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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탑산업훈장] 세금 더내기 위해 법인전환 안 한…에이스산업사 이기철 대표
[금탑산업훈장] 세금 더내기 위해 법인전환 안 한…에이스산업사 이기철 대표
  • 이유리 기자
  • 승인 2022.03.03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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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회 납세자의날, "국가경제 이바지" 신념 …개인사업자로 높은 세율 납세 정평
생활을 밝히는 불꽃…K-일회용라이터의 자존심 에이스산업사
'36년 일회용라이터 외길' 국내 유일 제조사…협회도 없어 외로운 시장 방어
수입 일회용라이터 대응, 장기간 가격 인상 억제해 '소비자 보호' 역할도
정부 "일생을 통한 활동으로 사회발전에 공적 있는 원로…금탑산업훈장 수여"
에이스산업사 라이터 제조 공정 중 직원들이 '불검사' 를 하고 있다.
에이스산업사 라이터 제조 공정 중 직원들이 '불검사' 를 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500원이면 살 수 있는 일회용 가스 라이터. 

1990년대 100~200원 하던 껌의 소비자가격은 지금은 1000~2000원으로 30여년간 소비자 물가가 많이 올랐다. 

1000원 미만 제품을 편의점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2022년, 우리가 일회용 가스 라이터를 아직도 500원에 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회사가 국내 기업으로 버티고 있어서이다. 

에이스산업사.

1986년 일회용 가스 라이터 제조사로 설립이후 1997년 IMF 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중국산 수입라이터 공세 속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아 국산 일회용 가스 라이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일회용 가스 라이터 약 40%가 에이스산업사 제품이다.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인상에도 일회용 라이터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소비자가격을 500원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기술력과 품질관리 덕분이다. 

슈퍼마켓에서는 ‘불티나’, 편의점에서는 ‘에이스' 브랜드로 소비자와 만나고 있는 국산 일회용 가스라이터가 없었다면 중국산이 장악한 시장에서 우리는 현재 라이터 하나에 1000원을 지불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정부는 올해 만 91세인 에이스산업사 이기철 대표를 제56회 납세자의 날 모범납세자 중 가장 높은 상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모범납세자는 세금을 성실하게 내면서도 일자리 창출 및 사회 공헌 등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정부포상이다. 

국세청과 행정안전부는 "모범납세자 훈격 중 1등급 훈장인 금탑산업훈장은 일생을 통한 활동으로 국가 사회 발전과 해당분야 발전에 지대한 공적이 있고, 국민적 추앙을 받는 원로급 인사에게 주어지는 영예"라고 설명했다.

에이스산업사는 36년간 일회용 라이터 시장을 지켜온 국내 유일의 회사로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시장지배자이면서도 이기철 대표가 개인사업자로 운영하고 있다. 

에이스산업사는 법인 전환을 하지 않은 이유를 “세금을 더 많이 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6.25 전쟁을 경험하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기도 한 이기철 대표는 사업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때문에 세무전문가들의 오랜 권유에도 사업체를 법인 전환 하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운영하면서 법인세율(22%)이 아닌 소득세율(42%)로 세금을 내고 있다. 

에이스산업사는 57명 임직원 대부분이 지역주민이며, 대부분 10년 이상 근속하는 지역의 알짜배기 일터이기도 하다. 

일회용 라이터는 인류 생활에 꼭 필요한 불을 공급하는 소모품으로, 이기철 대표는 일회용 라이터의 시장성이 영속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간단해 보이는 작은 크기의 라이터는 위험물질인 가스를 담고 있어 안전을 위한 여러가지 규제기준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한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관리 없이는 만들어낼 수 없는 제품이다. 

에이스산업사는 36년간 일회용 라이터에만 올인(all-in) 했다. 

1986년 설립 당시에는 국내에 일회용 라이터를 제조하는 경쟁 업체들이 있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유일하게 생존했다. 

이동현 에이스산업사 총괄부장은 “다른 회사들은 일본이나 독일에서 제조 설비를 수입했기 때문에 외환위기 때 설비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불량률이 높아졌지만, 에이스산업사는 설비를 자체제작했기 때문에 기계가 고장 나도 부품을 가공해 유지보수 했기 때문에 불량 없이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외환 위기를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불량이 나오면 생산량이 떨어지는데, 수입 설비를 쓰는 회사들은 금방 대처가 되지 않아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아 경쟁력 자체가 없었으며 그 빈자리를 중국산 수입라이터가 차지했다. 

국내 제조사들이 문을 닫고 중국산 라이터가 저가로 수입되면서 에이스산업사는 시장 방어가 어려웠다. 

업계의 단독회사로서 협회도 없어 덤핑 수입에도 관세를 부과하라는 요구도 정부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에이스 라이터는 그 어떤 일회용라이터 보다 튼튼하고 안전한 품질력과 원가요인 인상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유지해 품질과 가격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춰 중국산 공세에도 4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일회용 라이터는 연간 1억 5000만개 정도가 팔리고 있으며, 이 중 7000만 개가  에이스산업사의 에이스/불티나 라이터이다. 

소비자물가가 매년 올라 1990년대 100~200원 하던 껌이 지금은 1000~2000원에 팔리고 있지만, 에이스산업사는 80년대 부터 90년대 말까지 300원을 유지하고 2000년대 초에 400원으로 그리고 2018년이 되어서야 현재의 가격인 500원으로 인상했다. 

국내 일회용 라이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이스산업사가 가격을 억제하면서 그 효과로 중국산 수입라이터도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높아진 원가와 인건비 속에서도 시장지배자인 에이스산업사가 어떻게 400~500원 하는 라이터를 만들 수 있는지, 대기업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10여 년 전에는 삼성전자 기술연구소에서 에이스산업사를 방문해 노하우를 배워가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임원이 직원들에게 "원가를 계산하면 하나에 400원 하는 라이터가 판매될 수 없는데, 그 경쟁을 어떻게 이겨내고 중국 수입제품을 어떻게 방어했는지 그 노하우를 배워 오라"고 주문했다고 이동현 에이스산업사 총괄부장은 기자에게 귀뜸했다. 

삼성전자가 다녀간 이후에는 현대자동차에서도 방문을 타진했다고 한다. 

미세한 작은 부품들을 조립해 원가 절감과 품질 관리하는 과정이 전자제품의 제조 공정과 맥을 같이 하는 면이 있어 세계적인 제조회사의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기철 대표

올해 만 91세인 이기철 대표는 1986년 3월 에이스산업사를 설립, 성실한 납세로 1995년, 2004년, 2010년 납세자의 날에 각각 국세청장상, 재정경제부장관상, 중부지방국세청장 상을 수상했다. 

근검, 절약, 성실의 경영철학으로 에이스산업사를 경영해 작은 부품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고 철저한 품질관리로 에이스산업사를 국내 유일한 일회용가스라이터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가스라이터의 품질과 안전 관리를 위해 어린이 안전장치, 라이터 구조와 조립공정, 조립기계, 가스 주입기술 등 특허를 보유해 수입 라이터의 공세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며 시장지배자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또한 여러가지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라이터 가격을 장기간 인상하지 않고, 인상을 최소화해 90년대 300원이었던 라이터의 소비자 가격을 현재 500원으로 유지하면서 수입라이터들이 가격 인상을 방어해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경제에 이바지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회사를 법인전환하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운영하면서 법인세율 보다 높은 소득세율로 납세하고 있으며, 지역의 복지시설에 장기간 기부하면서도 이를 소득공제하지 않고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재미있는 라이터 이야기 

일회용 가스라이터에는 부싯돌 원리를 이용한 돌라이터, 딸깍 하고 켜는 전자라이터, 그리고 바람에도 불꽃이 흔들리지 않는 터보라이터가 있다. 

에이스산업사의 라이터는 부싯돌 원리를 활용한 돌라이터이다.  전자라이터와 터보라이터는 대부분 중국산으로 에이스 라이터 보다 가격도 비싸다. 

전자라이터의 소비자가격은 600~700원, 터보라이터는 1000원이다.

국내산 500원 짜리 라이터가 없었으면 수입업체들이 가격을 벌써 1000원으로 올렸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손가락 길이만큼 작은 라이터에는 23가지 부품이 들어간다. 

탱크, 노즐, 돌집, 바람마개, 기둥 등 눈에 띄는 부품부터 쌀알갱이만큼 작은 플라스틱 부품 등이 라이터를 구성한다. 

가스를 사용해 불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기준도 까다롭다. 

액화한 가스는 팽창하려는 성질이 있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섭씨 65도씨에서 4시간 동안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돌을 돌려서 불을 켜는 과정에서 어린이의 힘으로는 돌이 돌아가서는 안된다. 

100명의 4세 어린이가 라이터를 돌려서 97명이 켜지 못해야 합격 제품이다. 

가스를 일정한 양으로 끝까지 끌어올려 사용할 수 있도록 극세사 8100 가닥으로 짠 ‘기둥’이 에이스 라이터의 핵심 경쟁력이다. 

공산품인 라이터도 와인처럼 숙성 기간을 거친다. 차가운 가스가 들어간 라이터 완제품은 일주일 이상 따뜻한 곳에서 숙성해야 안정화 된다. 

에이스산업사는 전체 공정에 들어가는 설비를 모두 자체 개발했다. 36년간 축적된 기술을 적용해 계속 업그레이드 했다. 수동설비가 반자동이 됐으며, 지금은 전자동으로 공정이 돌아간다.

라이터 1박스에는 1000개 라이터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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