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1:24 (금)
미 재계, “법인세 부담 늘어 중소기업까지 악영향” 우려
미 재계, “법인세 부담 늘어 중소기업까지 악영향” 우려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11.03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G20 정상들 다자간 국제조세 합의로 최고 30% 세부 담 늘 전망”
- “GILTI 효과까지 겹친 미국, 중국보다 15배 더 세금 더 걷을 전망”
- 언스트영, “최저 법인세로 미 일자리 100만개, 투자 200억불 축소”

다자간 국제조세 조약이 지난달 30일 선진 20개국 정상회담(G20)에서 합의되자, 미국과 영국 자유주의 싱크탱크들과 미 재계, 미 공화당 등에서 자국 기업들의 세금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본격 높아지고 있다.

지구촌 전체를 아울러 법인세 최저세율을 15%로 정하고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FAANG) 등 정보기술 기반 플랫폼 기업과 연간 매출 1조원 남짓한 다국적 기업들에게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다자간 국제조세 합의로 미국 대기업들은 최소 30%까지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기업 경영자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의 조슈아 볼튼( Joshua Bolten) 대표겸 최고경영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국적 국제조세 조약 합의를 앞둔 지난 10월8일 당시 “우리는 지구촌 최저한세율을 위한 미 재무부의 노력을 지원했지만, 주요 경쟁국들이 자체적으로 비슷한 규칙을 채택하지 않는 한 미국이 자체 세율을 최저한세율 수준으로 인상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현재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세계 유일의 국가로, 이는 미국 기업에 큰 불이익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튼 대표의 언급은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당시 ‘해외자회사 무형자산 저율과세소득(Global Intangible Low-Taxed Income , GILTI) 최저한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됐던 ‘사업투자자산소득’을 과세로 전환한 것과 관련돼 있다.

볼튼 대표는 “이번 국제조세 합의로 GILTI 최저세는 OECD의 15% 최저한 법인세율보다 크게 높아져 미국 기업들의 불이익이 악화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 재계는 납세 기업들의 세 부담 급증 우려와 함께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지구촌의 다자간 국제조세 합의를 지키기 위해 법제화에 나설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볼튼 대표는 “이번 OECD 합의가 언젠가는 지구촌 전체 합의가 되겠지만, 개별 국가들이 실제 세법 개정들을 마무리 하는 데는 수년이 족히 걸릴 것”이라고 현실성 문제도 제기했다.

최저 법인세는 글로벌 매출이 7억5000만 유로(약 1조원) 이상인 다국적 기업에 적용된다. 미 재계는 그러나 새 다자간 국제조세 합의에 비판적인 세력들은 이런 대기업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세정책을 연구하는 독립적 자유주의 비영리단체 조세재단(Tax Foundation) 다니엘 번 글로벌 프로젝트 담당 부대표는 보수 매체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대기업들이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세금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번 부대표는 “글로벌 대기업들은 이런 규제를 피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규정에 따르려면 매몰당할 수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부터 협력업체 지위에서 대기업 계열사로 인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미 현지 언론들은 이번 지구촌 다자간 국제조세 합의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미국의 상위권 기업들은 글로벌 최저 법인세 15%와 미국 내 최저 실효세 15%를 합산해 매년 최저 30% 세금을 내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미국 집권 민주당은 부유세와 함께 3년 연속 매년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 이상의 회계상 수익을 내는 기업 약 200개에 최소 15%의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세금 징수를 대폭 늘리게 되면 기업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구촌 상위 4대 회계법인(빅4) 중 하나인 언스트영(Ernst & Young)은 지난 8월 보고서에서 “최저 법인세는 미국의 일자리 50만~100만개를 없애고 200억 달러(약 23조원)의 투자를 축소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지난달 30일 G20 정상의 국제조세 합의 직후 “이번 합의로 미국 기업들의 세금부담이 총 8000억 달러(약 940조원) 늘어, 외국 경쟁업체들에 견줘 심각한 경쟁력 저하를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의 세수 증가가 복지 증진에 재정적자 해소까지 이어져 민주당의 성공의 계기가 될지, 아니면 각종 선거에서 권좌를 내놓는 계기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미 경제 잡지 <포브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 “미국 같은 부국은 이번 합의로 중국보다 15배 더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법인세 최저세율 도입으로 지구촌 전체적으로 연간 1500억 달러(약 176조원)의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영국 시민단체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는 2450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예상했다.

한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를 포함한 새로운 국제조세 조약을 정상들이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옐런 장관은 기업들에 대한 세금을 최저로 낮추려는 유해한 경쟁을 끝내는 “역사적 합의”라고 평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7월 G20 재무장관들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모여 합의했고, 이번에 정상들이 최종 승인한 것이다. 오는 2023년 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최근 G20 정상회담에서 법인세 최저한세율과 디지털세를 뼈대로 한 지구촌 다자간 국제조세 합의안에 서명했다. / 사진=연합뉴스
각국 정상들은 최근 G20 정상회담에서 법인세 최저한세율과 디지털세를 뼈대로 한 지구촌 다자간 국제조세 합의안에 서명했다. / 사진=연합뉴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