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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경제키워드-‘토끼굴에 빠진’ 경제( Down the rabbit hole)
2023년 경제키워드-‘토끼굴에 빠진’ 경제( Down the rabbit hole)
  • 이춘규 기자
  • 승인 2023.0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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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경영 전문가들, 저성장 고착화 우려 속 경제여건·성장률 ‘싸늘한 전망’
세계-성장률 둔화, 주요 교역국 경제전망도 부진, 리스크-고물가·고금리 이중고 지속
미래먹거리 산업-배터리 21%, 바이오 19%, 모빌리티 17% 順-경쟁력 다변화 필요
2022년도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 점수는 B(29.8%)가 가장 많은 응답
대한-서울상공회의소<사진=연합뉴스>

한동안 잊었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 경험한 적 없는 장기 저성장 국면, 필승전략에서 벗어난 새로운 수출환경 등 우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굴에 빠져(Down the rabbit hole) 기존의 방식과 전략이 통하지 않는 이상한 나라로 끌려 들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85명의 경제·경영 전문가(대학교수, 공공·민간연구소 연구위원)를 대상으로 ‘2023년 경제키워드 및 기업환경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는‘토끼굴에 빠진’(Down the rabbit hole) 경제 상황이 될 것으로 11일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심연(Abyss)’, ‘풍전등화’, ‘첩첩산중’, ‘사면초가’ 등의 단어를 꼽아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진(Down the rabbit hole) 것과 같이 우리 경제가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들 것이란 우려를 드러냈다.

토끼굴에 빠진 이라는 표현은 루이스 캐럴의 1865년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차용했다. 소설에서 앨리스가 시계를 든 토끼를 따라 토끼굴에 들어가며 이상한 나라로 떨어졌듯 혼란과 미궁으로 빠져드는 상황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암중모색’(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음), ‘중력이산’(많은 사람이 힘을 합하면 산도 옮길 수 있음), ‘경제와 사회의 회복탄력성’ 등 키워드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대처 방향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저성장 고착화의 원년이 될 것이란 우려 속에 국내 경제여건·성장률 전망이 싸늘했다. 실제로, 올해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동의한다’는 의견이 76.2%에 달했다.

매우 동의 27.4%, 동의 48.8%, 동의하지 않음 21.4%, 매우 동의하지 않음 2.4%였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1.25% 수준으로, 1.5%~2.0% 구간에 있는 주요기관 전망치를 밑돌았다. 주요기관 전망치를 보면 기재부 1.6%, 한은 1.7%, OECD 1.8%, IMF 2.0%다.

올해 소비 및 투자전망에 대해서도 ‘작년과 유사하거나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 90.5%, 96.4%에 달했다. 수출에 대해서는 78.6%가 ‘작년과 유사 또는 둔화’를 예상했다.

세계경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장률 둔화, 주요 교역국 경제 전망도 부진했고, 리스크로는 고물가·고금리 이중고 지속을 꼽았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도 주요기관 전망치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22% 수준<’2.5% 미만‘ 42.9%, ‘2.5~3.0% 미만’ 36.9%, ‘3.0~3.5% 미만’ 17.8%, ‘3.5~4.0% 미만’ 2.4%, ‘4% 이상’ 0>으로 주요기관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주요 교역국들에 대한 경제전망도 부진했다. 미국 및 중국경제 전망에 대해 ‘작년과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답한 비율은 각 71.4%, 75%였다.

새해 우리경제가 직면한 경제분야 리스크로는 ‘고금리 상황’(24.5%)과 ‘고물가·원자재가 지속’(20.3%)이 가장 많이 꼽혔다. 뒤이어 ‘수출 둔화·무역적자 장기화’(16.8%), ‘내수경기 침체’(15%), ‘지정학 리스크(미-중갈등, 전쟁 등)’(13.8%)가 꼽혔다. 노사갈등 3.6%, 고환율 상황 3%, 원·부자재 수급불안 1.8%, 기타 1.2%였다.

향후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금리수준’(39.3%)을 꼽은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경기상황’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3.8%였고 ‘부채상황’(21.4%), ‘국내 물가 수준’(15.5%) 순이었다.

반도체 이후 우리나라를 이끌 먹거리 산업으로는 배터리(21.2%), 바이오(18.8%), 모빌리티(16.5%), 인공지능(10.6%) 등이 제시됐다. 차세대 반도체가 계속하여 우리 경제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도 5.9%였다. 로봇 3.5%, 콘텐츠 3.5%였다.

정부가 올해 중점을 두어야 할 경제정책 분야로는 ‘미래전략산업 육성’(2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자금·금융시장 안정’(23.8%), ‘경제안보·경제외교’(11.9%), ‘수출 확대’(9.5%), ‘산업·기업 구조조정’(8.3%) 응답이 뒤를 이어 단기 과제로는 자금·금융시장 안정이, 장기 과제로는 미래전략산업 육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개선 7.1%, 규제혁신 6%, 탄소중립·에너지안보 4.8%, 중소기업 지원 1.2%, 과학기술·R&D 1.2%, 기타 1.2%였다.

2022년도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44.1%의 전문가가 ‘잘함’으로 응답한 가운데 ‘못함’(41.7%), ‘매우 못함’(8.3%), ‘매우 잘함’(5.9%) 응답이 뒤를 이었다. 등급으로는 ‘B’(29.8%)로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들면서 소비가 크게 꺾이지 않았던 것,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여러 산업기반을 골고루 갖추고 있었던 것 등이 상대적 선방의 요인들”이라며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바이오, 방산, 친환경에너지 등 더 다양한 산업을 촉진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경제의 체력이 약해졌다는 우려도 존재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역수지의 적자 반전, 가계부채 누증, 재정건전성의 약화 등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저하가 우려된다”면서 “특히 최근 들어 주요국이 IRA 등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산업통상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규제개선, 차세대 기술개발 지원, 인력양성 등 기초체력 강화를 위한 정책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갈등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전원이 갈등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매우 심각 65.5%, 다소 심각 34.5%였고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갈등 이슈로는 정치적 갈등(58.3%)이 꼽혔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올해는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해 주요 경제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동시에 노동·규제·교육 등 주요 개혁과제에 대해 성과를 만들어 가야 하는 해”라며 “주요 개혁과제는 미래 지속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책인 만큼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사회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강 본부장은 “결국 관건은 정부와 국회의 협력”이라고 전제하고 “협치를 통해 주요 정책들을 신속하게 수립·집행해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이상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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