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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들 수상해”…각국 위험관리센터 정보교환→ 밀수적발
“걔들 수상해”…각국 위험관리센터 정보교환→ 밀수적발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9.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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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청 관세국경위험관리센터, 금괴‧폐기물‧희귀동식물 밀수던속 많아
- 관세청장 직속 조직, 조사국요원처럼 비공개 활동…밀수단속에 큰 역할
- 담배 값 가장 비싼 호주가 최종 목적지…국산담배 수출한 뒤 밀수 증가

 

외국 세관에는 담배 수출로 정상신고 한 뒤 한국 세관에 도착한 뒤 다른 물품으로 바꿔치기 하려다가 한국 세관 당국에 적발돼 31억원의 범칙금을 물게 된 담배 밀수업자 사례가 소개됐다.

영국 관세청이 한국에서 홍콩으로 수출된 KT&G 에쎄 담배 70만 갑이 말레이시아를 거쳐 다시 한국으로 향하는 게 의심스러워 한국 관세 당국에 알려 적발이 가능했던 사례다.

관세청(청장 임재현)은 14일 “관세국경위험관리센터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세관과 정보교환 및 통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외국 세관과 정보를 공조, 담배 밀수입 등 다국적 범죄 적발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관세청은 지난 2019년 11월 영국과 중국 관세당국으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국으로 밀수입하려던 담배 107만갑(물품시가 48억원 상당)을 적발했다.

영국 관세청은 한국에서 홍콩으로 수출된 에쎄 담배 70만갑이 말레이시아를 경유, 한국으로 향하는 의심스런 정황을 포착했다. 곧바로 한국 위험관리센터에 알렸고, 말레이시아 세관에 담배로 신고했지만 한국으로 향하는 적하목록은 ‘부직포’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에 도착한 화물은 보세운송 도중 모처에서 컨테이너에 실어놓은 담배를 꺼내고 부직포로 바꿔치기하려 했다. 하지만 잠복중이던 한국 세관직원들이 현장에서 적발, 약 31억원의 범칙금을 물렸다.

한국 관세청 외국 관세당국에 밀수 정보를 제공해 상대국이 적발한 사례도 여럿 있다.

관세청은 “지난 2019년 1월 이후 주요 교역상대국인 호주와 크로아티아, 태국 등 5개국에 담배 밀수 관련 정보 10건을 제공, 밀수 담배 247만갑(물품원가 62억원 상당)을 적발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밝혔다.

위험관리센터는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생산된 영국 상표 맨체스터 담배 10만갑이 한국을 거쳐 호주로 이동되는 점을 수상히 여겨 호주 세관당국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무역업자가 한국에서 담배를 컨테이너 안쪽에 싣고 문쪽에는 휴지와 생수를 쌓아놓은 컨테이너를 호주로 수출(반송) 신고한 점을 수상히 여긴 것이다. 센터 정보를 받은 호주 세관은 같은 해 7월15일 해당 컨테이너를 검색, 휴지‧생수 뒤쪽에 숨겨진 맨체스터 담배 10만갑을 적발했다. 호주 세관은 이를 통해 한국돈으로 약 21억원에 이르는 탈루 세금을 추징했다.

센터에 따르면, 담배의 경우 세계에서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로 알려진 호주를 최종 목적지로 하는 국가간 불법거래 정황이 빈번하게 포착되고 있다. 또 한국에서 해외로 수출된 국산담배가 제3국을 거쳐 국내로 다시 밀반입되는 상황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관세청은 2017년 2월 위험관리센터 설립, 불법 물품의 국가간 이동과 관련한 정보를 외국세관과 체계적으로 공유해 오고 있다.

류하선 관세국경위험관리센터 사무관은 14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센터는 조사‧심사‧통관 ‧감시 분야를 총괄하는 위험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업무부서 계선이 아닌 관세청장 직속 조직으로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조사국처럼 소속 직원 정보도 비공개로 운영한다.

류 사무관은 “담배 말고도 2019년 이후 축적된 자료 분석과 정보교환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면서 다국적 조직범죄의 주요 대상인 금괴와 폐기물, 희귀 동식물 등에 대한 불법 거래 정보의 생산과 교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세관당국은 지난 7월 한국 위험관리센터가 제공한 정보로 대만에서 한국을 거쳐 홍콩으로 반입된 화물에서 한화 2억2000만원 상당의 ‘자단향’ 목재 2375kg를 적발, 한국센터에 감사편지도 보내왔다.

류 사무관은 “자단목은 호랑이 가족이나 코끼리 상아 같은 희귀‧보호종 나무인데, 이런 것들은 멸종위기동식물 협약에 따라 국제거래가 제한이 된다”면서 “수출입하려면 각국 환경부처 허가증이 있어야 되므로 상업목적 거래가 전혀 안 되니까 가격이 비싸고, 밀수꾼들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고 설명했다.

밀수꾼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류 사무관은 “한국에서 외국 관세당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한국 무역업자가 낀 경우가 많고, 역으로 외국에서 우리 관세청에 알려주는 밀수혐의사업자는 그 나라와 접근성이 강한 무역업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범법행위자들은 사업자등록을 자주 바꿔 적발이 쉽지 않다”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수출입 물동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불법물품의 국제거래는 사전정보제공 없이 검사망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 관세당국들도 한국처럼 위험관리센터와 같은 조직을 두고 있다. 9월 현재 각국 위험관리센터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해외 관세당국은 총 65개. 한국센터 설립 후 누적건수로 877건의 정보를 주거나 받았다. 중국(137)‧일본(130)‧러시아(76)‧영국(58)‧호주(48)‧베트남(45) 등 교역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정보교환 건수도 많다.

류 사무관은 “이런 정보 제공이 사전에 없으면 그냥 단순히 컨테이너일 뿐”이라며 “유기적으로 정보 교환을 할 때만 밀수 적발 성과가 난다”고 센터 업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구분

한국에서 정보 제공(외국 적발)

외국에서 정보 제공(한국 적발)

건수

수량()

금액(백만원)

건수

수량()

금액(백만원)

2019

2

830,140

2,075

1

700,000

3,100

2020

5

1,408,000

3,570

-

-

-

2021.8.

3

232,000

580

1

371,000

1,670

합계

10

2,470,140

6,225

2

1,071,000

4,770

* 금액 산정기준: 외국적발(면세점 판매가격: 2,500/1), 한국적발 (시중 판매가격: 4,500/1)

 

정보 수신 및 발신 건수

(단위: )

구분

외국 한국(수신)

한국 외국(발신)

합계

2017

54

10

64

2018

124

67

191

2019

89

58

147

2020

138

92

230

2021.8.31.

132

113

245

합계

537

340

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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