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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무서워 부동산 매각 후에도 현금으로 보유…금융투자 불신 여전
세금 무서워 부동산 매각 후에도 현금으로 보유…금융투자 불신 여전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11.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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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가계 자산 64% 부동산으로 보유”…금융자산 36%중 현금‧예금이 16%나?
- 2019~2020년 세금 강화→부동산 양도‧증여 늘어→세금 증가…금융투자는 시들
- 채권‧주식 장점만 내세운 ‘메자닌’ 해외투자…실상은 초고위험 금융투자 단점만
- 일정기간 5~7%이자 지급하다가 시행 꼬여 부도…이자커녕 원금 회수도 불가능

문재인 정부 집권 이래 지난해까지 가계 부문과 종교시설 등이 포함된 비영리단체들이 보유한 자산을 합쳐 매년 6~11% 증가했으며, 가계 등이 보유한 자산의 약 64%는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투기 근절을 명분으로 주택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크게 올렸던 2019~2020년 기간 동안 주로 다주택자들은 주택을 처분하거나 증여했지만, 이후 선뜻 유가증권 등 금융투자로 투자 방향을 선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2020 4년간 한국의 가계부문이 보유한 자산에서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35~36%) 중 현금 및 예금 비중이 15.7~1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험 및 연금준비금이 11.2~11.7%로,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다.

금융자산 중 현금‧예금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면서 부동산 세제를 강화, 급격한 보유세 부담을 우려한 다주택자들이 부동산을 팔거나 자녀 등에게 증여한 뒤 어디에 투자할지 몰라서 현금이나 예금 형태로 갖고 있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런 분석은 같은 기간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6.4~7.9%에 불과했던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국세청이 최근 공개한 국세통계에 따르면, 연간 183일 이상 국내에 머무르는 않은 세법상 비거주자들은 2020년 주식 등 유가증권 양도액이 2019년 4747억8400만원에 견줘 2898억6700만원이나 감소한 1849억1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020년 유가증권 등의 양도소득세 역시 2019년(450억6000만원)보다 285억700만원이나 줄어든 165억5300만원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부동산 등의 양도 금액은 2019년 984만9000억원보다 무려 1164억100만원이(118.2%)나 증가한 2148억91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른 부동산 양도소득세 역시 2019년(99억6200만원)보다 115억5300만원이나 증가한 215억1500만원이 걷혔다.

한편 KB증권 프라이빗뱅커로부터 미국 뉴욕 도심 부동산개발신탁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40% 이상의 손실을 떠안은 투자자 A씨 사례(본지 보도)가 부동산에도 금융투자로도 갈 수 없는 한국인 중산층의 처지를 에둘러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전체 자산거래를 주도하고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설정, KB증권이 투자자를 모집한 해외 부동산개발신탁 사모펀드 투자건으로, 국내 피해자들의 피해액이 수백억~수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자산운용사는 펀드 만기를 10개월도 남기지 않고 갑자기 “투자금의 반토막 손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원금 전액을 날린다”며 투자자를 협박, A씨 같은 투자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손실을 인정했다.

펀드 피해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이지만, 11월말 현재까지 금감원은 딱히 조사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로, 피해구제 가능성조차 희미한 상태다. 펀드 피해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야 대통령선거 후보들 캠프에도 탄원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사례를 들은 한국투자증권 수도권 지점의 한 간부는 30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부동산신탁펀드 투자는 사실 금융투자업계 근무자들도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더욱이 해외부동산투자는 말할 것도 없고, 금융대기업들이 각별한 고객 예우로 구매를 권고할 때는 고객 돈으로 장난을 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A씨 사례는 금융투자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한국의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자주 동원하는 수법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A씨가 가입한 해외부동산개발신탁 사모펀드를 ‘메자닌(Mezzanine)’이라고 설명한다. 메자닌은 층과 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나타내는 이탈리아 건축용어로 한국말로 ‘중간’으로 해석된다.

금융상품으로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쯤 되는 상품을 가리킨다.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팔 때는 당연히 주식과 채권 각각의 장점만 설파한다. 가령 큰 변수가 없으면 연리 7%의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면서 펀드처럼 급격한 투자손실은 막을 수 있는 장점을 강변하는 것.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실제 해외부동산투자펀드는 현지 건축‧금융‧환경‧인허가 등을 모두 꿰고 있더라도 생면부지의 적진에서 투자를 하는 셈”이라며 “주식투자 못지않게 위험이 큰 그런 해외투자를 ‘안전하다’며 이자(배당)을 지급하다가 갑자기 부도가 나 매각할 수 밖에 없다는 식으로 투자주체들이 빠지고, 투자자들은 투자금 대부분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17년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이 미국 현지에 투자한 부동산투자펀드는 연리 5~7%의 배당을 지급하다가 만기 10년의 절반도 못 된 시점에서 이자는커녕 원금 4000억원의 투자금을 모두 날릴 처지에 몰린 것으로 최근 전해졌다. 이 펀드 역시 ‘메자닌 론(Loan)’ 형식의 펀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한국의 다수 자산운용사들 역시 부동산개발 과정에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제3자 매각을 통해 거액 손실을 본 것으로 미 현지 한인사회에 알려졌다.

여당 관계자는 본지에 “한국의 거대금융기업들이 고객자산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신뢰와 실력이 있다고 믿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면서 “이런 탓에 시중자금이 부동산시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을 넘어선 자산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권과 주식의 중간인 메자닌 방식의 부동산신탁펀드는 판매자들의 달콤한 유혹에도 매우 높은 투자위험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이미지= 웰스매니지먼트 홈페이지(https://www.wealthmanagement.com) 화면 캡처
채권과 주식의 중간인 메자닌 방식의 부동산신탁펀드는 판매자들의 달콤한 유혹에도 매우 높은 투자위험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이미지= 웰스매니지먼트 홈페이지(https://www.wealthmanagement.com)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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