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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막혀 증여로, 다주택 미포함 해외부동산으로 국부유출
출구 막혀 증여로, 다주택 미포함 해외부동산으로 국부유출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0.11.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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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추세면 5년 뒤 집 있는 중산층 한달치 월급을 집 보유세로 낼 판
- 올 아파트매매가 인상률 적용, 웬만한 아파트 5년 뒤 보유세 400만원
- 풍선효과로 다주택자 늘고, 매매가 급등…보유세 전국‧연쇄인상 불가피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양도차익은 사실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관련 세법을 강화해 온 결과, 투기 소지가  별로 없던 꼬마빌딩 등의 소형 부동산과 비수도권 주택까지 가격이 급등하는 한편 한국보다 투자조건이 좋은 미국으로 부동산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기간 수십차례 부동산대책을 잇따라 발표했지만, 올해 아파트매매가격 상승율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5.4%에 이르고, 2조원 가까운 돈이 높은 국내 세금을 피해 미국 부동산으로 빠져나가는 ‘국부유출’문제도 낳고 있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항영 한국여성세무사회 이사(세무사)는 19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주택 보유세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양도소득세까지 크게 강화되자,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농어촌특별세 포함 13.4%의 증여세율을 감수하고 자녀 등에게 부동산을 증여하는 추세”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이사는 “내년 6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이 2배로 뛰면 양도차익의 80%를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더욱 팔기가 어렵게 된다”면서 “다주택자들은 높은 세금 부담 때문에 증여를 하고, 다른 부동산 투자재원은 미국같은 세금부담이 덜한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처럼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은 없지만 양도소득세율을 일반 세율로 적용하고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없이 재산세만 있다.

이 이사는 “앞서 미국의 부동산 세금이 전체적으로 한국보다 무거웠지만,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전체 부동산 세금 부담이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인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면 다주택자 산정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 미국 부동산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견된다”고 전망했다.

예년처럼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이 유지된다면 향후 연간 최소 500만원, 최대 7000만언 가까운 보유세를 부담하는 시대가 목전에 왔다는 지적이다.

향후 5년간 연간 집값이 5% 오른다는 가정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초고가 주택만 세금이 급증하는 게 아니고 5억~6억원대 아파트는 물론 지방 대도시 웬만한 아파트들도 보유세가 2~3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값 급등과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가 동시에 진행된 탓에 보유세 증가 속도가 급격히 증가, 집 한 채 보유한 40~50대 직장인은 한달치 월급을 모두 연간 보유세로 내야 할 판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 소재 시세 10억원 안팎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는 5년 뒤부터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친 보유세를 연평균 400만원 안팎 부담해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1월 현재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 수준이 10억원이며, 올해 10억 아파트 보유세는 140만원 정도였다.

연간 집값이 5% 오른다는 가정은 다소 과도한 가정일 수 있다. 정부 통계사이트인 나라지표에 표시된 11월 현재 ‘2019년 대비 2020년 주택매매가격 증가율’은 3.86%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만 보면 그렇게 비현실적인 것도 아니다. 지난 10월까지 전국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은 5.4%로 집계돼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집값이 매년 5% 오른다고 가정하면, 올해 공시가격 6억원 넘는 아파트는 2023년부터 종부세 과세 대상이 돼 올해 재산세(150여만원)이 2025년부터는 330만원으로, 여기에 종부세 66만원이 더해져 보유세 총액은 400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공시가격이 4억~5억원으로 비교적 싼 아파트들도 실거래가가 12억~13억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이들 아파트 보유세는 올해 100만원에 이르렀고, 2025년에는 종부세를 얹어 총 400만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에 대한 보유세는 재앙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나 서초구 소재 공시가격이 20억원인 아파트 소유자들은 올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쳐 1000만원 넘게 냈다. 5년 뒤에는 여기에 3~6배, 곧 연간 보유세로 5000만~6000만원을 납부할 수도 있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대형 평형의 경우 올해 2800여만원을 보유세로 냈는데, 5년 뒤에는 한 해 보유세로 700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이른 바 ‘풍선효과’로 서울 수도권 이외의 지역으로 주택투자가 늘어나 다주택자 수가 외려 늘었고, 지방 광역시에도 10억원을 넘는 주택이 즐비해 조만간 이런 세금 부담은 전국 주택 소유자의 고민이 될 전망이다.

올해 주택매매가격은 전년대비 3.86%, 아파트매매가격은 전년대비 5.4%가 각각 증가했다.
올해 주택매매가격은 전년대비 3.86%, 아파트매매가격은 전년대비 5.4%가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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