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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녀장려금! 저에게는 희망입니다
근로·자녀장려금! 저에게는 희망입니다
  • 국세청 제공
  • 승인 2021.05.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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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장려금 체험수기 공모에서 대상 수상한 정윤희 수기

안녕하세요. 올해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과 같이 사는 한부모 가정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두 돌이 되기 전 아이 아빠의 교통사고로 10여 년이 넘는 세월을 한부모 가정으로 살아오고 있네요.
그 당시엔 남편을 잃은 아픔을 느낄 새도 없었습니다. 당장 아이와 먹고 살기도 힘든 막막한 현실에 어린아이를 다른 집에 맡기고 일용직 근로자부터 밤에는 대리운전기사까지 해봤습니다.
남편이 사망하기 전 전세 대출이며 마이너스 통장의 빚까지 모두 갚아야 했기에 주변에서는 저에게 상속받는 것을 포기하라고 권유했지만, 상속받을 무엇도 없었기에 상속 포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 전세보증금 3000만원의 방 한 칸짜리 집에서 살았으니까요. 밤에 나가는 대리운전은 너무나 무서워서 여자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분유나 기저귓값만이라도 벌었으면 해서 시작한 일이 유치원 버스 승·하차 도우미였습니다.
지금도 도우미 일을 하는 한부모 가정에 대해 정부에서는 매달 20여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무급휴직으로 전혀 수입이 없는 상태입니다.
한부모 가정에 대해 지급하는 ‘수급자 지원’을 신청하는 것도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즈음 알게 되어 주민센터에 신청했던 경우였고, 복지라는 것이 누가 알아서 챙겨주는 게 아니더군요.
그렇게 2년 전, 아이가 중학교에 다니던 지금처럼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아이가 학원을 다녀와서 늦은 저녁식사를 한 후에 씻으려고 욕실에 들어갔는데… 잠시 후 우당탕탕 무언가 박살 나는 소리가 들렸고, 5초쯤 지났을까요. 아이의 비명이 들렸습니다. 한평 남짓한 욕실에서 너무 노후한 세면대에서 양치하며 한 손을 걸쳐놓은 게 문제였습니다. 세면대는 산산조각이 났고, 그걸 피하려다가 넘어져 왼쪽 엉덩이 살이 해바라기꽃이 피듯 다 찢어져 있었습니다.
응급실로 119차량을 타고 달려가 바로 세면대의 깨진 가루며 조각들을 찾아내고, 찢어진 피부를 허벅지 안쪽 살을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까지 했습니다. 빠듯한 살림에 보험을 들 형편이 못되었고, 열흘간 입원치료와 통원치료까지… 피부이식한 부분이 잘못되어 재이식 수술이 불가피하다 하여 한 달 후 다시 피부이식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수술 전 지급받은 근로·자녀장려금이 없었다면 피부 재이식 수술도 못했을 뿐더러 수술비와 통원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 그 기간 전 일을 못했기에 당연히 수입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아이의 치료를 어떻게 했을까…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어려운 형편에 이렇게 도움을 받게 되었고, 작년과 올해 추석 전에도 근로·자녀장려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힘든 위기들이 올 때 목돈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지난해 9월 말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게 되었어요.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부터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먹는 것조차 죄책감이 들어 먹질 못했고,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다 보니 김밥 한 줄, 우유 한 잔, 컵라면 하나… 이렇게 매일 하루 한 끼로 대충 때운 것 같아요. 먹는 게 없으니 밀어낼 것도 없다 생각하고… 지금까지도 라면이 밥이 된 일상이 자연스러울 정도이지만, 그 바람에 도저히 걸을 수도 참을 수도 없어 치질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2박 3일 입원해 수술받고 치료받는 동안에도 마음만은 든든했던 것 같아요.
근로장려금을 받지 못했다면 전 이 수술을 받지 못했을 테니까요.
게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수입이 없어 지난해 4월부터는 아이 학원도 보내주지 못했는데, 9월부터는 아이가 다시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언제까지 다니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이고 머지않아 수험생이 되는 아들에게 이것만큼은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이의 꿈과 미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고 날갯짓할 수 있도록 해주고픈 마음은 부모라면 당연히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직접적인 도움이 되어준 희망과도 같은 근로·자녀장려금… 이것은 그냥 돈이라는 명목이 아닌 희망이라는 명분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돈은 그저 삶을 좀 더 편안하게 만드는 수단일 뿐이지만, 때론 절실하게 행복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작년과 올해 지급받은 근로·자녀장려금은 제 수술비와 아이의 학원비 이외에도 쓰이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매년 국민임대아파트에 대해 나오는 모집공고를 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청약신청을 넣어 선정됐을 경우 임대보증금 1000여만원을 준비해야 입주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정되기 위해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하여 매월 일정금액을 저축하고 있습니다.
많은 금액을 모으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모아서 아들과 함께 임대아파트에 이사도 가고,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생이 될 아이의 입학금도 준비하는 등 살아가는 목표가 많아졌어요. 근로·자녀장려금은 이런 목표를 실현해줄 발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가며, 직장생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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