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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회계업계 결산] 2021년 지배한 ESG…활짝 웃은 회계업계
[2021년 회계업계 결산] 2021년 지배한 ESG…활짝 웃은 회계업계
  • 이유리 기자
  • 승인 2021.12.15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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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회계사 몸값에 ESG 인증 신시장 창출
스포트라이트 밖에선 공익법인 회계담당자들의 속앓이
고승범 금융위원장(가운데)과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왼쪽),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11월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회계의 날 기념식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년은 IFRS 도입 10년, 회계개혁을 위해 도입한 신외부감사법이 시행된지 3년 되는 해다. 

올 한해 경제·경영계를 휩쓴 이슈는 ESG였다. 

2021년 첫 날 부터 재계의 총수들은 너도나도 ESG 를 경영화두로 내세웠다. 

기후위기 이슈 대응에서 비롯된 환경 이슈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까지 확장하며 기업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투자자에게 주는 정보가 중요해 지면서 이슈의 주도권은 회계업계로 넘어간 듯 보인다. 

기존에 기업의 재무적인 정보를 감사해 온 회계업계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에게 전달하기 위한 비재무적 정보에 대해서도 인증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IFRS 재단이 올해 ISSB 를 공식발족함에 따라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되던 ESG 인증은 회계업계 위주로 시장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신 외부감사법 시행 이후 국가경쟁력 평가기관인 IMD 발표 회계투명성 순위에서 2017년 63위로 꼴지 수준이었던 한국이 2020년 46위, 2021년 37위로, 최근 2년 순위가 급상승하는 등 회계개혁이 어느정도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회계개혁으로 도입된 주기적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으로 보수 등 기업의 회계감사 부담이 높아졌다는 볼멘 소리도 있다. 

회계업계는 시간당 감사보수는 10년 째 제자리라면서 주기적 지정제 이후 댜소 높아진  시간당 감사보수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회계개혁의 성과와 과제. 올 한 해 회계업계를 정리해 본다. 
 

◆ESG 열풍에 경영자문 증가…빅4 회계법인 실적 활짝 

국내 회계법인의 매출이 지난 사업연도에 4조원을 넘어섰다. 

10월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사업연도 국내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이 기간 회계법인은 전기보다 10개 증가한 195개였고 전체 매출액은 11.3% 증가한 4조3640억원이었다.

특히 삼일·삼정·한영·안진 등 4대 회계법인의 매출은 2조1617억원으로 전기 대비 9.2% 증가했다.

빅4의 총 매출합계가 2조원을 넘어선 건 최초다.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관련 전략과 사업계획 수립에 대한 자문 수요가 늘면서 특히 경영자문 부문에서 성장세가 뚜렷했다.

국내 빅4 중 2020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 1위는 삼일회계법인(7633억원)이다. 삼정회계법인(6202억원)과 한영회계법인(4036억원), 안진회계법인(3746억원)은 그 뒤를 이었다.

삼일회계법인이 제51기(2020년 7월~2021년 6월) 사업보고서 통해 밝힌 7633억원 매출은 지난해(6847억원) 대비 11% 이상 성장한 규모다. 

사업부문별로는 경영자문이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했다. 경영자문 부문은 지난해 2635억원에서 올해 3125억원으로 18.6% 성장했다. 세무자문은 1851억원에서 2018억원으로 9%, 감사부문은 2360억원에서 2488억원으로 5.4% 성장했다.

삼정회계법인은 2020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기준 620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 회계연도(5616억원) 대비 약 10% 성장한 규모다. 

역시 경영자문 매출이 329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회계감사 매출은 194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1%를, 세무자문 매출은 965억원으로 16%를 차지했다.

한영회계법인은 회계감사와 인수·합병(M&A) 시장 수요에 힘입어 2020 회계연도(2020년 7월~2021년 6월) 기준 매출 4036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 회계감사 부문 성장세가 10% 이상 나타났다. 

감사 등으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고품질 회계감사 서비스를 제공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전략·재무자문 부문은 조선·항공·해운 산업 구조조정 자문, 사모펀드 인수 관련 사업 실사, 대기업·중견기업 성장전략 자문,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관련 매각 자문 등 분야에서 성과를 올렸다. 

전략 특화 컨설팅 조직 EY파르테논도 두산공작기계 인수를 비롯한 M&A 시장 및 구조조정 시장에서 약진했다.  세무자문 부문은 국내 중견그룹들에 대한 국내조세자문 분야에서 성과를 나타냈고, 대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관련된 국제 조세 자문 분야에서도 강세를 이어갔다.

안진회계법인은 2021 회계연도(2020년 6월 1일~2021년 5월 31일) 37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기(3453억원) 대비 8.5%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32%가량 증가한 132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경영자문 매출이 1746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회계감사(1207억원)와 세무자문(793억원)이 뒤를 이었다. 회계감사 부문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안진회계법인의 회계감사 부문 매출은 12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가량 증가했다.

안진회계법인이 2020년부터 삼성전자의 외부감사를 맡게 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주기적감사인 지정으로 지난해 삼일회계법인과의 감사 계약을 해지하고 안진과 3년간 감사 계약을 맺었다.

 

◆감사와 자문수요 증가로 몸값 높아진 회계사

‘신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도입된 표준감사시간, 주기적지정제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감사 분야에 회계사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최근 경영의 화두인 ESG에 대한 자문 수요까지 회계사 수요가 높아졌다. 

두 해 전까지만 해도 회계업계 의 과다경쟁을 막기 위해 공인회계사 최소선발인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금 회계업계의 화두는 ‘인력난’이다. 

올해 빅4에서 1200명 가까이 신입 회계사를 선발했지만, 중견·중소 회계법인에서는 회계사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올해 삼일회계법인은 신입 385명을 선발했고, 삼정은 7년 연속 최다 인원인 390명을 뽑았다. 한영과 안진도 신입 회계사를 각각 220명, 170명 채용했다.

최근 인수합병 M&A) 시장 활성화로 회계사들이 금융권,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등으로 이직이 활발해지면서 전반적으로 회계사의 수요가 커졌다. 

올해 선발된 공인회계사의 채용이 빅4에 쏠리다 보니 중소회계법인의 인력난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인공지능(AI) 감사 등 회계 업무가 디지털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회계사 수요가 줄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선발 인원 수 축소 조정의지를 내놓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 공인회계사 자격제도심의위원회는 지난 11월 26일 내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인원을 3년 연속 같은 수준인 1100명으로 결정했다.

 

◆높아진 회계투명성 요구에 상충되는 규정으로 고전하는 비영리 회계

지난해 정의기역연대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공익법인의 회계투명성을 위한 공시부담도 커졌다. 

대기업 계열의 재단 등 규모가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공익법인 등 비영리단체는 적은 규모와 인력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회계전문가가 없는 곳도 많은데다, 공익법인에게 적용되는 회계와 세법 등 제도들이 상충하고 있어 현장의 담당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공익법인이 기부자로부터 증여받은 재화를 처분해 목적사업에 사용하려고 하는 경우 일반 증여에 견줘 오히려 세부담이 더 커서 불합리한 세법상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공익을 위한 기부자의 선의와 달리 기부물품을 회계나 세무처리를 하기 위한 평가방법이 공익법인에게 불합리한 과세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세법 해석과 개정권한을 갖고 있는 기재부나, 세법 해석과 집행을 하는 국세청 등 관계 기관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비영리에서 쟁점으로 삼는 것은 법인세법 시행령 제72조제2항제5의3에서 공익법인이 기부받은 자산에 대한 세법상 해석이다.  ‘사업소득과 관련이 없는 자산(개인의 경우만 해당한다)의 경우에는 취득 당시의 소득세법시행령 제89조에 따른 취득가액을 말한다’의 해석인데, 조문의 괄호 안에 있는 표현이 논란의 화근이다. 공익법인이 기부받은 재산을 처분하는 경우 처분이익에 대한 법인세를 산정할 때 과세관청은 기부자 개인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해석해 과세하고 있다. 반면 공익법인은 기부받을 당시 시가로 계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영리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공인회계사들은 현재의 공익법인 회계 관련 제도가 구조적인 모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세관청의 보여주기식 회계투명성 일방적인 추진이 아닌, 공익법인 세무와 회계를 둘러싼 제도의 합리화가 진척되기를 기대한다. 

 

◆ESG 이니셔티브 쥔 회계업계… ESG인증 서비스 새로운 시장될 듯 

국제회계기준위원회(IFRS)재단은 11월 3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최근 ESG 투자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통일된’ ESG 공시 규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IFRS재단은 140여 개국에서 활용하는 회계기준을 제공하고 있어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ESG 공시 기준을 구축하기에 적합한 기구로 평가돼 왔다. ISSB는 ‘환경’ 단위에선 ‘기후변화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CFD)’의 공시 표준을, ‘산업별 공시’에선 미국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의 기준을 주로 인용했다.

ISSB 는  고품질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국제 표준(global baseline)을 개발해 현재 기업에서 각각 다양한 기준에 따라 지속가능성 보고서 또는 ESG 보고서 등의 이름으로 공시하는 정보의 단일 기준을 제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관에서 수행하던 ESG 인증업무를 회계법인들이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ESG 외부인증과 시장 활성화 및 ESG 전문가 양성방안 마련을 추진사업으로 공표한 바 있으며, 올해 빅4의 ESG 관련 경영자문 매출이 증가에 따라 ESG 인증과 전문가 양성이 회계법인의 새로운 시장으로 창출은 기정사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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