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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제국’ 꿈꾸는 짝퉁 밀거래 현장
‘황금의 제국’ 꿈꾸는 짝퉁 밀거래 현장
  • 日刊 NTN
  • 승인 2013.10.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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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550억 사상최대 ‘짝퉁’ 밀수 수법 갈수록 진화

‘짝퉁 허영심’이 국부유출·사회적 비용 낭비 등 부작용 불러

인천, 부산 국제시장, 동대문 관광특구 등지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짝퉁 천국’이라는 점이다. 가짜 상표 제품 판매 노점상과 상점들이 즐비해 있어 해외 명품 이미테이션부터 중국산 비아그라까지 없는 게 없는 ‘짝퉁 특구’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짝퉁’들은 밀수품인 확률이 높다. 가짜 상품 밀수품이 가장 많이 적발되는 인천세관본부에서 매년 적발되는 가짜상품 밀수품의 규모는 매년 천억 단위를 가뿐히 넘어선다. 지난 9월 9일 인천본부세관은 추석을 앞두고 가짜 비아그라 130만정을 비롯한 550억원 상당의 밀수품을 정상화물인 면봉으로 위장해 밀수입한 국제밀수조직을 적발해 중국내 밀수품 수집책인 김씨(남, 41세)등 조직원들(4명)을 검거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국세신문>이 인천세관본부 그 현장을 찾아가 창고에 보관된 ‘짝퉁’ 밀수품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싣는다.
/편집자주


지난 9월 9일 인천세관본부에서 적발한 가짜 비아그라 밀수품 수 십 만정. 한 봉지당 비아그라 3000정이 들어가 있다. 이번에 적발된 비아그라는 27만정 정도다. 성분분석을 해보면 가짜 비아그라에는 L-아르기닌 성분이 정품 비아그라(100mg)의 2배에 가까운 180mg이 들어있다.
밀수품 수집책(일명 나까마)인 김씨와 또 다른 수집책 조씨(남, 51세)는 중국에 거주하면서 국내 도소매상이나 일반인들이 구매대리인을 시켜 구입한 밀수입물품을 수집해 포장한 후, 국제운송업자인 우씨(남, 41세)를 통해 중국 이우에서 컨테이너에 실어 연운항을 거쳐 인천항으로 반입했다가 세관에 적발됐다.
조모씨가 총책을 맡고, 중국 내 수집책과 국내총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밀수품을 들여와 추석대목 한탕을 노린 것이다.
이들은 바깥쪽은 수입 신고된 면봉으로 상품을 배열하고 안쪽에는 밀수품을 숨기는 일명 ‘알박기’ 혹은 ‘커튼치기’ 방식으로 밀수입을 시도했지만 세관 화물정보분석과의 X-ray 판독기에 걸려 덜미가 잡혔다.
수법도 날로 지능화 되고 있다. 대리석 가운데를 파고 그 안에 ‘가짜 비아그라’를 들여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대리석 뿐 아니라 침대 매트리스 사이를 파고 그 안에 밀수품을 넣어 들여온 경우도 있었다.
중국 등지에서 몰래 밀반입 되는 위조 상품 일명 ‘짝퉁’ 적발은 인천세관본부가 국내 세관본부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대리석 중앙과 침대 매트리스 사이를 파고 그 안에 가짜 비아그라와 밀수품을 넣어 들여오다 세관 X-ray에 적발됐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적발된 밀수물량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인천본부세관 문미호 홍보담당관은 <국세신문>과 만나 “그 동안 때때로 특별한 시즌마다 일명 ‘짝퉁’ 밀수품이 대규모로 들어오긴 했지만, 이번처럼 550억원 상당 규모는 처음”이라며 “10년 동안 여기서 일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추석 대목을 노린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평소에는 몇 박스씩 꾸준히 세관 검색대를 통해 적발되는 정도인데, 이날 검거된 밀수품은 사과 박스로만 495박스였다.
▲가짜 비아그라 130만정 ▲녹용 600kg ▲유명상표 시계 1940개 ▲각종 위조상품 6만여점 ▲수입제한물품 2만여점 등이었다.
문 담당관에 따르면 이들이 들여온 밀수품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량이어서 인천세관본부 5층 강당에 도열해보니 강당이 비좁을 정도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백화점을 차려도 충분할 물량이었다. 날로 지능화되고, 수법이 대범해지는 동시에 그 규모도 천문학적인 액수를 자랑하는 ‘짝퉁’ 밀수범죄.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법.
적발된 짝퉁 명품 시계 밀수품.
이렇게 밀수입된 ‘짝퉁’물품들은 ‘짝퉁특구’라고 불리는 동대문 관광특구의 노점상 등 전국각지에서 판매된다.
판매루트로 가기 전 세관에서 적발된 물품들은 99%가 폐기 처분 당한다. 세관에서 검사 지휘 하에 수 백 톤을 모두 소각한다.
이에 대해 문 담당관은 “밀수가 범죄이기도 하지만, 엄청난 국부유실이기도 하다”면서 “밀수품은 관례상 판매가격의 10분의 1 가격을 받는다. 밀수품 구입가격이 40~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폐기처분하는데도 돈이 든다”며 “1톤 태우는 데 15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2년 전에는 사상최대 규모로 공개 폐기했다. 100톤이 넘었는데, 그 금액만 해도 얼마냐”고 성토했다. 상표제거가 가능한 일부 의류 등은 고아원 같은 곳에 기증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범죄일 뿐 아니라 국부유실, 엄청난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국가적 ‘골칫덩이’인 셈이다.
올해 6월 15일에도 인천세관 개청 130주년 기념행사에서 ‘가짜상품 Upcycling’을 통해 에티오피아와 국내 보훈단체에 의류 및 신발 1만점을 기증한 바 있다.
지난 5년간 인천세관 지재권사범 검거 총괄 금액과 건수를 살펴보면 ▲2008년 5114억 9530만 4603원(200건) ▲2009년 5222억 6255만 3176원(267건) ▲2010년 4122억 6823만 5961원(270건) ▲2011년 2905억 2688만 2383원(225건) ▲2012년 1475억 3127만 5834원(275건) ▲2013년 1월~9월 3448억 3421만 3493원(136건)이었다.
올해 9월까지 적발된 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31건이 줄었지만, 금액만 놓고 보면 374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단순히 ‘돈 쓰는 맛’에 멍든 사회의 일면이라기엔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다.
 

/김현정·윤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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