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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보듬는 생활밀착형 세제개편을 기대하며
국민을 보듬는 생활밀착형 세제개편을 기대하며
  •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1.01.0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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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어려움과 절망의 시간을 뚫고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어느 한 해 아무 탈 없이 편하고 좋은 일들만 있었던 적은 없겠지만, 유독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느 해보다도 더 힘들고 팍팍한 한 해였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작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 확산세가 심해져 지난 연말에는 유례없이 거의 모든 송년모임과 행사들이 취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소 자영업자들은 그나마 기대했던 연말 특수조차 날려버리고 벼랑 끝으로 내 몰리게 되었다. 갈수록 악화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자로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는데, 3차 재난지원금의 수혜대상은 약 58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3차 지원금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따라 가게 문을 완전히 닫은 곳과 영업시간이 제한된 곳, 그리고 그 외의 자영업자 등으로 나누어 종류별로 300만원과 200만원, 100만원씩 지급된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사 직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이 정도의 지원금조차 가뭄에 단비 같겠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앞으로도 장기간 이어진다면 이 또한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가 해마다 대규모로 준비하고 발표하는 세제개편안과 관련해서,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와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실생활과 관련되는 생활밀착형 세제개편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특히, 올해는 문재인정부 출범 5년차이기도 한데 혁신성장이나 첨단산업의 지원 등 혁신과 성장을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그동안 상대적으로 개정에 소홀했던 현실과 동떨어진 각종 공제제도 등 오랫동안 개정되지 않거나 불합리한 제도들을 발굴해서 국민들의 경제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데, 여기서는 그 중 몇 가지만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종합소득세를 계산할 때 종합소득금액에서 공제하는 인적공제제도를 살펴보면, 인적공제의 취지는 소득세를 과세함에 있어서 소득자 본인과 배우자, 부양가족 등에 대한 생계비 정도는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적공제의 취지가 이렇다고 하면 시간경과에 따른 화폐가치의 하락과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실질적으로 최저생계비 정도는 보장될 수 있도록 인적공제액을 조정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인적공제 중 거주자 본인과 소득금액이 연간 100만원 이하(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총급여액 500만원 이하)인 배우자나 부양가족 등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기본공제의 경우 2008년 말 소득세법 개정 때 1인당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인상된 후 10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변동이 없는 상태이다. 그리고 경로우대자나 장애인 등에게 부여하는 추가공제의 경우에도 경로우대자에 대한 추가공제는 기존에 65세 이상인 자에 대하여는 연 100만원, 70세 이상인 경우에는 연 150만원을 공제하던 것을 2008년 12월 말에 70세 이상인 자에 대해 1명당 100만원으로 공제액을 조정한 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추가공제도 기존에 대상자 1명당 연 100만원을 적용하던 것을 2004년 말에 1명당 200만원으로 공제금액을 인상한 후 현재까지 변동이 없는 상태이다. 종합소득세율을 지속적으로 인상해 올해부터 적용되는 최고세율이 45%까지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계비에 대한 공제라고 할 수 있는 인적공제는 십수 년간 변동이 없는 것은 좀 심하게 말하자면 세수확보에만 관심이 있고 국민생활은 뒷전인 격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현행 소득세법에서 보유요건 등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1세대 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제도를 살펴보면, 거주자의 1세대 1주택의 양도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는 것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런데 1세대 1주택에 해당되더라도 소득세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에 대하여는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데, 현재 고가주택의 범위는 “주택과 그 부수토지의 양도 당시의 실거래가액의 합계액이 9억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행 고가주택의 가격기준은 기존에 6억원이던 것을 2008년 10월에 9억원으로 개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역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현 정부 들어서 주택가격이 폭등해 실거래가액 기준으로 9억원 초과 주택을 고가주택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 12월 29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12월 월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9억4741만원이라고 한다. 중위가격은 모든 주택을 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위치하는 중간 값을 가리키는데, 결국 서울지역만 보자면 거래가격 9억원 정도인 아파트는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십수 년 전에 개정된 고가주택의 기준금액인 9억원은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공제금액도 기존의 6억원에서 2008년 말에 9억원으로 개정된 이후 현재까지 변동이 없는데, 이 부분도 최근의 주택가격상승분을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으로의 조정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속세 계산 시에 상속인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보면, 거주자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로서 직계비속인 상속인과 피상속인이 상속개시일부터 소급하여 10년 이상 계속해서 1세대를 구성하면서 1세대 1주택에 해당하고 하나의 주택에서 동거하면서, 상속개시일 현재 피상속인과 동거한 상속인이 상속받은 주택에 대해 6억원을 한도로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일괄공제나 배우자공제 등을 적용하고 나면 상속세 납부세액이 거의 발생하지 않던 1세대 1주택자의 경우에도 최근에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상속세 납부세액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게 됐다. 따라서 동거주택 상속공제 적용대상을 현재 직계비속인 상속인으로만 하고 있는 것을 배우자인 상속인까지 그 적용범위를 확대해 1세대 1주택자의 사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배우자의 주거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증여재산공제와 관련해 2007년 말에 기존 3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조정된 후 현재까지 변동이 없는 거주자가 배우자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하는 증여재산 공제액도 차제에 조정여부를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혼인생활 중 일방 배우자 명의로 되어 있던 재산을 부부 공동명의로 변경하거나 증여를 하는 경우 증여세 납부세액이 발생하지 않던 것이 물가상승과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증여세가 발생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힘든 한해를 보내고 새해가 밝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와 경제불황 등의 여파로 대부분의 국민들의 삶이 팍팍하리라 예상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을 헤치고 아무쪼록 신축년 새해에는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경기가 회복되어 모든 국민이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는 등 평온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 정부도 이런 상황들을 감안해 개혁과 적폐청산 같은 거대담론 못지않게 국민들의 고단한 삶을 보듬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세제개편에 힘을 기울였으면 한다.

 

 


이동기 논설위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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