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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세무법인 한맥 황성훈 대표…“세무사 돌파구는 중·저가 기장 시장”
[이 사람] 세무법인 한맥 황성훈 대표…“세무사 돌파구는 중·저가 기장 시장”
  • 이대희 기자
  • 승인 2022.11.28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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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수천 곳 업계 6위 세무법인…본점 매출 40억의 70% 이상이 기장료 수입
-“500만 납세자 60%는 기장 안해, 저가수임 대상…방치 부분 삼쩜삼이 파고든 것”
-“직원은 가족, 직원 기쁘게 하면 고객도 늘어나”…우수한 직원복지 정부도 인정
황성훈 세무법인 한맥 대표세무사가 '세무사업계의 돌파구는 중저가 시장'이며 구성원이 고민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기장대리는 세무사 밑천, 중저가 기장 확보에 주력하라!”

“기장이 먼저이고 일정 궤도(200~300개)에 오르면 컨설팅, 재산제세, 불복 등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고가, 저가 가리지 말고 수임해 전산시스템으로 처리하는 구조를 갖추면 수익성과 경쟁력 모두 확보된다.”

개업 20년차. 업계 6위 ‘세무법인 한맥’ 본점을 이끌고 있는 황성훈 대표세무사의 ‘기장 예찬’이다. 직원 30명으로 4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중 70% 이상은 기장 수입이다. 그만큼 기장 거래처가 많다.

황성훈 대표는 그 많은 거래처를 어떻게 확보했으며, 기장대리는 어떤 방식으로 해낼까. 그는 ‘근성’과 ‘세무 전산처리 시스템’의 두 요소를 꼽았다.

개업 초기는 등기소에서 법인을 설립 사업자 명단을 확보해 소개 팜플렛을 무차별적으로 돌렸단다. 사업자등록 신청 때, 1월초 부가가치세 신고 전, 3월 소득세 신고 전 등 3~4차례씩... 1000 곳 보내면 한군데 연락이 올까 말까였다. 원인을 살펴보니 다른 세무사와 차별성이 없어서였다. 절세방안 등의 정보를 가득 담아 보내니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뒤에는 요령이 늘어 100군데를 보내면 2~3곳 연락이 오고 거래처로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고 지난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이런 남다른 영업 방식은 통했고 몇 년 만에 200여개 거래처를 확보했다. 2007년부터는 기장 등 세무처리 전산화를 위한 앱 개발을 시작했다. 중저가 기장시장 공략을 위한 사전 준비 과정이었다. 6년 전 15억 원이 투입된 끝에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세무처리를 위한 ‘Tax navi’ 앱 개발에 성공했다.

그가 자랑하는 ‘Tax navi’. 기장 및 세무처리의 자동화로 적은 인력으로도 수천 개의 거래처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자 무기라고 소개한다.

거래처 확보와 관련, 황 대표는 “‘내가 직접 기장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 발전이 없다. 직원에게 모두 위임해야 한다. 직원을 믿고 세무사는 거래처 늘리는 일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영업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황성훈 세무법인 한맥 대표세무사

“저가 시장 중요... 전산시스템으로 많이 다루면 수익성 있어”

그러면서 세무사들이 등한시하는 저가 기장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개업 세무사가 1만5천명이나 되는데, 고가 기장료의 규모 있는 거래처는 많지 않다. 조 단위의 상장회사는 기껏해야 몇 천개인데 대부분 회계사 몫이다. 억울하지만 세무사는 중저가 기장 시장을 개발해야 돌파구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세무사가 관심두지 않던 중저가 기장시장, 나아가 염가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염가 시장을 노린 게 현재 세무사업계에 위협을 주고 논란이 된 ‘삼쩜삼’”이라며 “사각지대의 시장을 세무사들이 챙기지 않았던 것 아니냐”고 뼈아픈 소리를 냈다. 플랫폼 회사의 불법성 여부와는 별개로 시대 흐름을 못 읽은 우리 스스로를 자책해야 한다고 말헸다.

그러면 월 3만원, 5만원의 저가 기장료로 수익을 낼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그는 “기장 대상은 복식부기자, 간편납세자, 추계의무자가 있는데 추계 부류가 소위 삼쩜삼의 영업대상”이라며 “환급 세금의 10~20%를 수수료로 받겠다는 광고로 납세자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무사업계의 조속한 플랫폼 개발을 주문했다.

황성훈 대표는 “‘덤핑’이라면서 10만원 이하로 받으면 안되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갔는데, 그런 식으로 저가시장을 공략하지 않은 대가를 지금 치르는 것”이라며 업계의 수임 관행을 비판했다. 저가로 형성될 수밖에 없는 시장이 있는데 무조건 덤핑이라고 몰아붙이면 안 된다고 했다. 3만원, 5만원, 6만원, 7만원의 기장시장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영세한 세탁소나 요식업소의 경우 세탁업협회와 요식업협회에서 합법 장치인 ‘납세조합’을 만들어 적은 비용을 받고 부가세·소득세 신고를 해주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런 저가 시장은 도처에 깔려있다. 어떻게 공략을 할지, 수임할 경우 인건비 없이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처리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한국세무사회가 삼쩜삼 같은 프로그램 만들어 보급해야

“영세 자영업자들이 협회에 맡기는 것보다 세무사한테 맡기는 게 더 싸고 친절하다고 느끼면 오게 돼 있다. 더 저렴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다.

“3만 원짜리로는 타산이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영세업체는 크게 신경 쓸 것도 없고 일이 간단하다”면서 “그런 만큼 많은 거래처 업무를 간편하게 처리하는 자동 전산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3만 원짜리 1000개면 3000만 원이다. 그러면 인건비 300만 원인 직원 대여섯 명이 1인당 100~200개 정도 소화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갖추면 충분히 타산이 맞춰진다.”

이어 그는 “시스템이 없어서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은 한국세무사회가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2007년부터 계속 본회에 얘기했는데 아직 이러고 있으니 참으로 속 터지는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사무실의 상당 공간을 할애해 설치한 세무법인 한맥의 헬스장.

“직원은 세무사사무소의 근간”…마음이 통하는 복지가 중요

세무법인 한맥은 자체 프로그램으로 거래처를 관리하고 있지만 수많은 기장대리에 나서야 하는 직원 관리에는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겠다는 질문에 그의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가족처럼 잘 해주면 된다.”

정부가 사무소 운영의 모범성을 인정한 청년친화강소기업인정서.

세무사사무소는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의 자세로 운영해야 한다는 게 황성훈 대표의 지론.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서 손님이 찾아온다’는 말인데 가까이 있는 사람은 직원이며, 직원을 기쁘게 해주면 고객이 기뻐하고, 고객이 행복하면 주변 고객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한맥 본점은 그렇게 소개받는 거래처가 1년에 120건이 넘는다고 한다. 역으로 직원이 고객에 짜증을 내고 불친절하게 대하면 고객은 떠난다고 말한다.

그는 ‘가족’의 표현을 쓰며 직원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유독 강조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20~30년 같이 생활한다는 것은 직원들과 결혼한 거나 마찬가지”라며 “사무소의 근간이기 때문에 뭐든 잘해줘야 한다”고 했다. “직원들이 돈 벌려고 왔지, 봉사하러 온 게 아니다. 가급적 많이 주고 편하게 해 주려 한다”고 황 대표는 힘주어 말한다. 직원 우선주의다.

한맥은 9시~10시 출근에 오후 5시 퇴근, 금요일 휴무의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200여평 사무실 한편에는 상당한 넓이의 직원용 헬스장과 스크린골프 시설이 갖춰져 있다.

직원 중심의 사무소 운영으로 세무법인 한맥은 정부로부터 우수 모범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1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청년친화강소기업’에 선정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성과공유기업’에 뽑혔다. 청년친화강소기업은 임금, 일생활균형, 고용안정이 우수한지가 평가 대상인데 세무법인 한맥은 이들 요건에서 모두 우수 평가를 받았다.

세무법인 폭발성장 성취감, ‘철인 3종’ 도전으로 재연

사무실의 헬스장 벽면에는 그의 ‘철인 3종 대회’ 완주 메달과 상패로 가득하다. 몇 년 전 1등 메달을 보여주던 그는 때마침 생각났다는 듯 “연골주사 맞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무릎 연골이 닳아 서로 닫지 않도록 6개월에 한 번씩 연골주사를 맞는다. 그래야 철인3종 경기에서 마음껏 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왜 뛰는 거냐는 질문에는 “왜? 좋으니까. 뛰다보면 성취감과 함께 희열을 느끼는 호르몬이 분출돼 기분이 좋아진다”며 만면에 웃음이다.

체중 관리를 위해 2017년부터 시작한 철인3종은 이제 그의 생활이다. 매번 체력의 한계치를 달리고 헤엄치는 운동이지만 그는 끊임없이 도전한다. 황성훈 세무사가 업계 6위의 세무법인을 일군 것이 그런 도전과 성취감에서 비롯됐음을 느끼게 한다.

2018 펠트첼린지 충주철인3종 대회의 우승 메달과 상장을 들어보이고 있는 황성훈 대표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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