 때 ‘카타르시스’

딱딱한 세법 밖으로 가끔 외출해 인문과 ‘밀회(密會)’한 자신은 ‘경계인’이었다고 고백한 수필가 박인목(세무법인 정담 회장, 세무사)의 두 번째 수필집 <거기 행복이 있었네’(지식품앗이 출간)>가 세정가에서 잔잔한 화제다.

특유의 솔직하고 담담한 문장으로 시간의 연속선상에 있는 삶의 단면을 따뜻하면서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명한 이번 수필집은 일단 세정가 독자들의 공감을 확실하게 얻는 ‘열매’로 열리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보는 세상은 늘 감성의 바다위에 너울너울 떠 다녔고, 사람의 민얼굴과 땀내 나는 향기와 거리를 두지 않았지만 치열함을 뿌리치지 못하고 일상에 밀려 늘 숨죽이며 지내야 했다는 소회를 숨기지 않는다.

때로는 그것이 자신의 가슴 속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고 평생 살아오면서 늘 아프게 자리하던 인문이었다고 밝힌다. 긴 장마를 보내고 맞은 각별한 가을 초입에 ‘삶의 이야기꾼’으로 조용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그를 만나 본다. /편집자 주

- 2017년 등단 후 두 번째 수필집입니다. 현직 세무사로 활동하시면서도 왕성한 집필을 이어가는 원천이 있다면.

“공직에서 일모작을 마친 뒤 새로운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세무사로 살면서 헛헛해지는 가슴을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변신을 위한 꿈을 늘 꾸었고 수필가로서 등단하면서 경계의 능선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첫 번째 수필집 ‘어느 행복한 날의 오후’가 나 자신의 삶의 궤적을 솔직한 시선으로 흔들림 없이 적었다면 이번 책은 그 시선을 객관적 관점으로 옮기려고 노력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내면서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더 성찰하게 됩니다. 아울러 삶의 외경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되고요. 그래서 힘들지만 그것은 제게 큰 기쁨이기도 합니다.”

- 실력 있는 세무사로 활동하면서 쉬지 않고 글을 쓰려면 각별한 동기와 의지가 있어야 할 텐데.

“비록 작지만 제가 살아온 삶에 대해 혼자만 알고 그저 묻어 놓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밥상머리 교육마저 실종된 현실에서 애들을 위해서도 뭔가 열심히 쓰고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버지가 이렇게 사셨구나’(?)하는 것도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생각과 틈틈이 써 온 글을 ‘수필’의 관점으로 쓰고 정리하는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생활처럼 이어가고 있습니다. 등단 후 2018년 첫 수필집을 냈고, 2년 만에 이번에 두 번째 작품집을 내게 됐습니다.

글 쓰는 일은 매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2년마다 작품집을 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올해 칠순인데 책을 냈고, 2년 뒤에는 아내가 칠순을 맞게 돼 저에게는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책을 내고 아쉬운 부분이 있어 다음에는 제대로, 더 잘 내고 싶습니다.”

- 현직 세무사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신데 글은 주로 언제 쓰십니까.

“세무사 일을 하면서 매일 9시 사무실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기본’을 지켜 나가고 있습니다. 주된 글쓰기 시간은 자연스럽게 이른 아침일 수밖에 없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읽고 쓰는 일을 주로 합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내가 정말 아는 게 없구나’하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래서 읽는 일도 아주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매일 습관처럼 한편의 글을 씁니다. 글 쓰는 시간도 정해 놓고 씁니다. 시간 오버하면 일단 멈춥니다. 수정은 다음에 하는 식이지요.

또 섬광처럼 지나가는 생각을 붙잡기 위해 침대 옆에는 물론이고 샤워 할 때도 필기구를 옆에 두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다소 여유를 갖고 글 쓰는 일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국세공무원 시절에도 주로 본·지방청 근무가 많았습니다. 그것도 법인·조사 기획부서 업무를 많이 해서 앉아서 글 쓰는 것은 습관이 돼 있습니다. 대학에서 13년 강의를 하고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 작품 활동을 하면서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실감하십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겉으로는 조용하면서도 성격이 아주 급한 편입니다. 맞지 않는 이야기에는 화도 잘 내고요. 그런데 글을 쓰면서 이런 성격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고 이해와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고 할까요? 아무튼 가족들이 ‘작가가 되고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또 글을 쓰면서 느끼는 기쁨도 큽니다. 소재를 발굴하고, 글쓰기에 빠져들고, 내면에 있는 의견이 비로소 글로 옮겨지면서 느끼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라고 할까요. 설명하기 힘든 희열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Tip] 박인목은?

주변 신망 두터운 세무사

후진 위해 13년째 겸임교수

국세공무원·세무사에 이어 수필가로서 인생 3모작을 열어가는 박인목 세무사는 세무사 사무실도 탄탄하게 운영하고 있다. 일에 관한한 매사 빈틈없고 철저한 성격으로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그의 세무사사무소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는 아주 높은 편이다.

국세공무원 9급으로 출발해 고위직까지 오른 그의 경험과 실력은 업계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상황. 실제로 그는 국세청 재임 중 법인·조사 분야 실무에 밝은데다 겸손과 함께 특유의 성실함으로 위아래 모두에게 신망이 두터웠다.

중부국세청 조사3국장으로 퇴임 후 아무 준비 없이 ‘맨땅 헤딩’으로 세무사 사무실을 열었다. 사업자등록부터 사무실 전화신청까지 모두 그의 손으로 직접 했다. 특유의 성실과 실력은 주변에 알려졌고, 개업 3년부터 궤도에 오른 사무실은 오늘까지 탄탄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현직 세무사로 활동하면서 공부와 강의에도 적극적이어서 늦게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후학 양성에도 나서 가천대학교에서 13년째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이제 그는 ‘나이 일흔을 넘기면서 늙어가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는 어느 작가의 말을 실감하며 ‘뭇 욕심들을 홀연히 떨쳐 버리는 마음’으로 작가와 세무사라는 2모작, 3모작을 위해 특유의 열정을 내밀하게 바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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