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7:10 (목)
김창기 신임 부산국세청장, “어둡지만 작은 촛불을!” 취임일성
김창기 신임 부산국세청장, “어둡지만 작은 촛불을!” 취임일성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7.06 10:2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코로나19 어려움과 6개월만의 전보에 대한 중의적 해석 가능한 ‘어두움’
- 흔들림 없는 본연의 업무 강조한 ‘작은 촛불’…“탈세 반드시 응징!” 강조
- 내년 3월9일 20대 대선…임박한 권력교체기에 김창기 청장 관운 시험대

“어둡다고 불평하는 것보다 작은 촛불 하나라도 켜는 것이 더 낫습니다.”

5일 취임한 김창기 제64대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인상 깊은’ 메시지다.

영국계 호주인으로 승려가 된 아잔 브라흐마의 책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에 적힌 이 말은 공자의 <논어>에도 등장하는 불가(佛家)의 잠언이다.

책 원문에 따르면,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이해해야 해결책을 구할 수 있다’는 맥락이다. 고민하는 대신 언제나 뭐든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최소한 그 무엇인가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잠시 평화롭게 앉아있는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참선을 통해 심신의 평온함을 구하는 승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고위공무원 인사에서 김 청장이 같은 1급 자리이지만 기존 중부지방국세청장보다 세수 규모 등이 적은 부산국세청장으로, 그것도 부임 6개월 만에 옮긴 점을 두고 세정가가 잠시 술렁였다. 김 청장이 취임사에 밝힌 ‘어두움’과 ‘불평’, ‘작은 촛불’이라는 화두에 새삼 각별한 해석이 가능해지는 지점이다.

하지만 김 청장의 화두는 결국 ‘작은 촛불’로 수렴된다는 점에서, 인사 후일담의 진위를 떠나 자연스레 과거보다 미래 지향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김 청장은 “국가경제 전반에 걸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국가재정을 담당하는 국세공무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화두를 꺼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부족한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 주신 김대지 국세청장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그동안 부산청을 훌륭하게 이끌어 주신 전임 임성빈 청장님께도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권자와 전임자에게 깍듯이 예를 갖췄다.

본연의 일을 더 잘하겠다는 의지도 뚜렷하다. 김 청장은 “세정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가적 위기 속에서 사익만을 추구하는 반사회적 탈세와 악의적 체납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특히 “탈세하면 반드시 추징하고, 호화·사치 생활을 하는 악의적 체납자는 끝까지 추적해서 환수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아울러 “내가 바로 부산청”이라는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 지혜를 모으고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정서에 어긋나지 않는 절제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신뢰를 얻는 국세행정의 출발”이라고도 되짚었다.

신임 김창기 부산국세청장은 경북 봉화 출생으로 대구 청구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행시 37회로 공직에 입문, 국세청 감사관과 개인납세국장, 중부지방국세청장 등 주요 직위를 두루 거쳤다.

중부국세청장 시절 신종업종・취약분야에 대한 신고도움자료 제공을 확대, 수요자 중심의 성실신고 지원강화로 세입예산의 안정적 조달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 3월9일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권력지도가 바뀌면, 차기 대통령이 출신지역과 국정과제, 재정여건, 관가인맥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국세청장을 포함한 주요 사정기관장들을 교체한다. 관가에서는 이런 맥락에서 김창기 청장도 잠재적인 국세청장 후보군에 속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기 부산지방국세청장이 5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창기 부산지방국세청장이 5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