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8:11 (금)
“삼일회계법인 ‘스타스’? 업계 실무자들은 안 써요”
“삼일회계법인 ‘스타스’? 업계 실무자들은 안 써요”
  • 이유리 기자
  • 승인 2021.01.13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삼일회계법인, 작년 12월 공익법인 회계솔루션 ‘스타스’ 개발· 배포
- 공익법인 “엑셀로 만들어져 경직되고 일괄 업로드 기능 없어” 지적
- “학습용으로는 적합하지만 업무용으로 쓰기에는 부적합” 목소리도
삼일회계법인이 개발한 공익법인 회계프로그램 스타스의 메인 화면.
삼일회계법인이 개발한 공익법인 회계프로그램 스타스의 메인 화면.

“업계 실무자들은 삼일회계법인이 내놓은 공익법인 회계프로그램을 아무도 안 써요.”

한 공익법인 회계 실무자가 기자에게 귀띔한 말이다.

삼일회계법인이 "공익법인의 편의성과 회계투명성을 동시에 높인다"면서 내놓은 공익 회계법인 스타스(Samil Transparency Accounting System, STAS)가 업무용 프로그램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공익법인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실무자는 “스타스가 교육용이라면 모르겠지만 공익법인에서 실제 업무용으로 쓰기에는 무리”라면서 “업계실무자들은 아무도 안 쓴다”고 털어놨다.

삼일회계법인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공익법인회계기준이 요구하는 회계정보를 산출할 수 있도록 구현한 범용프로그램을 개발, 지난달 21일 공익법인들에 무료 배포했다. 

프로그램 배포에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공익법인들을 대상으로 ‘공익법인 회계시스템 스타스 소개 웹세미나(Webina)’도 개최했다. 

변영선 삼일회계법인 비영리법인지원센터장은 최근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타스를 무료로 배포한 후 2주만에 100개 이상의 공익법인이 내려받았다. 신뢰회복을 위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변 센터장은 삼일회계법인에서 범용회계프로그램인 스타스 개발을 주도한 전문가다.

엑셀 기반으로 개발된 ‘스타스’는 2018년 도입된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맞춘 계정과목과 재무제표 양식을 사용하고, 공익목적사업과 기타사업을 구분해 회계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변영선 센터장은 “사무에 널리 쓰이는 엑셀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개발돼 엑셀을 사용할 줄 안다면 어렵지 않게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21일 공익법인에 스타스를 무료배포 하면서  “인건비 등의 공통비용을 입력하면 각각 사업별로 설정한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안분되고, 재무제표 산출에도 반영된다는 점은 그동안의 시스템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강점”이라고 밝혔다. 

또 “공익법인의 회계 담당자가 직접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무제표 및 공시정보를 자동으로 출력하기 때문에 인적 오류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변센터장과 사뭇 다르게 감지되고 있다.

공익법인들은 삼일회계법인이 내놓은 스타스가 소프트웨어 형태가 아닌 엑셀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삼일회계법인은 스타스를 출시하면서 “별도의 정보기술(IT) 투자없이 사용할 수 있고 관리가 편한 엑셀 기반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지만, 공익법인 회계 실무자들은 “시트보호기능 때문에 데이터를 엑셀파일에 직접 입력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며 엑셀 기반 프로그램의 한계를 지적했다. 

최호윤 회계법인 더함 회계사는 “지난 2010년과 2015년에도 공익법인회계프로그램을 엑셀로 만들려는 시도를 했지만, 결국 다 깨졌다”고 말했다.

그는 “회계시스템은 데이터베이스가 유연해야 하기 때문에 당시 비영리회계프로그램은 엑셀로 가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 형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결론냈다”고 밝혔다.

실제 스타스를 다운로드한 공익법인들은 설치부터 문제에 봉착했다. 

한 공익법인 관계자는 “삼일회계법인이 배포한 공익법인회계프로그램은 액세스(ACCESS)가 없으면 설치가 어렵다. 대부분 비영리법인은 ACCESS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형회계법인은 MS오피스를 구매할 때 기본패키지에 ACCESS가 포함되지만 대부분 영세 공익법인은 ACCESS를 구매하지 않으며, 별도로 이를 구매하려면 비용이 든다는 설명이다.

공익법인 실무자들은 전표 입력이 쉽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전표의 수가 적다면 하나씩 입력할 수 있겠지만 건수가 많으면 데이터를 일괄 업로드 하거나 전표 복사 같은 기능이 있어야 하는데, 건건이 주어진 양식에 따라 하나씩 입력해야 해서 전표 양이 많다면 업무용으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유가 시간을 절감하기 위함인데, 엑셀로 자료를 정리하는 것 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찬가지로 유무형자산도 최초 등록시 일괄 업로드 못하고 건건이 입력해야 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거래처별 기초잔액 입력은 사용하던 회계장부를 옮겨올 때 꼭 필요한 기능인데, 거래처별로 기초잔액 입력기능이 없다는 것도 스타스의 한계로 지적됐다. 

또 본지점이 있는 사업자의 경우 데이터를 통합할 수 없다는 점도 업무에 스타스를 활용하기 힘든 이유로 꼽혔다. 본지점 통합 기능이 없어 사업자등록증이 여러개인 법인은 통합재무제표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공익법인협회 김덕산 회계사는 “스타스는 원천세와 부가치세세 등의 기능은 제공하지 않아 사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스가 무료이고 사용자가 조작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공익법인의 회계프로그램으로 쓰이려면 사업자등록번호가 여러개 일 때 사업자단위별로 입력한 자료를 통합하는 기능과 전표 일괄업로드 기능 및 전기이월잔액 거래처별 입력기능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