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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세무사회장 선거 불법‘혼탁 왜? ⓶선관위 장악하면 ’게임 끝...‘
<기획>세무사회장 선거 불법‘혼탁 왜? ⓶선관위 장악하면 ’게임 끝...‘
  • 이대희 기자
  • 승인 2022.03.22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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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원회=선거관리위원회’ 잘못된 선관위 구조 개선없이 공정선거 불가능
-회원 선출 윤리위원장 위원 임명권 없어 윤리위 사실상 회장측 인사로 구성
-친 집행부 선관위, 소견문·홍보물 일상적 용어도 ‘비방’ 판단 가차 없이 삭제
지난해 6월 치러진 세무사회장 선거 당시 A 회장후보의 홍보물에서 '상식' '공정한' '50%' 등의 문구가 선관위에 의해 삭제돼 가려져 있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세무사회장 선거 당시 B 회장후보의 홍보물 공약사항 중 많은 부분이 선관위에 의해 삭제된 채 발송된 모습.

#사례1

지난해 6월 치러진 세무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A후보의 홍보물.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세무사회’란 공약 문구에서 ‘상식’과 ‘공정한’이란 단어가 선관위에 의해 삭제됐다.

‘실적회비 50% 인하와 복식부기 도입’ 중 ‘50%’란 단어 역시 쓸 수 없었다.

“세무사회가 언제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고, 공정하지 않았느냐?”라는 게 선관위가 ‘상식’과 ‘공정’을 칼질한 이유다. ‘50%’란 단어를 사용 못하게 한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서..”란다.

이 외에도 ‘여의도 마당발’ 등 후보자의 이미지를 강조한 상징적 표현도 삭제되는 등 많은 문장과 문구가 사라진 채 흉물스런 홍보물이 회원들에게 전달됐다.

#사례2

지난해 세무사회장 선거에 나섰던 B후보는 자신의 홍보물에도 없는 내용을 홍보물에 실어 ‘비방’한 특정 회장후보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로 이의신청을 했지만 선관위가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어이없어 했다.

B후보는 홍보물 초안 제출시 기재한 “고시회 출신 세무사 국세공무원 특채 및 정계진출 희망자 발굴지원”이 선관위 검토과정에서 삭제됐는데도 특정 후보가 홍보물을 통해 “그건 이렇습니다... 허황된 주장입니다”라는 내용을 실어 자신을 비방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황당해 했다.

그는 홍보물 초안에도 없었던 “국세청 8급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 등의 문구를 사용해 자신을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은 선거관리규정 위배 행위로 후보자격박탈 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야 말로 세무사회 선관위의 선거관리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다. 칼날을 휘두른 명분이 가히 ‘코미디’를 방불케 하며, 무소불위의 권능을 갖고 있다.

‘상식’과 ‘공정’이란 일상적 단어를 삭제당한 채 선거를 치렀던 A후보측은 “‘상식’이란 단어조차 사용 못하게 하는 선관위의 처사는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반발하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캠프 관계자들은 “도대체 무슨 단어를 사용해야 선관위 검열을 통과할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B후보측은 “나의 선거공보, 소견문, 홍보물 초안을 접촉할 기회가 없는 특정 감사후보까지도 특정 회장후보가 주장한 허위사실과 비방내용 문구를 홍보물에 적시해 놓은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런 부당한 처사가 조세전문가단체라 자부하는 한국세무사회의 선거현장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며 선관위 구성과 선거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런 무소불위의 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 권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후보 말문을 막고, 유권자인 세무사의 선거운동 참여는 철저히 제한하는 시대착오적인 ‘임원선거관리규정’과 친집행부 인사로만 채워지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구성 때문이라는 게 회원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모든 선거의 기준이 되고 후보자와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보장하는 ‘공직선거법’과 달리 세무사회 선거규정은 회원의 선거운동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 “후보 및 선거권이 있는 자는 누구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라고 명시한 대한변협 선거규칙 제11조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후보자와 회원 등은 선거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나 카카오 등 SNS를 통한 선거운동 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토론회와 공청회도 허용하지 않는 지극히 후진적인 규정이다.

여기에다 세무사회장이 100% 임명하는 윤리위원회의 위원들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 때문에 세무사회 선관위는 사실상 집행부가 관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많은 회원들의 지적하고 있다. “세무사회 임원선거는 집행부가 미는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게임”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식’이란 단어조차 소견문과 홍보물에서 삭제하는 어이없는 선거관리가 가능한 이유다.

세무사회 임원선거에서 후보 홍보물은 매번 선관위의 '칼질'로 누더기가 되기 일쑤다. 지난해 6월 치러진 회장선거 당시 선관위에 의해 1개면 대부분과 공약의 상당 부분이 삭제된 채 흉물스러운 임채룡 후보(좌측)와 김상현 후보(우측)의 홍보물.

선관위 장악 특정세력 '영구집권' 가능 구조…자신들 내세운 후보 갈아치우기도

이러니 특정세력의 영구집권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심지어 자신들이 내세워 당선시킨 후보라도 비위에 거슬리면 가차 없이 다음 선거에서 갈아치우는 형국이다.

이런 후진적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진작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선거의 유불리만 따지는 역대 집행부의 이해타산으로 선거규정은 고쳐지지 못하고 있다.

2019년 6월 선거에서 당선된 한헌춘 윤리위원장은 당시 원경희 집행부가 인선한 윤리위원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세무사회 윤리위원회는 회원들로부터 직접선거로 선출된 윤리위원장이 자신과 함께 일할 윤리위원을 단 한 명도 선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권한 없는 윤리위원장을 뭐 하러 회원 직접선거로 뽑느냐”는 목소리가 많았던 터였다.

한헌춘 위원장은 2019년 윤리위원장 당선 후 윤리위원 선임과 관련, 지방세무사회별 회원 수에 비례한 인원배정을 당시 원경희 회장에게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선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9월 한 위원장은 “임원선거 이후 50일 가까이 원경희 회장과 윤리위원 선임을 조율, 윤리위원 유경험자 등 후보군을 추천했으나 현 집행부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세무사들은 모두 제외됐다”고 인선에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윤리위원장이 직접선거로 선출됨에도 위원 임명권을 세무사회장이 행사, 친 집행부 인사 위주로 윤리위원회가 구성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윤리위 독립성 확보를 위해 ‘위원 추천권을 위원장이 갖고 추천자에 대해 회장이 임명’하며, 일정 수의 지방회별 지역회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하는 등 회칙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리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의 독립성 확보와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역부족이었고 선거규정 개정은 여태껏 논의조차 되지않고 있다.

지난 3월 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공화당 후보의 홍보물. '000 좌파독재정권' 등의 용어가 삭제되지 않고 유권자들에게 발송됐다.

그렇다면 기성 정치권은 어떻게 선거를 치르고 있을까. 지난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무려 1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들의 선전홍보물은 선거 전 4420만 유권자에게 전달됐고, 여기에는 현 정부 비판과 함께 자신의 국정수행 관련 주장과 공약 등이 담겼다.

그런데 이 홍보물에서 문단이나 문장이 공란으로 지워져 있거나, 문구가 ○○○○ 등으로 삭제 처리된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그런 것을 찾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000 좌파독재정권’ ‘코로나지원금 1인당 1억원 지급’ 등의 주장과 공약도 여과 없이 국민에 전달됐다. 판단은 국민이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유일 조세전문가단체라 자처하는 한국세무사회 임원선거에서는 집행부를 비판하는 회장, 윤리위원장, 감사 후보의 홍보물과 소견문이 매번 문장과 문구 또는 사진이 삭제된 채 흉물 상태로 회원들에게 전달됐다. 홍보물의 1개면이 통째로 사라진 경우도 왕왕 있었다.

소위 선관위의 무소불위 ‘칼질’이다. 이런 현상은 10여 년 전 특정 회장의 3선 출마 이후 부쩍 심해졌고 회원들의 선거혐오를 부채질했다.

서울 송파의 한 회원은 “선거 때마다 갈라지는 회원분열과 고소·고발의 혼탁으로 세무사 위상을 깎아먹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시대착오적 임원선거규정을 뜯어고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최소한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규정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회의 권력을 장악한 집행부가 자신들에 유리한 규정을 바꾸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기’인 만큼 회원들 관심만이 잘못된 제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각성을 촉구했다.

경기 분당의 다른 회원은 “직선 윤리위원장이 위원을 한 명도 선임하지 못하고 회장 측근들로 채워지는 전혀 독립적이지 못한 윤리위원회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윤리위원장을 회원이 직접 뽑는 취지에 부응하고 공정 선거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절반 정도의 윤리위원은 윤리위원장이 임명하도록 회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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