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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계, 국세청장 비공개간담회서 ‘매출에누리’ 징세 규정 명확화 요구
[단독] 재계, 국세청장 비공개간담회서 ‘매출에누리’ 징세 규정 명확화 요구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6.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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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말기 보조금 등 현행 기업회계기준과 소득세법인세법에서 ‘매출에누리’로 계상
— 부가세법에서는 관련 규정 없어…’매출에누리’로 인정되면 부가세 과표에서 차감

SK텔레콤 등 통신회사들이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통해 통신서비스를 가입시키면서 단말기 구매 고객들에게 지급한 보조금이나 롯데몰 같은 오픈마켓에서 고객에게 지급한 할인쿠폰, 대형마트 마일리지 등을 ‘부가가치세법’에서 정의하지 않고 있어 과세표준 계산 때 애를 먹고 있다는 주장이 재계로부터 제기됐다.

법인 손익계산서 작성 때  이런 단말기 보조금이나 할인쿠폰을 ‘매출에누리’로 봐 총매출액에서 빼주고 ‘법인세법’과 ’소득세법’도 이런 기업회계기준처럼 ‘매출에누리’로 취급하는 한편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계산 때도 해당 금액을 제외하고 있지만, 정작 ‘부가가치세법’에서는 관련 규정이 없어 실제 과세현장에서 납세 법인과 과세당국간 다툼이 잦다는 불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10일 “김대지 국세청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이 만난 비공개 간담회 자리에서 상의측이 조세법령의 모호성·분쟁소지 개선의 대표적인 사례로 ‘매출에누리’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상의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불명확한 조세법령 등에 따른 납세 분쟁을 최소화 하기 위해 법령상 불투명한 영역(Grey Zone)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김대지 국세청장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상의 송승혁 조세정책팀장은 이날 오전 본지 전화 통화에서  "비공개 간담회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불명확한 조세법령이 뭔지 얘기할 수 없는 정황을 양해해 달라"면서도 "부가가치세 분야인 점만 알려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매출에누리’는 물품 판매 때 품질·수량·인도·판매대금·기타거래조건에 따라 해당 물품 판매당시에 통상의 매출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빼주는 금액을 말한다. 또 판매한 제품의 감량·변질·파손 등으로 매출가액에서 직접 빼주는 금액도 ‘매출에누리’에 포함된다.

법인이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손익계산서를 작성할 때 매출에누리는 총매출액에서 차감하는 형식으로 기재하며,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도 매출에누리를 기업회계기준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부가가치세법상으로도 과세표준 계산 때 포함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말기 보조금이나 오픈마켓 할인쿠폰, 대형마트 마일리지 등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가격할인들이 ‘부가가치세법’상 ‘매출에누리’에 해당되는지 자체가 논란이 많다. ‘법인세법’에서는 기업회계기준을 준용한다고 하지만,  ‘부가가치세법’에서 따로 ‘매출에누리’ 개념을 정의하거나 그 요건을 정립한 기준이 없기 때문.

따라서 각종 할인이 매출에누리에 해당되는지, 아니면 장려금에 해당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차감할 수 없는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기업회계에서는 ‘매출에누리’로 매출액에서 빼주든 별도 판매장려금으로 처리하든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부가가치세법’에서는 ‘매출에누리’냐 아니면 ‘장려금’이냐 여부가 부가가치세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과 오픈마켓 할인쿠폰은 금전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정상가격에서 할인해 판매한 ‘매출에누리’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대형마크 마일리지의 경우 금전적 가치가 없을 경우에만 ‘매출에누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행 ‘부가가치세법’ 자체의 문제보다는 징세 과정에서 이런 해석을 두고 납세 기업들과 징세 당국간 이견이 많이 있어 왔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단말기 보조금과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SK텔레콤의 지주회사 SK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고, 이형희 SK SUPEX추구협의회 SV위원장도 참석했다. 또 대형마트 마일리지나 오프마켓 할인쿠폰 등과 밀접한 계열사를 둔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도 참석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방수 LG 사장 등도 직간접적으로 ‘매출에누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인들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이 김대지 국세청장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이 김대지 국세청장(왼쪽)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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