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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칼럼] 70년 묵은 접대비, 손볼 때가 되었다
[국세 칼럼] 70년 묵은 접대비, 손볼 때가 되었다
  •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본지 논설위원)
  • 승인 2022.05.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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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경영하는데 꼭 필요하면서 내수(內需)까지 진작시키는 효과가 있는데도, 항상 곱지 않은 시선만 받는 지출 항목이 있다. 기업에서 쓰는 ‘접대비’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출하는 접대비 규모는 11조원(2020년 현재 11조7468억원)을 훌쩍 넘는다. 기업들은 경영에 꼭 필요한 비용을 접대비로 지출해 놓고도 막상 법인세를 계산할 때 손금으로 인정되는 부분은 전체 지출금액에 비하면 그야말로 ‘쥐꼬리’ 수준이다. 흥청망청 쓴 것 모두 손금산입 허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너무 과도한 묶어놓기는 기업들의 경영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세법에서는 기업이 영업상 필요에 따라 지출한 접대비라도 일정 한도를 초과하면 그 초과액은 세무계산상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즉 연간 지출금액이 1200만원(중소기업의 경우 3600만원)에다 매출액 100억원 이하의 경우 0.3%, 100억원 초과 500억원 이하의 경우 0.2%, 500억원 초과의 경우 0.03%를 합친 금액을 한도로 하고 있다. 물론 그 외에도 기타수입금액에 대해서 소정의 한도액이 주어진다. 따라서 기업이 필요에 따라 지출하였더라도 세법상 한도액을 초과하면 각 연도의 소득금액 계산에 있어 비용인정을 받지 못하고 세금을 물어야 한다. 

 

「접대비」 보다는 「대외협력비」 나 「거래증진비」로 바꾸어야

 

접대비란 “접대, 교제, 사례 또는 그 밖의 어떠한 명목이든 상관없이 이와 유사한 목적으로 지출한 비용으로서 내국법인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업무와 관련이 있는 자와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지출한 금액을 말한다”라고 법인세법 제25조 제1항은 정의하고 있다. 이런 세법상 접대비 손금불산입 규정은 6·25전쟁 중인 1950년에 신설됐다. 

당시 법인세법 제4조에는 “법인이 각 사업연도에서 지출한 기부금·접대비 또는 이에 유사한 지출금으로서 대통령령의 정하는 바에 의해 계산한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의 금액은 소득 계산상 이를 손금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기업의 원활한 영업활동을 위해 관련 거래처와 교류가 필수적임에도 접대비 한도를 규제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당시의 입법 취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1950년 국회의사록을 보면 “접대비 지출을 제한해 법인의 손익계산에 예외를 두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추측건대 이는 당시 특수한 시대 상황 때문에 ‘접대’라는 단어가 주는 불건전하고 향락적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됐고, “접대=규제대상”이라는 왜곡된 모습으로 오늘에까지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기업들이 원하는 접대비 손금 한도 인상 의견은 마치 금기 영역이나 되는 것처럼 취급되어 왔다. 재계가 접대비 용어 개선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2018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접대비 용어의 이미지를 두고 부정적(35.7%)이라는 응답이 긍정적(14.0%)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용어변경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절반(50.7%)을 넘었다. 

중견기업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경영활동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지출되는 비용인데, 접대라는 용어가 순기능보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해서 기업의 정상적 거래증진 활동에 국민의 인식을 왜곡시키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세제 당국도 접대비 용어변경을 두고 대안을 검토했으나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하지만 기업이 선진화되고 내부 통제시스템도 크게 향상된 현실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본다. ‘대외협력비’, ‘거래증진비’ 등 적절한 용어로 바꾸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접대비 규제 완화로 내수진작 효과를

 

2019년 세법개정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접대비 기본한도를 2400만원에서 3600만원으로 1.5배 올렸다. 또 수입금액별 한도 금액도 매출액 100억원 이하인 경우 0.3%로, 100억원 초과 500억원 이하인 경우 0.2%로 상향 조정했다. 이 법안들의 통과로 중소기업들의 거래활동과 내수경제활동에도 숨통이 트이는 듯 보였지만, 우리 경제를 강타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 입장에서 미흡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반기업의 기본한도는 아직도 1200만원 그대로다. 특히 접대비 지출이 많은 기업(500억원 초과)에 대한 한도는 0.03%로 매우 인색한 편이다. 지난해 사용한 접대비의 상당 부분을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한 비율은 전체기업 10곳 중 4곳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대기업·중견기업 비중이 60%가 넘는다고 한다. 매출액 규모를 따졌을 땐 500억원을 넘는 기업의 접대비(2020년 3조4016억원)가 29.0%로 전(全) 구간에서 가장 많은 지출을 보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활동을 위해 100원을 지출했는데, 50원만 비용으로 인정해 주는 현재의 접대비 규제는 기업의 이익이 실제로는 1000원인데 세법상으로는 1050원 난 것으로 봐서 세금을 더 걷어가는 셈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한해 쓰는 접대비를 기준으로 10%만 더 늘어도 1조원 넘는 돈이 경제현장 전반에 풀리게 된다. 가계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접대비의 한도 확대는 골목상권 활성화와 경제 선순환을 통해 가장 현실적인 내수진작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도액 기준은 「매출액 규모」에서 「지출액 비율」로 바꾸어야

 

우리나라에 접대비 규제가 최초로 도입된 이래 약 70년 동안 매출액이나 자본금 등을 기준으로 손금 인정한도액을 정하는 기본 틀은 바뀐 적이 없었다. 이는 동일 규모 회사에 대해 동일한 접대비 금액을 손금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일면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음 사례를 보면 현행 접대비 제도가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A사는 제조업을 영위하는 중소법인으로 경쟁이 심한 다품종 전자부품 업체다. 거래처가 200개에 달해 수시로 거래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연간 접대비 지출액이 1억원에 달한다. 

B사는 중견기업 하나에만 기계를 수입해 납품하는 업체로 거래처가 하나뿐이다. 연간 접대비 지출액은 3000만원이다. 
여기서 A사와 B사의 매출액이 같으면 접대비 한도 금액도 같다. 접대비 한도 금액을 3000만원으로 가정하면 A사는 7000만원을 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B사는 전액을 인정받을 수 있다. 만약 외국과 같이 접대비 지출액의 50%만 손금으로 인정한다면 A사는 5000만원, B사는 1500만원을 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대부분 국가가 접대비 지출액의 손금산입을 규제하고는 있다. 미국은 사업상 직접 관련한 음식물비는 50%까지 손금으로 인정된다. 오락이나 여흥(entertainment)을 위한 지출액은 전액 불공제한다. 독일은 접대 목적이 명확한 경우 접대비 지출액의 70%까지, 캐나다는 지출액의 50%까지 인정된다. 일본은 1인당 5000엔 이하의 식음료비는 회사 규모에 관계없이 손금 인정되고 5000엔 초과 식음료비는 50% 손금 인정된다. 식음료비 이외의 교제비는 중소기업만 800만엔 한도로 손금 인정된다. 중국은 접대비 지출액의 60%와 매출액의 0.5% 중 적은 금액을 한도로 손금 인정된다.

우리의 현 제도는 굳이 접대비 지출이 필요하지 않은 회사도 접대비 한도 금액만큼 지출해도 된다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 반면 접대비 실제 지출액의 일정 비율을 손금 부인하는 방법은 각 회사 특성에 따라 손금 부인액이 달라지므로 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7%로 이는 지난해 4분기가 1.2%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오미크론 대유행과 물가상승 압력 등으로 우리 경제의 앞날은 안개 속이나 다름없다. 민간소비도 0.5% 감소해 1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2020년 4분기(-1.3%)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라고 한다. 민간소비를 활성화할 방법을 찾는 것이 발 등에 떨어진 불이 된 셈이다.

다행인 것은 과세당국의 신용카드 사용 장려 등 지속적인 세원 양성화 노력으로 현재는 음식비 등 접대성 지출의 상당 부분이 투명화돼 있다. 또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김영란법’으로 뇌물성·소비성 접대비의 과도한 지출은 상당 부분 억제되고 있다. 

따라서 70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경제·사회적 환경을 고려해 접대비 제도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고 손질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접대비를 더는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접대비라는 부정적 의미의 용어를 시대 상황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경영 활동에 필수적으로 지출한 비용을 손금으로 인정해 줌으로써 우리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면서 경기도 활성화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

 

 

•국세청 국장 명예퇴직
•세무사(세무법인 정담 대표) 
•경영학박사 
•수필가
•가천대 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세무사회 자문위원장  
•(사)건강사회운동본부 감사


박인목 세무사·경영학 박사(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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