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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 ‘삼쩜삼’ 대응 관련 집행부 성토로 ‘와글와글’
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 ‘삼쩜삼’ 대응 관련 집행부 성토로 ‘와글와글’
  • 이대희 기자
  • 승인 2022.02.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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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세무사고시회의 강남경찰서 진정서 제출 규탄시위 후 폭발적으로 게재
-“플랫폼 시장잠식에 세무사회는 지켜만 볼거냐” “고시회와 공동 대응하라”
-삼쩜삼, 고발 개의치않고 유아인 공식모델로 TV,유튜브 광고 등 더욱 공격적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세무플랫폼 '삼쩜삼'의 유아인을 모델로 한 TV 등 광고 화면.

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 세무사 전용 게시판이 ‘자유게시판’ 폐쇄 2년여 만에 불이 났다.

“세무플랫폼의 시장 잠식 행위를 그저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세무사회는 ‘삼쩜삼’ 광고를 이대로 둘 생각인가? TV 광고모델(유아인)이 ‘이건 시작일 뿐’이라 하고 있다.”

“세무사고시회가 고소했으니, 고시회가 알아서 하겠거니 마시고 세무사회도 나서서 세무사 업역 지켜내라.”

“고소와 수사에도 1년째 이어지는 삼쩜삼의 환급신청 대리에 (세무사회가)어떻게 대응했는지 그간의 경과를 회원들에게 보고하라.”

21일 세금환급 ‘삼쩜삼’과 세무사회 집행부를 향한 분노의 글로 도배된 이같은 홈페이지 게시판의 긴장감과 관련, 한 세무사는 “세무플랫폼의 업역 침탈 위기감이 극에 달했는데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집행부에 회원들의 인내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한국세무사고시회(회장 이창식)가 ‘삼쩜삼’ 불법세무대리를 수사하는 강남경찰서 앞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고 기소촉구 의견 진정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한국세무사회는 뭐하고 있냐’는 성토의 글이 세무사회 홈페이지 회원전용 게시판에 폭주했다.

2년 전 세무사회가 회원들이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는 ‘자유게시판’을 일방적으로 폐쇄한 이후 이같이 홈페이지가 뜨거워진 적은 처음이다.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창구가 막히자 ‘회무개선 건의방’으로 몰려들어 ‘시위’에 나선 것이다.

회원들이 올린 게시판 글은 세무플랫폼의 불법적 행태를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하는 자괴감과 분노가 적나라하게 표현돼 있다.

A세무사는 ‘세무사회는 삼쩜삼 광고를 이대로 둘 생각인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세무사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AI로 포장하고 세금환급 광고를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완전히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공격적인 광고행위에 대한 분노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5월 종합소득세는 시작일 뿐 연말정산, 기장대리까지도 할 수 있다. 광고모델도 그러더군요, ‘이건 시작일 뿐’이라고...”라며 “세무사회가 강력하게 대처해 달라”고 주문했다.

세무사회 임원을 지낸 B세무사 역시 “작년 고시회에서 경찰에 고소하고 수사를 촉구했으나 관할 경찰서의 수사결론이 1년 가까이 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삼쩜삼은 공중파 광고와 유튜브 등을 이용해 다가오는 5월에 최대실적을 노리고 있다”며 “본회 업무정화팀에서 일을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경과를 회원들에게 밝히고 앞으로 대응 계획에 대해 소상히 고지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통해 앞으로 전회원의 역량을 결집해야만 삼쩜삼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는 회원들을 보호하고 회원의 알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경과보고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세무사사무실 직원으로 10년 넘게 근무하다 합격해 2015년 개업했다는 C회원은 “요즘처럼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한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그토록 원하던 세무사법이 개정되었지만 현실엔 변한 것이 없다”며 “오히려 조롱하듯 더욱 힘차게 광고를 하고 있는 많은 플랫폼 회사들을 보면서 회 차원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또 할 예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또한 “혼자가 힘들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하는데 나아갈 방향을 정해주지 않으니 서로 다른 방향으로 미미한 외침만이 느껴지는 것 같다”며 “회 차원에서 가이드를 주고 같이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2년전 세무사시험에 합격해 개업했다는 50대의 D세무사도 세무플랫폼의 업역 침탈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고시회와 세무사회의 공동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어렵게 세무사시험에 합격하고 세무사법 효력정지로 등록을 1년 6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등록만이 끝이 아니군요”라며 “세무사 일을 탐내는 무자격자들이 겹겹이 포진하고 삼쩜삼이 대표적으로 우리의 수익을 빼앗아 가려하고 있는데도 고시회 따로 세무사회 따로 소 닭보듯 할 건가”라고 분노감을 표출했다.

또한 “외부의 위기에 내부인들은 때로 뭉쳐서 싸우고 등 뒤를 지켜줘야 한다”며 “고시회가 고소했으니, 고시회가 알아서 하겠거니 하지 말고 세무사 전체의 일이니 세무사회도 나서서 업역이 지켜질 수 있도록 지원을 부탁한다”고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지난 16일 한국세무사고시회 이창식 회장과 임원진들이 서울 강남경찰서 앞에서 삼쩜삼 수사의 조기종결과 기소촉구 의견을 낼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 전달과 함께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세무사고시회 이창식 회장과 임원진들이 서울 강남경찰서 앞에서 삼쩜삼 수사의 조기종결과 기소촉구 의견을 낼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 전달과 함께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E세무사는 세무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가 최근 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언론기사를 소개하며 세무사회의 강경한 대응책을 요구했다.

그는 “삼쩜삼 등의 불법세무대리 활동이 근절되기는커녕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TV광고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등 확장일로에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단순경비율 납세자 대상으로 환급서비스를 진행해 큰 타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대규모 투자를 받아서 단순경비율 대상자 외의 간편장부대상자, 나가서 복식부기의무자들에 대한 시장까지 넘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번 성장하고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삼쩜삼 등의 업체가 우후죽순 더 발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무사 시장은 무자격자들에게 잠식당할 우려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며 “개정 세무사법 취지에 맞게 법적대응 등 단호한 대처를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시대적 흐름에 맞춰 회원들이 편리한 플랫폼으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본회 차원에서 고객 서비스 플랫폼 등의 제작도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F세무사는 “삼쩜삼은 AI라고 광고하지만 경찰에서 조사해보면 삼쩜삼과 연계되어 있는 세무사가 세무대리 업무를 한 것이 밝혀질 것”이라며 “세무사가 수임동의를 받지 않고 납세자 본인 아이디 비번으로 대신 신고를 할 수도 있는데 이것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세무사 관여 여부에 대한 회 차원의 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국세청에 본인인증 강화 또는 아이피 추적을 건의해서라도 불법세무대리 근절에 힘써달라고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G세무사 역시 “TV를 틀 때마다 삼쩜삼 광고가 나오는데 삼쩜삼의 세무대리가 세무사법 위반은 아닌지, 세무사법 위반이라면 세무사회에선 대응을 할 수는 없는지 너무 궁금하다”면서 “TV광고 끝부분에 유아인이 ‘이건 시작일뿐’ 하고 끝난다. 프리랜서 신고대리를 시작으로 기장시장까지 독식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세무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밖에도 많은 세무사들이 “삼쩜삼 광고가 도를 넘었다” “세무사회 차원의 강력한 법적대응이 필요하다” “세무사고시회와 협력하여 삼쩜삼 문제를 해결하라” “세무사회 차원의 입장이 궁금하다”는 등의 다양한 대응 촉구 글이 게재됐다.

이러한 회원들의 강경대응 촉구 글에 대해 세무사회는 “삼쩜삼 업체에 대해 세무사회는 21년 3월 2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고, 2월말에 수사가 종결된 예정”이라며 “삼쩜삼의 영상광고와 옥외광고 행위에 법률자문을 통해 대응책을 모색하였고, 수사결과에 따라 대응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세금 신고·환급 프로그램 ‘삼쩜삼’은 누적 가입자수 800만 명에 달하고 최근 3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하는 등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며 세무·회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세무업계의 반발과 경찰 수사의뢰를 개의치 않고 삼쩜삼의 인지도 강화를 위해 지난달 하순부터 유명배우 유아인을 브랜드의 공식모델로 한 지상파와 케이블TV, 유튜브 광고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등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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